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퍼블리싱코리아가 한국어화 출시한 아틀라스표 RPG '소울해커즈 2'를 클리어했다. 1997년 세기말 분위기 속에서 나온 전작으로부터 20여년 뒤에 나온 속편이다.
리뷰어는 '진 여신전생 5'나 '페르소나 5 로얄' 같은 최신작을 플레이한 바탕에서 비슷한 게임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소울해커즈 2'를 시작했다.
하지만 '소울 해커즈2'는 선입견과는 조금 다른, 현대풍으로 만든 올드스쿨 JRPG에 가까운 게임이었다.
리뷰 작성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첫인상, 올드스쿨 JRPG
'소울해커즈 2'의 첫인상은 딱 '학교 생활이 없는 페르소나'에 가깝다. 고등학생들이 모여서 모험을 떠나는 것과는 사정이 다르다. 모두가 프로페셔널이라 자기 할 일만 알아서 하는 파티원들.
'페르소나' 시리즈의 커뮤니티 같은 시스템으로 '소울 레벨'이 등장하지만 호감도 개념이라기보다는 던전의 진도를 제한/선택하는 시스템 제약에 가깝게 작동한다.
교류 활동은 기본이 음주이며 퀘스트는 주로 범죄자를 처단하는 내용이다. 분위기 전체가 어두운 것은 아니지만 페르소나에서 보여주는 학창생활과는 한 10년 정도 거리가 있는 세계관이다.
게임의 초반부를 플레이해 보면 바로 이 게임은 '올드스쿨 JRPG'라는 감이 온다. 던전을 돌아 경험치와 소재와 돈을 얻고 마을에 와서 파티를 강화해서 강한 적에게 도전한다. 부족하면 던전을 더 돌면 된다.
상황에 맞는 악마를 준비한다는 전술적인 요소가 있지만, 준비하려면 악마 합체에 드는 엄청난 자금을 준비해야 한다. 즉? 던전을 더 돈다. 노멀 난이도라 해도 준비가 부족하면 몇번이고 전멸하며, 하드 이상의 난이도라면 악마의 신상정보 정도는 훤히 꿰고 있어야 한다.
초반 10시간 정도 플레이가 고비가 될 텐데, 서머너 스킬이 일정 수준 해금되고 악마 합체를 할 수 있게 되는 시점까지 가는 데 10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초반에는 할 일이 거의 없이 약점을 찾고 약점을 공격하고 사바트로 전체공격을 이어가는 식으로 반복 작업을 이어가야 한다. 약점이 없으면 그냥 평타 공격을 하고. 이런 오소독스함이 마음에 든다면 문제없겠지만 초반부를 견디지 못하고 이탈하는 유저도 있을 것 같다.
던전에 대해
리뷰어는 필드 혹은 던전에 대해 대략 세가지 관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첫째는 내비게이션을 명확하게 해 주고, 정규 루트에 필수 아이템을 모두 두는 방식, 두번째는 내비게이션을 하지 않고, 정규 루트 이외의 경로에 필수 아이템을 두는 방식, 마지막으로 길이 하나뿐인 경우가 있다고 본다.
'소울해커즈 2'는 명확하게 두번째로 분류하면 될 게임이다. 물론 길에 '이쪽 갈림길이 정규 루트입니다' 라고 표시해 주는 싸인이 있긴 하지만, 정규 루트 외의 구석구석에 필수 아이템들이 놓여있기 때문에 이 게임에서 던전을 공략하는 방법은 저 '정규 루트 싸인'이 나오면 해당 루트를 '제일 마지막에 진행'하는 식이 된다.
이런 '모든 갈림길을 다 가 보면서 지도를 100% 밝히는' 것이 취향이 아니라면 조금 적응이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리뷰어는 꽤 올드스쿨한 취향이라 문제 없었지만 요즘 추세는 첫번째의 내비게이션을 제공하는 쪽 아닐까 싶다. 물론 이건 제작자의 철학이 담겨있는 부분이고 하니 존중하지만, '소울해커즈 2'는 중반부를 넘어가면 평면 미로에서 워프존을 포함한 복잡한 구성이 되어버리는데 길찾기가 꽤 힘들었다.
환금 & 향 교환 & 경험치 올인원 DLC에 대해
'소울해커즈 2'는 돈이 굉장히 부족한 게임이다. 정말로 부족하다. 체감 상 던전에서 50만원을 벌어서 나오면 악마합체를 하고 장신구를 사는 데에 삼백만원이 필요한 정도의 스케일이다.
물론 모든 인카운터에 대응하고 마을과 던전을 반복해서 소위 '노가다'를 하면 문제없겠지만 문제는 시간이다.
여기서 DLC를 구매한 경우 위 스케일 기준 50만 대신 200만 정도를 벌어 나오는 느낌으로 반복 파밍 없이 스무스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경험치 아이템의 경우 서모너의 레벨은 올릴 필요가 없지만(게임 밸런스에 큰 영향을 준다) 악마의 레벨을 쉽게 올릴 수 있는 부분은 편의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주로 쓰는 악마가 아닌 합체 단계 도중에 소모되는 악마의 경우 가능하다면 DLC 아이템으로 레벨업하자. 다른 DLC는 취향에 맞춰 구매하면 되지만 해당 DLC는 가능하면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게임이 주는 재미보다 파밍에서 오는 지루함이 큰 경우 중반 이후에 드러나는 게임의 본 재미를 느끼기 전에 리타이어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파밍에서 재미를 느낀다면 전혀 다른 이야기로, 리뷰어도 서모너 레벨 업 아이템은 절대 쓰지 않는다.
총평
중년층을 타깃으로 한 어른의 게임이다. 페르소나의 학창시절 대리체험(과연 정말 그런가 싶긴 하지만)하는 콘텐츠가 한편으로 실없어 보이는 나이가 된, 레벨을 올리면 어려움이 해결되는 올드스쿨 RPG가 그리운 세대를 위한 '여신전생'이다.
그 시절 게임처럼 던전을 돌고 돌면 심플하게 강해진다는것이 턴제 레벨 기반 게임의 장점일 것이다. 거기에 악마마다 드랍되는 소재가 '하나씩' 배정되어 있어 목표가 명확하다는 것도 호감 포인트.
악마전서 콘텐츠 하나면 나머지는 고민 할 필요가 없다? 게임이 조금 불친전하다거나, 원하는 악마가 나오지 않아 한참동안 인카운터를 기다린다거나 하는 부분은 악마 합체로 다 아무래도 좋은 것이 되어버린다는 것이 재미있는 부분이다.
똑같은 악마전서 아니냐라고 할 수 도 있지만, 엄연히 조금씩 다르다. '외전'이라고 생각하면 문제없는 것이다. 그리고 시리즈 특성 상 프로스트 계열이 가득하다. 딸기(?)프로스트라던가 레몬(??)프로스트라던가... 귀여우면 ㅇㅋ입니다.
'내가 재미있게 하고 있지만 남들에게 추천하기에는 조금 미묘한' 게임이라는 느낌이다.
하는 입장에서는 할 일이 넘쳐나고 다음에 할 일도 명확하고 전투 난이도가 고통과 지루 사이 딱 어딘가로 잘 잡혀있는 등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있지만 옆에서 봤을 때에는 지금 뭐하는 것인지 모를 부분이 많다. 악마 합체에서 한시간 정도 멍하니 합체 리스트만 보고 있다거나...
길찾기, 인카운터, 탐험의 템포나 전투 템포 등등 요즘 스타일에 비해 고전적인 부분이 이 게임을 쉽게 추천하기 힘들게 한다. '여신전생 시리즈를 플레이 해 본 유저'라면 어필할 수 있는 게임 아닐까 싶다.
게임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고집 센 장인이 새 작업장과 새 도구로 기존의 결과물을 재현해 보려 한 결과'에 가까웠다.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는 것 같지만 기존 하던 가닥은 그대로에 재료가 좋으니 결과물도 나쁘지 않다. 다만 새 도구에 대한 선입견이 조금 있을 뿐...
점수를 매기자면 80점을 주면 될 것 같다. 첫인상은 딱 70점짜리 B급 게임이었는데 플레이하면서 인상이 꽤 바뀌었다. 끝까지 플레이하면 재미있는 게임이었다로 정리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주인공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점수에 약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밝혀둔다.
여담이지만 리뷰어가 꽤 재미있게 했던 게임, '디지몬 스토리 사이버 슬루스'와 굉장히 비슷한 느낌을 받아서 왜 그런가 조금 궁금했는데 '사이버 슬루스'가 '데빌 서머너 소울해커즈'를 오마쥬한 작품이라는 평을 보고 이해가 됐다. '소울해커즈' 1편을 해본 적이 없지만 느낌은 사이버 슬루스로 전해진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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