[리뷰]B급 감성의 방치형 게임(?)인 줄 알았던 슈팅게임 '히어로볼Z'

등록일 2020년08월04일 10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주사위의 신을 통해 검증된 캐릭터를 활용하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조이시티가 글로벌 5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좋은 성과를 기록한 '주사위의 신' IP를 사용한 스핀오프 게임인 ‘히어로볼Z’를 출시했다. 

 

게임은 지구 수호를 위해 출동한 히어로들을 합체시켜 미소녀, 미소년 ‘정예 히어로’들로 새롭게 탄생 시킨다는 B급 감성을 모티브로 슈팅 베이스의 방치형 게임을 표방하고 있다. 

 

뛰어난 퀄리티의 애니메이션과 특이한 게임성으로 유저들의 주목을 받은 히어로볼Z을 출시 후 약 2주간 열심히 플레이 해봤다.

 

B급 감성이 느껴진다... 첫 인상은 나쁘지 않은 히어로볼Z
히어로볼Z의 플레이의 근간은 바로 방치형 플레이다. 이러한 플레이 방식은 과거 메이저 게임과의 정면승부를 피하고 서브게임 포지션으로 승부를 봤던 인디 개발사들이 채택한 방식이지만 최근에는 장르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플레이를 하지 않아도 일정량의 재화를 얻을 수 있는 방치형 콘텐츠가 메이저게임에도 하나 둘 씩 적용되고 있는 추세다.

 

히어로볼Z의 방치형 콘텐츠는 바로 스테이지 클리어다. 특별하다기 보다는 RPG중심의 기존 방치형 게임의 공식을 그대로 게임에 적용시켰다. 직접 플레이를 하면 더 높은 보상을 얻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게임을 꺼두더라도 일정량의 재화를 얻으며 스테이지 클리어가 가능하다. 

 

전대물 캐릭터가 미소년&미소녀로 부화하기 직전의 합체씬은 초반에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요소중 하나다
 

게임의 본질이 수집형 RPG지만 히어로볼Z의 수집 난이도가 높지가 않다는 점은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쉽다고해서 무과금유저가 과금유저를 넘어서는 수준은 아니지만 수집과 성장을 동시에 해야되는 장르의 특성상 캐릭터를 얻기가 쉬운 편이라는 것은 상당한 이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캐릭터를 얻기 위해서는 1단계~10단계까지의 히어로를 육성하고 10단계 히어로들을 하나로 합쳐 정예 히어로들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 80~90년대에 주류 콘텐츠였던 전대물 히어로들이 어쨰서 10단계에 이르러서는 미소년, 미소녀로 둔갑하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여기에서 다가오는 알 수 없는 이질감이 주는 재미는 천편일륜적 중세판타지에만 익숙해져 있는 유저들에게는 제법 신선하게 다가갈 수도 있을 것 같다.

 

게임플레이 역시 유저들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이것 역시 방치형 게임의 특성이라고 볼 수있는데 히어로볼Z역시 사실상 아군이 탄막에 노출되어 있어도 흡사 전형적인 RPG처럼 게임 초중반부까지는 큰 어려움 없이 플레이가 가능하다. 

 

방치형 게임 벤치마킹 좋았지만 결제 강요하는 게임플레이와 차별화 없는 점은 아쉬워
히어로볼Z의 핵심은 바로 육성이다. 캐릭터를 얻기가 쉬운 편인만큼 게임 대다수의 콘텐츠가 캐릭터 육성에 집중되어 있다.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레벨업을 시작으로 공격력, 크리티컬 등 캐릭터의 능력치를 세부적으로 올릴 수 있으며 여기에 초기화를 통한 캐릭터 육성 재화를 보상으로 지급해 지속적인 반복플레이의 당위성을 제공한다.

 

히어로볼Z의 육성 시스템은 얼핏 게임을 본다면 방치형 게임과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그 속내를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상당히 마니악한 시스템으로 무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자도 무과금 플레이를 참지 못해(?) 결국 과금러가 되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부분은 바로 게임의 필수라고 볼 수 있는 생산(출동)과 육성이다. 히어로볼Z는 1단계의 히어로를 히어로볼에서 생산하고 이를 유저가 직접 같은 단계의 히어로를 더블탭하거나 드래그를 통해 높은 단계의 히어로로 육성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방치형 게임이 한 번의 광고 시청으로 생산과 육성의 기능을 제공하는 것과는 달리 생산과 육성을 별도의 시스템으로 구분했으며 결국 이 두가지가 상호 작용을 해야 빠르게 성장이 가능한 만큼 사실상 광고가 강제되는 피로감이 느껴진다.

 

특히, 광고만 클릭해서 많은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면 무과금 유저들도 충분히 불편을 감수하고 할 법 하지만 하루에 횟수제한이 존재하며 그마저도 클릭 한 번당 15분이라는 아주 짧은 시간만 제공한다. 아쉬운 것은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자동 플레이 기능과 BM이 맞물려 있다는 것인데 BM자체가 문제가 된다기 보다는 사실상 과금을 하지 않는 무과금 유저들은 오프라인 플레이에서 얻을 수 있는 보상이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유저간의 격차를 만들어 낸다는 것. 

 

슈팅 게임이지만 탄막이 맵을 뒤덮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피해서 싸울 수 없으며 태생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슈팅게임으로 진로를 꾀한 것 까지는 좋았으나 사실상 슈팅게임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게임 플레이 방식도 유저들을 어렵게 만든다. 최대 6명의 히어로를 출동시킬 수 있지만 사실상 6개의 캐릭터 모두를 컨트롤 하기는 불가능하고(실제로 동시 컨트롤의 개념은 없다) 보스의 공격 패턴이 매우 광범위하고 강력한 대미지를 자랑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1개, 많아야 2개의 영웅을 컨트롤 하는 것이 고작이다.

 

또한 이러한 보스전의 딜량이 유저들의 컨트롤에 의해 결정나는 것이 아니라 제한 시간내에 누가 더 많은 딜을 넣냐에 따라 갈리기 때문에 결국 피하고 쏜다는 슈팅 게임의 본질을 히어로볼Z에서는 느끼기 힘들다. 

 

조합 보너스가 있고 속성이 있으니 뭔가 그럴듯해보이지만 결국 SSR 빨이다

 

전략적인 부분도 부족한점이 많다. 천편일륜적인 게임플레이를 방지하기 위해 캐릭터에 속성을 부여하고 조합에 따라 시너지를 제공해 캐릭터의 조합에 따른 고유 플레이 스타일을 유도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제한된 전투시간 내에 최대한 많은 딜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전략은 고사하고 결국 태생이 중요한 SSR의 잔치가 펼쳐지게 된다.

 

물론 SR이나 R등급의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지만 그것은 SSR캐릭터를 갖추지 못했을 때의 이야기일뿐 결국 모든 자원을 최상위 캐릭터에게 몰아줘야 되고 실력으로 극복이 가능한 슈팅 게임이라는 최대 장점을 희석시키는 시스템적인 설계로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는 검과 마법이 난무하는 평범한 방치형 게임과 다르지 않은 게임성은 아쉽다.

 

슈팅 게임이라는 본질을 잘 살릴 콘텐츠를 마련하면 어떨까

결국 시장은 유저의 마음을 대변하기 나름이다. 출시 직후 인기를 모았지만 지속적으로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아쉬움의 표현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슈팅 게임이라는 본질을 잘 살린 콘텐츠를 마련하고 더 많은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를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유저들과 소통한다면 충분히 방치형 장르의 '히어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잘 키워놓은 캐릭터를 방치만 시켜 놓는다는 것은 콘텐츠적으로도 인디 개발사 보다 못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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