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너무 잘 만든 게임 '루트필름', 전작은 왜그랬어...

등록일 2020년09월07일 09시09분 트위터로 보내기



 

카도카와게임즈의 문제작 '루트레터'의 정식 속편 '루트필름'이 한국어화 출시되었다기에 기대보다 우려가 큰 상태로 플레이해 엔딩을 보고 플래티넘 트로피까지 획득했다.

 

결론부터 적자면, 예상을 깨는 너무 괜찮은 게임이라 놀랐다. 이렇게 만들 수 있는데 전작에서는 왜 그랬던 건가 계속 의문이 생기게 만드는 게임이었다.

 



 

첫인상 및 좋았던 부분
전작과 달라진 점은 무엇보다 사건이 제대로 생기고 그 사건을 해결하는 각 챕터의 구성, 그리고 각 챕터의 내용이 전체 스토리의 일부로 작용해 미스테리를 제시하고 해결해가는 과정을 제대로 그려냈다는 점이다. 즉, 스토리가 탄탄하다는 것으로 미스테리, 추리 장르를 즐기던 게이머라면 꼭 해보라고 추천할만한 수준이었다.

 

'드론'과 '3D 프린트 총'이 등장하는 등 현대 문물을 활용하는 면이 최신게임다우면서도 트릭과 동기 등은 오소독스한 면을 보이는 점도 높은 점수를 주고싶은 부분이다. 완전히 본격파로 가서 마니악해지지 않고 미스테리 장르에 덜 친숙한 게이머도 따라갈 수 있도록 선을 잘 지켰다.

 



 

캐릭터 조형, 매력도 전작보다 훨씬 좋아졌다. 훌륭한 캐릭터 디자이너와 성우만 붙인다고 캐릭터에 매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작중 캐릭터가 어떻게 행동하고 움직이는지, 성장하고 인간관계를 쌓아가는지로 매력이 생긴다는 것을 루트필름은 제대로 보여준다.

 



 

쿠보타 미유, 세리자와 유 등 주역 여성 캐릭터 역을 맡은 성우들의 멋진 연기도 더해져 빛을 발하고 주인공 캐릭터도 전작의 종잡을 수 없고 인격파탄 느낌까지 주던 주인공에 비해 중심이 잘 잡혀있고 인간적으로 성장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전작과 비교되며 각 요소 하나하나가 다 좋게 느껴지는 게임이 루트필름이었다.

 

시스템과 스토리
게임의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텍스트로 스토리가 진행되며, 챕터 별로 사건이 발생하고 조사와 대화를 통해 힌트를 모아 추리해 진상을 규명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힌트를 잘 모아뒀다가 범인과 대화로 대결을 해야 하는데, 3번의 기회가 주어지고 3번 틀리면 게임오버로 이어진다. 게임오버가 되어도 바로 이어서 할 수 있지만 트로피 중 '모든 대결에서 실수없이 승리한다'가 있어 첫 플레이를 마음가는 대로 한 후 완벽 플레이를 노리거나, 첫 플레이에서 플래티넘 트로피를 노린다면 제대로 조사를 하고 생각해서 플레이해야 할 것 같다.

 

미스테리 소설에서 근래 자주 볼 수 있는 서술트릭도 꽤 그럴듯하게 담아놨고 각 챕터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모두 이어지며 마지막에 집약되는 것이 꽤 괜찮은 스토리를 보여준다. 중간에 의아함이 느껴진다면 그 부분에 집중해 전체상을 추리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자연스럽게 진행해 방문 순서로 나아가는 것을 가정해 대사를 꾸며놔 플레이어가 순서를 바꿔 뒤에 가야할 곳에 먼저 가면 이해할 수 없는, 아직 가지 않은 곳의 정보가 나오거나 하는 식으로스크립트가 나온다는 점이다. 스토리와 복선은 잘 맞춰놨지만 스크립트 통일성에는 신경을 충분히 쓰지 못한 느낌이다.

 

매력적인 무대, 캐릭터, 좋은 템포의 유머
지역 관광촉진을 위한 콜라보레이션 게임답게 지역의 명소, 맛집, 볼거리 설명이 실명과 함께 자세히 나온다. 처음에는 쓴웃음이 나오지만 계속 보고있자니 나도 가서 한번 보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니 목적에 맞게 게임을 잘 만들었다 해야할 것 같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게임이 나온 것은... 하늘이 돕지 않았다고 해야 할까.

 



 

전작인 루트레터는 게임을 해도 무대가 되는 지역에 대해 호기심이 일지 않더니, 역시 게임을 잘 만들고 봐야하는 것 같다.

 

앞서 언급했듯 캐릭터들의 성격도 잘 잡혀있고 인간관계도 재미있고, 중간중간 나오는 유머가 템포도 좋고 제대로 웃게 만든다. 고독한 미식가 패러디가 나왔을 때는 소리를 내서 크게 웃었는데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

 



 

주인공이 일단 정석파 주인공으로 위기를 겪지만 성장하고 이겨내는 타입인데다 주변 동료들도 하나같이 매력적이다. 조수인 마가리와의 관계, 대화가 너무 재미있고 매력적이라 마가리와의 관계에 진전이 있길 바랐지만 그건 차기작으로 미뤄졌는데(?) 루트필름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너무 심각했고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이야기이기도 했으니, 차기작에서 루트필름의 캐릭터들이 활약하는 걸 어서 다시 보고싶다.

 



 

총평, 그리고 트로피
사실 기자는 14종으로 트로피가 갈려 나온 '루트레터'와 '루트레터 어나더 앤서'의 플래티넘 트로피를 모두 수집했는데, 트로피는 땄지만 게임으로선 실망해 속편을 굳이 해야하나 하는 생각까지 했던 게이머이다.

 

하지만 루트필름은 전작과 무대가 같은 지역이라는 점만 빼면 아무런 접점이 없는 게임으로, 잘 만든 미스테리 텍스트 어드벤쳐 게임이었다.

 



 

전작을 안해봐서, 혹은 해봐서 속편을 플레이하지 않고 있던 모든 게이머에게 권할만한 수작이었다. 텍스트 어드벤쳐, 미스테리 장르에 관심이 있다면 꼭 플레이해보도록 하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정도 퀄리티의 게임이라면 루트레터만 14종 구입한 기자 입장에서는 여러개 사서 트로피를 따도 좋겠다 싶은데 루트레터를 14종으로 분리해 낸 것에 비해 루트필름은 트로피를 하나로 통합해 냈다는 점이다. 영문판이 별도로 나온다면 구입해 다시 플레이해야겠다.

 


 

그나저나 초반 진행하며 '이 사람은 흑막이겠다', '이 사람은 관련자겠다' 라고 캐릭터 외모만 보고 생각한 게 다 들어맞았다. 정석대로 간 것이라고 해야할지, 창작물을 너무 많이 보고 했구나 라고 생각해야할지... 독자 여러분도 예상해가며 플레이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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