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키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네오위즈가 서비스 중인 리듬게임,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이하 리스펙트 V)'의 '이지투온 리부트 : R(이하 이지투온)' 콜라보레이션 DLC가 발매됐다.
로키 스튜디오는 '리스펙트 V'의 론칭 이후 매력적인 콘텐츠로 가득 찬 오리지널 DLC 'V 익스텐션', 보다 '디제이맥스'의 팬을 늘리기 위한 콜라보레이션 DLC, 게임의 볼륨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클리어 패스', '래더 매치'와 '버서스 매치' 등의 온라인 콘텐츠까지 선보이며 3년 가량을 숨가쁘게 달려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리스펙트 V'가 본편 기준 100만 다운로드, DLC를 모두 합하면 4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면서 'BEXTER' 백승철 PD가 늘 꿈꾸는 '글로벌 1등 음악 게임'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게임뿐만 아니라 '디제이맥스'의 글로벌 팬덤을 늘리기 위한 음악 레이블 '로키 뮤직'의 발표 등도 이루어지면서 외적 확장에도 힘쓰고 있다.
이 가운데 발표된 '이지투온' 콜라보레이션 DLC는 두 게임의 팬들 뿐만 아니라 리듬게임 유저들을 충격에 빠트린 소식이었다. 물론 '넥슨'이나 '소녀전선' 등 예상 범위 밖의 비 리듬게임 콜라보도 해왔지만 '이지투온' 만큼은 정말 예상 외의 콜라보였다. 오죽했으면 '이지투온' 측에서는 공식 SNS에서 '가짜 뉴스가 아니다'라고 밝히기까지 했을까 싶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동안 팬들 사이에서도 '리스펙트 V'와 '이지투온'의 콜라보는 사실상 이루어질 수 없는 꿈 혹은 농담으로 여겨지곤 했기 때문이다.
두 게임은 PC에서 즐길 수 있는 탑다운 건반 리듬게임이라는 교집합이 존재한다. 심지어 두 게임 모두 'EZ2DJ'에 뿌리를 두고 태동한 초기 국산 리듬게임이며, 비교적 최근 부활에 성공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는 배경까지도 같다.
지난해 라이브 방송을 통해 공개되었을 당시 팬들의 수많은 '물음표'가 채팅창을 수놓았 듯 나 또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팬들 사이에서 그저 농담 혹은 '드립'으로 치부되었던 'EZ2DJMAX'가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월 23일 DLC가 발매됐다. 선곡에 대한 아쉬움과 불화설 등의 루머는 추가 곡 업데이트 예고 등 빠른 대응으로 일단락됐고, 본지를 통한 'BEXTER' 백승철 PD와의 인터뷰에서도 선곡 이슈에 대한 입장과 사과의 말이 전해진 바 있다.
이제 남은 것은 패턴과 비주얼 등 얼마나 DLC를 이루고 있는 요소들의 완성도가 높은지, 또 본래 기획 의도에 잘 부합하는지 여부다. 직접 즐겨본 '이지투온' 콜라보 DLC의 소감을 전한다.
'척추'가 기립하는 완성도의 비주얼, '10점 만점에 10점'
'이지투온' 콜라보 DLC는 초기 'EZ2DJ' 작품들을 중심으로 콘텐츠가 꾸려졌다. 수록곡은 시리즈의 첫 작품인 1st부터 'PT'까지의 라인업이 주가 되었고, 스킨들도 당시 시리즈들의 콘텐츠들을 적절히 리메이크한 스타일로 게임에 구현됐다.
비주얼 하면 둘째 가라면 서러울 게임이 '리스펙트 V'다. 매 '클리어 패스' 시즌, 매 DLC마다 그 한계를 뛰어넘으며 '웰메이드 콘텐츠'를 꾸준히 제공하고 있는데, 이제는 호평의 말을 적는 손가락이 피곤할(?) 정도다. 이번 DLC 또한 비주얼과 재해석된 요소들의 퀄리티는 두 말 하면 잔소리다.
UI 스킨은 '에어'부터 '랭킹'까지 각 모드 별로 'EZ2DJ'의 시리즈 메인 화면들이 채웠다. '타임 패러독스', 과거의 회귀를 콘셉트로 한 만큼 화면 중앙에는 사전에 예고 이미지로 공개됐던 심볼과 시대 별로 점차 성능이 좋아지는(?) 시계가 자리하고 있다.
각 스킨들은 시리즈의 폰트와 색감이 충실하게 구현되어 있으며, 최초로 각 모드 별 음악이 따로 제공된다는 특징도 있다. 특히 각 모드 별로 지정된 음악들은 신경을 쓴 티가 역력한데, 잘 알려져 있는 '루비 믹스' 테마인 'd-ESTi-nation'이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모드에 맞게 각 시리즈의 시스템 음악들이 그대로 사용됐다.
개인적으로 리듬게임 입문을 'EZ2DJ 3rd TraX'로 했기에, UI 스킨 중에서 가장 척추가 잘 펴지는(?) 것도 역시 '미션' 모드의 비주얼과 음악이었다. 선택할 때의 'Let's Go' 샘플링을 듣는 순간 소름이 다 돋았다.
이 외에 기어 및 노트, 판정, 콤보 스킨도 그 완성도는 가히 미쳤다고 해도 될 수준이다. 노트가 'EZ2DJ' 하면 떠오르는 서클, 토마토, 별, 거북이 등 개성 넘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다소 아쉽기는 하나, 다른 스킨들은 콜라보의 의의에 잘 부합하는 형태로 구현됐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많은 이들이 전성기로 기억하는 'EZ2DJ 3rd TraX' 스타일의 기어 스킨과 판정 스킨은 앞서 언급했듯 기자의 리듬게임 입문작이었던 터라 더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약간의 아쉬움 남는 수록곡, 추가 곡을 기다려보자
수록곡의 범위는 시리즈의 첫 작품인 1st부터 PT까지로 구성되어 있다. 각 시리즈 별로 3곡씩 총 15곡으로 구성됐는데, 아무래도 많은 유저들이 기대했던 것과 곡 리스트가 달랐기에 각종 루머와 억측까지 난무하는 일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디제이맥스' 시리즈 만큼이나 '이지투온' 그리고 'EZ2DJ' 또한 좋아하는 터라 곡 자체는 전체적으로 만족했다. 특히 '느낌'과 'Lie Lie'는 개인적으로 '이지투온'을 할 때 눈에 띌 때마다, 또는 손 풀기 용으로 즐기는 곡이라 만족스러웠다.
다만 내심 가장 크게 기대하고 있었던 'Minus 2'나 'Minus 1 (Space Mix)', 'R.F.C.' 등이 빠져 아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Nihilism'도 비슷한 아트코어 스타일의 곡들을 좋아하는 터라 나쁘지 않았지만 '허무함'을 전부 떨쳐 내기에는 부족했다.
그럼에도 '선곡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고 강하게 말하지 않는 이유는, 어쨌거나 로키 스튜디오가 유저들의 반응에 이례적으로 상당히 빠르게 대응했고 또 본래 이 DLC가 가지는 의의와 콘셉트를 고려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불어 많은 유저들이 원하는 인기 곡을 다수 '리스펙트 V'에 수록해 버리면 '이지투온' 입장에서 아쉬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음악들은 OST 버전으로 인게임에 수록됐다. 이 때문에 몇몇 음악들은 현재 '이지투온'에 수록된 버전과 커팅이 다르거나, 키음을 다시 작업해 패턴 측면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돼 플레이 시에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로키 스튜디오가 라이브 방송에서 수록곡을 소개하면서 음악에 대해 꾸준히 강조했던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디제이맥스'다운 패턴, '이지투온'과는 색다른 재미
콜라보가 결정되면서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로키 스튜디오에게 어려운 숙제가 주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하나는 앞서 언급된 선곡이며, 나머지 하나가 바로 패턴이다. 선곡은 모두가 만족하기 어려운 면이 있으니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패턴의 경우 그 퀄리티가 매우 중요했다.
기존에도 두 게임은 버튼, 키 수는 동일하더라도 다른 패턴의 방향성을 갖고있다. 심지어 같은 곡에서 어떤 다른 패턴의 해석과 재미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매우 어려운 과제였을 것이다.
심지어 'ouroboros -twin stroke of the end-' 한 곡만으로도 유저들 사이에서 패턴의 기조나 난이도에 대한 갑론을박이 오고 갔는데, 동시에 수록된 곡의 패턴에 대해서도 분명 평이 이루어질 것이 자명했다. 그런 측면에서, 다른 DLC에서도 물론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이번 DLC에서는 유독 더더욱 크게 패턴 팀의 노고와 고민이 느껴졌다.
직접 플레이 해보니 그 고민의 결과들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우선 공통적으로 모든 버튼에서 키음을 적극 활용해 기존과는 색다른 재미를 구현하고 있다.
4버튼과 6버튼은 이러한 새로운 키음의 활용이 매우 잘 드러나며, 5버튼에서는 공유키 활용이 필수적인 '레이저' 패턴을 최대한 자제한 것이 눈에 띈다. 또한 8버튼은 같은 음악임에도 '디제이맥스'의 8버튼스러운 패턴으로 만족감을 준다.
전반적으로 버튼 별로 패턴들의 완성도가 정말 높다. '디제이맥스'다움을 잘 유지하면서 동시에 '이지투온'과는 또 다른 재미를 구현해냈다. 특히 'Showdown', 'Metagalactic', 'Complex' 등의 곡들은 '막귀'에 속하는 기자가 들어도 확연히 다른 커팅과 빈틈 없는 키음 활용 및 패턴의 연계가 돋보인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만남, 그리고 언젠가 업데이트 될 '이지투온' 콜라보를 기다리며
이번 '리스펙트 V'와 '이지투온'의 콜라보레이션은, 선곡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보다 넓은 관점에서 보면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
특히 '이지투온'의 패턴과 다른 재미를 구현하기 위한 패턴 팀의 고민과 그 결과에 호평하고 싶다. 또 DLC의 본래 기획 의도에 부합하는 비주얼과 시스템 음악들이 척추를 잘 세워주는(?) 느낌이다.
어쩌면 다시는 이루어지지 않을 지도 모를, 과거에 전무했던 두 게임의 만남은 약간의 소란과 함께 추가 곡 업데이트 예고를 남기고 어느 정도 마무리 된 모습이다.
언젠가 '이지투온'에도 '리스펙트 V'의 곡들이 추가될 날이 올 텐데, 당연하게도 해당 업데이트 또한 즐겨볼 예정이다. 어떤 모습으로 '디제이맥스'의 곡들이 '이지투온'에 구현될지 상당히 궁금하다. 빠른 시일 내에 만나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적어둔다.
| |
| |
| |
| |
|
관련뉴스 |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