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원작의 재미를 한층 더 높인 그라비티의 노련한 로컬화가 빛났다... '그란디아 HD 컬렉션'

등록일 2021년11월30일 11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닌텐도 스위치에서도 원작의 감동을 선명하게 그려냈다

그란디아 HD 컬렉션은 세가 새턴으로 출시된 '그란디아'와 '그란디아 Ⅱ'를 HD 리마스터해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으로 출시한 작품이다.

 

세가 새턴과 닌텐도 스위치는 기기간 출시 시기가 다른 만큼 해상도를 비롯한 그래픽 표현 방법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원래의 게임을 그대로 현세대기인 닌텐도 스위치에 이식했다면 이펙트와 게임 캐릭터의 외곽선이 두드러져 보이는 일명 계단 현상이 보이는 등 화질 차이로 인한 비주얼 불편함이 있었겠지만 HD 리마스터링 과정을 거치며 그런 부분이 없어졌다.

 

심지어는 그란디아의 산등성이나 바닥 표현이 너무 선명해 다소 리얼한 바닥 표현과 귀엽게 표현된 SD 캐릭터, 징그러운 몬스터의 조합을 함께 놓고 보면 기분이 썩 좋지 않을 정도였다.

 

아울러 HD 리마스터를 통해 색감의 표현도 생생해졌다. 그란디아와 그란디아 Ⅱ는 최근 나온 게임과 비교해 쨍한 느낌의 원색 사용의 비율이 꽤 높은 편이다. 그 색감을 잘 표현해 이펙트의 화려함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라그나로크' 개발 경험으로 획득한 3040 감성 그란디아에서도 백분 발휘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시리즈는 넥슨의 '바람의나라',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와 함께 국내를 대표하는 장수 MMORPG IP 중 하나이다.

 

그라비티는 이 라그나로크를 개발 및 운영하면서 이 IP를 닌텐도 NDSL 및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출시하는 등 라그나로크 IP를 사랑하는 3040 세대의 취향을 다양한 방식으로 파악해왔다.

 

그리고 그렇게 파악한 것들을 이 게임에 적용한 듯 싶다. 비록 게임의 뼈대 자체는 원작에서 그대로 온 것이고 닌텐도 스위치 이식 작업도 겅호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아메리카가 진행했지만 그라비티의 한국 로컬화 작업이 매우 노련했다고 여겨진다.

 

'그란디아'와 '그란디아 Ⅱ'는 전형적인 JRPG 식 모험심이 강한 주인공과 팀원들의 성장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여기에 UI도 'RPG 메이커'를 통해 만든 게임에서도 쉽사리 볼 수 있는 노멀한 디자인을 갖고 있어 이런 게임에 익숙한 게이머라면 조작이나 게임 플레이에 큰 장벽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언어의 장벽은 있을 수 밖에 없는데 그라비티는 모든 대사와 대부분의 UI를 한국어 번역해 제공해 이 언어의 장벽을 없애버렸다.

 

그라비티는 지금의 감성으로는 자칫 유치해보이거나 과장되어 보일 수 있는 주인공들의 대사를 크게 손보지 않고 그 시절 감성을 그대로 보존하는 선택을 해 원작을 즐겼던 사람도 그 때의 감성을 다시 느끼며 게임을 할 수 있게 했다.

 

개인적으로 그란디아 HD 컬렉션에서 눈에 띄었던 것은 번역 폰트였다. 그란디아는 전체적으로 딱딱하다는 느낌을 주는 명조체 종류를 기본 폰트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많은 판타지 게임들이 모음이 꺾여 있는 명조체 보다는 돋움이나 고딕 계열의 폰트를 많이 쓰는 것과 비교해 90년대 고전 게임에서나 자주 볼 수 있었던 이런 명조체 폰트 사용은 촌스러워 보이면서도 일견 그 시절 향수를 살린 선택으로 보이기도 했다.

 

물론  인벤토리의 아이템이 번역이 안되어 있다거나 게임 내에서 일부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부분은 극소수여서 게임을 즐기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란디아 HD 컬렉션을 즐기면 즐길수록 여러 부분에서 최근 하고 있는 모바일 RPG들과 큰 차이를 느끼고 있다.

 

그 중 가장 크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모바일 RPG를 즐기는 유저들이라면 이제는 퀘스트를 하나 받으면 퀘스트 목록을 터치하거나 맵을 열어 느낌표 등으로 특별하게 표시된 NPC를 터치하면 자동으로 이동해 퀘스트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당연하게 느껴질 것 같다.

 

하지만 하나의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NPC가 해답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 채 이리저리 헤매며 NPC들에게 말을 걸고 길을 잃었을 때는 맵을 보고 방향을 찾아가는 그란디아의 게임 방식은 이미 편리함에 길들여진 게이머에게는 매우 불편하고 성가시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러나 게임을 진행하면서 “아~ 맞아. 그 때는 이런 부분이 재미있었어”하는 부분이 속속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게임에 순식간에 몰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순간을 만들어낸 것은 물론 게임 자체의 높은 완성도와 함께 그라비티의 노련한 로컬화도 큰 역할을 했다고 여겨진다.

 

이 때문에 그라비티가 그란디아 외에도 다양한 IP의 콘솔게임 출시를 예고했던 만큼 다음에는 어떤 게임에서 높은 수준의 로컬화를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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