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중학생 A군이 지난 20일 투신자살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조사한 결과, 또래들로부터 온라인게임과 관련해 심한 집단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을 괴롭힌 또래들이 이용한 게임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이들은 A군에게 자신들의 계정을 알려주며 매일 몇 시간씩 자신들의 캐릭터를 키우라고 강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군은 자살 당시 남긴 유서에 "3월 중순에 또래중 XX라는 애가 같이 게임을 하자고 협박해 매일 컴퓨터를 하게 됐다. 또한 게임에 쓴다고 통장의 돈까지 가져갔다"고 말했다.
또한 "등수도 떨어지고 2학기 때는 일하면서 돈을 벌었다. 계속 돈을 달라고 해서 엄마한테 매일 돈을 달라고 했다"며 그간 겪은 고통에 대해 적었다.
경찰은 A군의 유서에 쓰여있는 B군과 C군을 불러 사건경위를 조사했다. A군은 당초 B군의 괴롭힘으로 인해 억지로 게임에 시달려 왔으며, 2학기 때는 C군까지 함께 괴롭히기 시작하면서 A군의 스트레스는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B군과 C군은 수시로 A군에게 문자를 보내 게임에 접속하라고 강요했으며, 부모에게 용돈을 얻어 캐시(유료결제수단)를 구매하라고 협박했다. 그 밖에도 A군이 자신들의 바람대로 행동하지 않자 문구용 칼로 A군의 손목을 그으려하거나 라디오 선을 A군의 목에 감으려 하는 등의 파렴치한 행동을 저질렀다.
한편, 현재 경찰은 B군의 휴대폰과 A군의 컴퓨터 사용내역을 조사하면서 B군과 A군이 얼마나 자주 만났는지 등에 대한 세부조사에 들어갔다. 또한 넥슨 측에 관련 아이디 접속 기록, 변동 상황에 대해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
한편,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게임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사건을 바라봐서는 안된다는 말은 이제 식상하지 않는가. 청소년들 주변에는 게임을 비롯해 이처럼 악이용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며, "게임이 학교폭력의 온상이 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생각이다. 우리 모두가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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