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일배'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어드벤쳐 장르 외길을 걸으며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진승호 디렉터가 라인게임즈를 21일부로 퇴사한다.
경영진 교체 후 진행중이던 프로젝트들을 대거 정리한 라인게임즈에서 모바일게임 신작 개발을 제안했지만, 진승호 디렉터는 물론 그와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라르고 스튜디오 멤버들도 계속해서 싱글플레이 콘솔, PC게임 개발을 원해 퇴사 후 다른 길을 찾아보기로 결정했다고.
진승호 디렉터는 "쭉 해온 것, 하려는 것에서 너무 큰 방향 전환이 필요해 그보다는 나가서 길을 찾아보려 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국내 게임업계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 그가 네시삼십삼분을 떠났을 때에는 어드벤쳐 장르에 도전해보려는, 그리고 멀티플랫폼, 특히 콘솔 플랫폼으로 나아가려는 라인게임즈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라인게임즈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주요 게임사들이 모두 확장보다는 축소로 나아가는 시기로 투자도 끊긴 상황. 몇몇 게임사와 접촉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빠르게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신작 개발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진승호 디렉터가 라인게임즈 입사 후 '베리드 스타즈'를 개발해 출시하고 바로 '프로젝트 하우스홀드' 개발에 착수해 쉴틈없이 달려온 만큼 재충전 시간도 필요해 보인다.
진 디렉터는 "오랫동안 달려와서 지친 느낌도 있다. 재충전 시간도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베리드 스타즈를 만들고 나서 아쉬웠던 점, 모자랐다고 느낀 점들을 개선해 더 좋은 작품을 만들려고 오랫동안 노력했는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라인게임즈를 떠나는 소회를 밝혔다.
이어서 "제로부터 다시 시작하려니 힘들기도 하지만 기다려주시고 어드벤쳐 장르를 사랑해 주시는 게이머 여러분께 좋은 게임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진승호 디렉터와 라르고 스튜디오에서 '베리드 스타즈' 후속작으로 개발해 온 '프로젝트 하우스홀드'는 라인게임즈의 프로젝트 동결 결정으로 빛을 볼 수 없게 됐다. 개발해 둔 리소스 활용 계획도 현재는 없는 상황. 기자 역시 그가 개발한 게임들을 꾸준히 플레이한 어드벤쳐 게임 애호가 중 한사람으로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
진승호 디렉터와 통화를 마치며 "재충전 너무 오래하지 말고 펀딩 사이트를 통한 펀딩을 진행해서라도 어서 신작을 보여달라"고 채근한 만큼, 그가 펀딩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참여할 생각이다.
진승호 디렉터가 회사를 떠나며 라인게임즈의 전신인 넥스트플로어 창업자인 김민규 전 대표의 포부였던 '제대로 된 대작 콘솔게임을 만드는 회사'의 꿈은 좌절됐다.
김 전 대표는 "한국의 언차티드를 만들겠다"는 포부와 함께 소규모 콘솔게임 개발팀을 구성, 지원해 경험을 쌓게하려는 플랜을 제시했지만 회사가 매각되고 선보인 게임에 대한 평가가 좋지 못하자 흐지부지됐다.
결국 김민규 전 대표도 지난해 회사를 떠났고, 김민규 대표 체제에서 구성된 콘솔게임 개발팀 라르고 스튜디오를 이끌던 진승호 디렉터가 21일 퇴사하며 그의 유산도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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