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술과 노래와 총성이 한 자리에 모였다? 'SGF PLAY DAYS' 현장 취재일지

등록일 2024년06월10일 18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SGF PLAY DAYS가 개최된 LA 다운타운 내 소셜하우스


온라인 쇼케이스로 공식적인 일정을 시작한 썸머 게임 페스트(Summer Game Fest 2024, 이하 SGF)’의 핵심 행사이자 비공개 행사인 ‘Play Days’가 현지시간으로 8일 미국 LA카운티 지역에서 개최됐다. 

 

사전등록을 통해 승인된 미디어 및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Play Days 현장에서는 각 개발사들이 준비중인 신작 및 업데이트 콘텐츠를 시연해 볼 수 있었다. 현장에서는 개발중인 게임의 프로토타입을 공개하며 현장에서 개발자와 미디어들이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주고받기도 했다. 

 

뭔가 떠오르는(?) 알록달록한 입구가 행사장의 유일한 입구이자 출구다. 단연 경비도 매우 삼엄(?)하다

 

현장의 분위기는 일반적인 게임쇼와는 확연히 달랐다.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시연이 가능한 네트워킹 파티에 가까웠다. 전시부스를 설계하고 정보 공개를 체계적으로 했던 E3의 대체제로 평가받는 SGF의 Play Days의 행사는 흡사 보편적인 게임쇼의 B2B관을 연상시킬 정도로 하나하나의 규모는 작았지만 전체적으로는 볼륨감 있고 상당히 가벼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일반적인 부스와 다르게 게임 체험에 모든 것이 집중돼 있다

반려견 역시 출입을 위해서는 엄격한 심사(?)를 통해 목줄을 취득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은 게임이 전시된 Play Days Headquarter(H/Q)에서는 약 100여개의 게임이 전시돼 시연이 가능했다. 시연 부스존의 게임들은 최신 빌드가 적용됐으며 현장을 통해 최초로 공개되는 일부 게임들의 경우 게임의 가장 초반부인 튜토리얼 및 제한된 콘텐츠의 플레이만 가능했다. SNK의 ‘아랑전설 : 시티 오브 더 울브스’ 및 일부 대전 게임들은 미디어와 크리에이터간의 직접 대결이 진행되며 현장을 찾은 관계자들의시선을 붙잡아 두기도 했다. 

 

굉장히 한산해 보이지만 이미 모든 일정으로 예약이 꽉찬 '풀부킹' 상태다

남녀노소 그 밖에 모든 이들을 아우르는 안내판...이제는 글로벌 스탠다드(?)가 됐다

 

첫 오프라인 행사가 진행된 2023년과 동일하게 올해 Play Days행사 역시 조직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기자 및 크리에이터라도 추가적인 승인을 받아야만 공식적인 취재가 가능하며 승인 여부와는 상관없이 주최자의 요청에 의해서만 출입이 가능한 비공개 부스가 운영됐다. 특히 공개적인 장소에서 시연을 하고 있더라도 현장 취재가 금지되는 부스가 상당수였으며 일부는 행사와는 상관없이 자신들이 원하는 날짜에 정보공개를 취재 조건으로 내새우는 등 일반적인 게임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상당히 제한적인 운영이 눈에 띄었다. 

 

사전 등록이 되지 않았다면 현장에 직접 방문해도 칼같이 거절당하게 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스트리트 파이터의 벽화

 

이는 비밀유지계약(NDA)에도 불구하고 정보 노출이 잦은(?) 현지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데 당일 취재를 우선시하는 한국 및 일본, 중국 등 아시아 미디어 관계자들 및 업계 관계자들 역시 상당히 이질적인 행사 진행 방식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진행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쇼케이스에 현지 모든 언론의 이목이 더 집중된 것 역시 이와 같은 행사의 폐쇄적인 운영 방식으로 인한 취재의 한계가 어느정도 영향을 끼쳤다고 보인다. 

 

LAPD가 무서워서 대놓고 찍지 못햇지만 못해도 수십명 이상으로 보이는 무장된 경찰들이 행사장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또한 현지의 치안 상황도 상당한 영향력을 끼쳤는데 행사장 주변 LA 다운타운의 치안이 급속도로 악화돼 접근성 면에서 안전하지 못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1일차 행사 이후 현지 경찰이 눈에 띌 정도로 크게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총성이 수시로 들렸으며 이와 함께 총성을 뛰어넘는 굉음에가까운 폭죽도 시시각각 함께 터지며 현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러한 상황이 익숙할 수 있는 현지 미디어 및 관계자들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지만 이를 경험해보지 못했던 지역의 관계자들은 대부분 ‘Unstable(불안정)’하다며 안전을 걱정했다. 실제로 그나마 상황이 나은 오전과 점심 무렵을 제외한다면 모든 행사 관계자들이 행사장 30m를 벗어나지 않은 상태, 경찰 병력이 주둔해 있는 입구 근처에서 모두 ‘우버’를 통해서만 이동하기도 했는데 행사의 유지와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안전 문제에 대한 확실한 대안이 필요해 보였다. 

 

크리에이터들 역시 현장 곳곳에서 분위기를 전했다

삐까번쩍한 부스와 가득찬 미디어의 일반적인 쇼케이스를 생각했다면 경기도 '오산'이다

 

몇 가지 개선해야 될 부분들이 확실히 눈에 띄지만 적어도 SGF PLAY DAYS가 갖는 유일무이한 장점이 있다면 개발자와 미디어, 미디어와 크리에이터, 크리에이터와 개발사 간의 자유로운 소통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목적을 위해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즐기는 유저 대 개발자로 숨기고 포장하는 것 없이 이야기하는 ‘생’ 날것의 대화는 앞서 말했듯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목적인 쇼케이스와는 사뭇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너무 날 것의 대화여서 도저히 공식적인 석상에서 할 이야기가 아닌 것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래도 격식을 갖추지 않는 마치 오래된 친구와 이야기하는 것 같은 원색적인 비난과 칭찬이 난무했던 점 또한 굉장히 신선했다(물론 모든 대화가 다 그렇지 않았음을 말해둔다).

 

이번 행사의 숨은 맛집(?) 비공개 전시장 내부에 있는 칵테일 바. 흥청망청 마시다 보면 백수는 시간 문제다

신작 홍보 보다는 현지 언론의 만남의 장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한 EA 부스

 

올해 SGF는 쇼케이스를 통해 자신만의 매력을 알렸고, PLAY DAYS를 통해 행사의 가치를 알아줄 사람들을 착실히 늘려 나가는 모양새다. 개인적으로 세계 3대 게임쇼와 비견된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는 아직 동의할 수 없지만 적어도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실한 비전을 갖고 있는 매력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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