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MLB The SHOW 21', 늘 맛을 유지하는 전통 맛집 혹은 변화없는 매너리즘

등록일 2021년05월07일 1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매년 찾아오는 메이저리그 야구게임 'MLB The SHOW' 2021년 버전이 나왔기에 플레이해봤다. 매년 숫자가 바뀌어 출시되는 샌디에이고 스튜디오의 MLB 게임으로, 플레이스테이션5로 나온 첫 시리즈이자 Xbox 계열로 발매되는 첫 시리즈이기도 하다.

 

이번 작의 표지모델은 샌디에고 파드리스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로, 김하성 선수 때문에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친숙한(?) 얼굴, 이름일 것 같다.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리뷰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MLB The SHOW 21은 어떤 게임인가
먼저 시리즈 입문자를 위해 이 게임을 설명해 보자면, 콘솔 야구게임에서 거의 유일한 선택지로 무난한 완성도를 매번 보여주지만 매번 무난해서 시리즈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야구게임이라는 장르가 핵심은 투수와 타자의 일대일 승부에 가까워 스크립트만 잘 짜여져 있으면 게임 전체가 크게 변화할 일은 없는 장르이다. 오랫동안 이어지며 게임 전체 구조는 진작 완성되어 있어 늘 그모습 그대로인 게 불만이지만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주요 콘텐츠는 큰 덩어리 두개와 나머지로 나누면 될 것 같다.

 

'Road To The Show', 속칭 RTTS는 플레이어가 무명 야구선수로 시작해 드래프트를 거쳐 AA, AAA 마이너리그를 휩쓸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근래 스포츠 게임들의 필수요소인 오리지널 캐릭터 육성 콘텐츠이다.

 

'Diamond Dynasty', 속칭 DD는 FUT나 MUT와 거의 동일하다. 최고의 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재화를 소비해 카드팩(뽑기)을 뜯고 미션을 수행해서 보상을 받는 등으로 이 역시 근래 스포츠 게임들(피X)의 매출 핵심 요소로 MLB The SHOW 21에서도 메인 콘텐츠 역할을 한다.

 



 

그 외에도 구단주가 되어 시즌 초에 설정한 목표에 맞게 팀을 매니징하는 싱글플레이 콘텐츠, 대전, 홈런더비 등 있을 건 다 갖췄다.

 

야구 팬이라면 대부분 가지고 있을 불만과 욕망을 채워주는 콘텐츠들로, '꼬우니 내가 하겠다'를 게임에서 실행해 대리만족시켜주는 방향으로 콘텐츠들이 맞춰져 있다. 아쉬우니 내가 타자로 뛰겠다, 아쉬우니 내가 던지겠다, 거기서 선수교체를 그렇게??, 아니 트레이드를 그렇게 해??? 같은 것들 말이다.

 

야구게임 숙련자부터 초심자까지 누구나 플레이할 수 있도록 난이도를 비기너에서 홀오브페임, 레전드까지 나눠 놔 자신의 숙련도와 실력에 맞춰 난이도를 조절해 플레이하면 된다.

 

난이도 외에도 세세한 조절 기능을 넣어둔 점이 눈에 띄는데, 유저의 컨택 능력, 파워 등등에 맞춰 투구, 타격 모두 취향대로 조절 가능하다. 수비도 완전 자동(싱글플레이 한정)부터 던질 때 타이밍을 맞추는 옵션까지 흥미로운 설정을 제공한다.

 



 

투구 시 단순히 어디로 어떤 공을 던질지 버튼만 한번 눌러 선택하는 클래식 야구게임 스타일부터 구종마다 다른 커맨드를 타이밍에 맞춰 넣어야 하는 핀 포인트 조작까지, 타격 시에는 타이밍을 맞춰 버튼만 한번 누르면 타격 수치에 맞춰 타격이 되는 클래식 모드부터 직접 스틱을 당겼다가 밀면서 치는 아날로그 모드까지 제공해 야구게임을 즐기는 유저라면 다양한 선택지를 테스트해 보고 취향에 맞는 걸 고를 수 있다. 하지만 그정도까지 할 야구게임 유저가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야구를 아예 모르는 유저라면 추천하기 조금 애매한 게임이라 해야할 것 같다. 개발사에서 나름 신경을 써서 난이도 설정 등등 초심자도 할 수 있도록 설정을 넣어 뒀지만 '뭘 해야 하는지' 부분부터는 아예 설명을 생략하고 있으며, DD는 사실상 일정 수준 이상의 야구지식을 기본적으로 가정하고 들어가고 있다.

 

이 게임을 구매한 유저는 최소 야구팬일 것이라는 생각이 엿보이는데, 야구 룰 정도는 알고 접근해야 하는 게임이다.

 

강화된 RTTS, 그리고 구장 커스텀 기능
앞서 장황하게 게임을 설명했지만 기존 시리즈를 즐겨온 유저들이라면 굳이 설명이 필요없는 내용이었을 것 같다. 그런 유저들에게 이번 MLB The SHOW 21에서 변화된 점을 소개해보려... 는데 이미 알려졌듯 변화된 점이 그리 많지 않다.

 

일단 마이 캐릭터가 RTTS로 바로 연동된다. RTTS가 메인 콘텐츠가 되었다기보다는 '플레이어의 아바타를 만들었으면 아바타가 강해보이게 RTTS로 키워줘'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서 RTTS에서 드래프트가 아예 빠졌다. 좋아하는 구단을 그대로 선택해서 바로 AA부터 시작할 수 있다. RTTS 캐릭터는 일괄 능력치 30대로 시작하며 미리 특화(파워/컨택 등) 를 정하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오타니처럼(?) 투/타 겸업도 가능하며 PERK를 투/타 별도로 설정해 뒀다가 경기마다 다르게 설정할 수도 있다.

 



 

그리고 RTTS와 DD가 연동되어 DD에 RTTS 캐릭터가 카드로 등장한다. DD에 내보내면 캐릭터 성장도 가능하다. 투구 방식에 핀포인트가 추가되어 구종마다 커맨드가 있고 타이밍에 맞춰 R스틱을 움직여 커맨드를 넣는 방식이 된 점도 언급해야 할 요소.

 

그리고 사전 마케팅에서 강조되었던 마이 구장 생성이 추가되어 구장을 세세하게 커스텀해서 만들 수 있게 되었는데, 친숙한 구장에서 플레이하는 걸 선호하는 리뷰어에게는 큰 재미요소는 아니었다.

 

MLB The SHOW 21의 장단점
먼저 장점부터 적자면 콘솔에서 MLB 야구게임을 하려면 선택지가 더쇼밖에 없다. 독점이 장점이다.

 

게임만 딱 놓고 보면 PS4 급의 그래픽은 보여준다. PS5기준으로는 4K로 부드러운 프레임까지 추가되어 좀 더 느낌이 좋았지만 PS4보다 월등히 좋다는 느낌은 없었다.

 



 

다양한 투구, 타격방식과 플레이어 맞춤 난이도로 야구경기를 즐길 수 있으며, 세세하게 설정 가능한 옵션은 야구게임 마니아라면 환영할 요소일 것이다.

 

DD가 FUT처럼 극단적으로 가챠에 의존하지 않으며 미션 클리어와 매일매일 쌓아나가는 이닝으로 충분히 좋은 로스터를 구성 가능하고, 경매장의 소위 '물가' 가 꽤 현실적인 범주라는 점도 선수 카드뽑기를 메인으로 하는 근래 스포츠게임들 중에선 비교적 좋은 부분이었다.

 



 

물론 위에 언급한 부분은 랭킹전의 극단을 달리면 조금 다르게 느껴지겠지만... 한국에서는 '핑'을 고려해야 해 랭킹전에서 격렬하게 싸워나가기엔 조금 어려움이 있지 않나 싶다.

 

단점은 딱 한 단어로 정리하면 될 것 같은데, '똑같다'. 20과 19와 18과 17과 16과 15와 14와 똑같다.

 

물론 스포츠게임, 야구게임의 특성 상 엄청난 변화는 힘들다. 12에서 DD가 등장할 때 사실상 게임이 완성되어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하지만 구장의 그래픽 퀄리티, 선수 그래픽, 모션 등등 죄다 다 예전작과 차이가 없고 일부만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면 유저 입장에서는 바뀐 게 없는데 왜 풀프라이스로 새로 파는 걸까, 로스터 업데이트 개념 확장팩 판매로 충분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스포츠게임은 이렇게 매년 풀프라이스로 파는 것보다 로스터 업데이트 개념으로 넘어가야 할 것 같고 지금은 과도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솔직히 20을 플레이한 유저에게 추천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아니오라고 답해야할 것 같은 수준으로 변한 게 적은 느낌이다.

 

시리즈 팬으로서의 불평
리뷰를 위해 게임 소개도 하고 적당히 장점도 쓰고 순화해서 단점도 써 뒀는데, 이 게임은 좀 더 비판받아야 한다고 본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20과 큰 차이가 없다보니 DD 의 모멘트 좀 맛보고 라인업 구성하고 카드 좀 뽑아보고 RTTS 캐릭터 돌리다 보면 졸린다. 하던 걸 그냥 그대로 다시 하는 것이니까...

 

리뷰어는 야구, 야구게임의 본질은 타자가 타석에 서서 투수의 공을 예측하고 카운트를 감안해서 솔리드한 컨택을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의미에서 더쇼는 꽤 훌륭하다. 야구를 '관객으로만' 접한 사람에게 게임을 조금만 시켜줘도 '아 이래서 브레이킹볼에 헛스윙하는 것이구나', '아 이래서 빠른 공에 반응을 못하는 거구나'를 다 체험하고 이해하게 만든다.

 

그런데 그게 꼭 '이 게임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제대로 할만 한 야구게임이 이것 뿐이니 더쇼 시리즈를 해야 하고 앞서 언급했듯 잘 구현해 보여주고 있다. 장점이다.

 

그런데 그걸 꼭 21을 사서 해야 하는가? 이번 21만의 어떤 특별한 것이 있는가? 라고 하면 없다. 똑같다. PS5 버전이라면 듀얼센스 햅틱 기능으로 진동이 좀 더 세세해졌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21을 하라고 하기엔 역부족이다.

 



 

더쇼 이야기를 할 때 매번 하는 이야기가 있다. '최소 퐁당퐁당 하렴', 19를 했으면 20을 건너뛰고 21을 하라는 식이다. 최소 한작품은 건너뛰어야 좀 변하는 모습이 보인다고들 한다.

 

그런데 19, 20, 21을 놓고 보니 19(M2O모드와 모멘트가 들어갔다) 이후로 달라진 점이나 변한 점이 뭔지 모르겠다. 정말 19 이후로는 그저 로스터 업데이트를 풀프라이스로 파는 것 같다는 느낌마저 받고 있다.

 

총평
Xbox 유저라면 87점 정도 줄만할 것 같다. 추천작이다. 야구팬이라는 전제조건 하에 제대로 만든 현대적 MLB 야구게임을 '처음' 하는 것일 테니 신선할 것이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즐겨온 리뷰어와 기자 역시 MLB 12, 19는 좋은 평가를 했다.

 

MLB 일정을 따라가면서 매일 일일 퀘스트를 하고 모멘트를 깨고 카드를 모으면서 꾸준히 플레이하면 연말쯤엔 소위 '최고의 가성비 라인업' 정도는 무난하게 꾸릴 수 있다. 그리고 야구게임의 손맛은 확실히 있다. 그 동안 플레이스테이션으로만 나오는 MLB 게임이 부러웠다면 이번 MLB The SHOW 21를 딱 사서 하면 될 것이다.

 



 

본인이 PS5 유저이고 이 시리즈를 처음 해 본다면 80점 정도를 주면 되겠다. 왜 Xbox와 점수가 다르냐는 질문이 나올 것 같은데, 라이브 로스터에 극단적으로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면 전작인 20이나 19를 사서 해도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비슷한데 가격만 비싸니까...

 

PS5판과 PS4판의 차이는 햅틱 피드백이 살짝 들어간 것 외에는 잘 모르겠다. 솔직히 차이를 구별 할 수 없는 것은 아닌데, 수염이라던가... 그게 의미가 있냐고 하면...

 

한번 쯤 해볼만 한 게임은 맞다. 야구게임이 취향인지 아닌지 한번 맛보는 정도로 접한다면 이왕이면 최신게임(수염도 제대로 표현되고)이 좋지 않나 싶다. 너무 마니악할까 걱정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앞서 설명했듯 세세한 난이도, 조작 설정에 DD는 캐쥬얼한 콘텐츠이니 걱정말고 도전해 보자.

 

마지막으로 시리즈를 쭉 즐겨온 PS5 유저 입장에서 MLB The SHOW 21을 평가하자면 딱 70점짜리 게임이다. 적당히 구색맞춰서 만들어 놨는데, 아직 만들다 말았고 개발사의 야심도 느껴지지 않는다.

 

RTTS와 DD가 연동되면서 제작사가 이 시리즈를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해 방향성이 좀 엿보인다. 그런 의미에서는 20을 스킵했다면 해볼만 할 것 같다.

 



 

올해도 또 나와서 또 똑같은 '변한 게 없다' 는 평을 듣는 시리즈. 올해는 기존 팬들에게 비판받는 포인트가 더 생겼는데, 그부분은 넘어가기로 하고...

 

'라이브 시즌과 연동되는 게임 경험'이 중요하다면 매년 풀프라이스를 주고 사야 하고, 사실 게임 하나로 야구시즌 내내 놀 수 있다는 점에서 야구게임 마니아, MLB 팬, 게임 하나로 오래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취향의 유저라면 구입해 플레이할 만 한 게임이다.

 

그런 것 없이 적당히 싱글플레이로 노는 캐쥬얼 유저라면 전작을 즐겨도 되는 시리즈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방향일 것이므로 리뷰어, 기자 입장에서는 안타깝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언제 입문해도 몇년동안 신작에 대한 아쉬움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장점 아닌 장점이라 해야할 것 같다.

 

현세대기 유저가 하위호환이 아닌 4K HDR로 야구게임을 맛볼 수 있는 기회이므로 아슬아슬하게 추천작으로 권할만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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