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콤'이 만든 진짜 매력적인 게임

개발기간 4년, 제작비 400억 '드래곤즈 도그마'

등록일 2012년07월04일 17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캡콤의 신작 게임 ‘드래곤즈 도그마(이하 DD)’가 지난 5월 24일 한일 동시 발매됐다. 4년의 개발기간과 적지 않은 약 400억원의 개발비용이 투자된 이번 작품은 진짜 모험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운 캡콤 최초의 오픈월드 게임이다.

그러나 대대적인 홍보와 달리 시작은 불안했다. 아니, 비웃음이라도 사지 않았으면 다행이었다. 기대 속에 등장했지만 흔히 말하는 ‘몬헌짝퉁’, ‘엘더짝퉁’으로 평가절하 됐으며 불안정한 프레임까지 문제시 되면서 게임 출시 전임에도 불구하고 ‘볼 것도 없는 게임’이라는 매몰찬 혹평을 받기도 했다. 제한된 콘텐츠만을 보여주는 데모버전의 특성상 기자 역시 이 같은 말에 어느 정도 수긍할 수밖엔 없었다. 적어도 정식 발매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컨셉 아트가 주는 느낌은 영락 없는 '몬헌'이다

첫째도 둘째도 ‘폰’, 폰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
‘DD'에서는 유저와 함께 동고동락하는 NPC들을 ‘폰’이라고 부른다(게임 내에선 '폰' 일족이다). 유저들은 게임 내에서 다양한 ‘폰’을 고용할 수 있으며 또 자신의 ‘폰’을 다른 유저들에게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폰’ 역시 ‘메인 폰’과 ‘보조 폰’으로 나뉘게 되며 ‘메인 폰’의 경우 유저가 직접 만들고 육성할 수 있지만 ‘보조 폰’의 경우 직접 생성과 육성이 불가능하다.

이들을 고용하기 위해서는 필드에서 돌아다니는 불특정한 ‘폰’을 영입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리프트 스톤을 통해 영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투에 있어서 '폰'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다른 유저의 ‘메인 폰’이라도 공유를 통해 친구가 사용할 경우 그 친구의 ‘보조 폰’이 되기 때문에 사실상 꼼수를 통한 ‘보조 폰’의 육성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고용할 수 있는 여건이 될 때 최대한 자주 방문하여 지속적으로 교환해 주는 것이 좋다. 이렇게 자신의 ‘메인 폰’을 공유하면 다른 유저들의 고용 횟수에 따라 랭킹이 부여되는데 자신의 폰을 사용하는 다른 유저의 호응도를 확인할 수 있다.

‘DD'의 ’메인 폰‘은 다른 RPG에서의 ’펫‘과 동일한 역할을 한다. 다만 기존의 RPG에서 ’펫‘은 ’펫‘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사실상 힘들었던 것에 반해 ’DD‘에서의 메인 폰은 자신의 ’메인 폰‘이 상대방의 ’서브 폰‘이 되어 활약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펫‘이상의 애착을 가지게 한다. 이는 협동플레이(CO-OP)이나 네트웍플레이가 지원되지 않는다는 ‘DD'의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하며 게임 내 또 다른 목적이 될 수 있는 ’DD‘만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람보'같은 액션은 없다. 주인공은 '폰' 없이는 아무 힘도 쓰지 못한다.

캡콤답지 않지만 캡콤다운 게임
앞서 말했듯 ‘DD’는 기존 캡콤이 발매했던 그 어떤 게임과도 비교하기 곤란하다. 다시 말하면 비슷한 게임이 없다는 것이다. 스토리 전체를 본다면 그다지 특별한 것이 없는, 오히려 요즘 나오는 게임에 비한다면 다소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구성을 보이고 있지만 엔딩이라는 목적 하나만을 가지고 설명할 수는 없는 게임이다.

전형적인 중세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게임은 요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퓨전보다는 일반적인 중세 판타지 양식을 따르고 있다. 게임 내 등장하는 아이템은 물론 건물 양식, 몬스터 디자인 등 우리가 통념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고전 판타지의 정석을 보여준다. 일본 게임 특유의 과장된 표현기법 역시 ‘DD’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외관만을 볼 때 자칫 너무 익숙한 게임의 모습에 쉽게 흥미를 잃을 수도 있지만 ‘DD'에서는 이를 전투로 극복했다. 보다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시각적으로 올 수 있는 차별화에 힘쓰기 보다는 가장 눈에 익숙한 판타지의 세계를 캡콤만의 액션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비록 AI와의 협동플레이지만 AI자체의 수준은 높은 편이다. 'DD'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협동이다

‘DD'에 등장하는 모든 몬스터는 흔히 말하는 ’잡몹‘을 제외하고 저마다의 패턴과 약점이 있으며 약점 공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 존재한다. 공격법 역시 지상과 공중이 다르며 중형과 대형 몬스터간의 차이도 존재한다.

이렇게만 봤을 땐 흡사 ’몬스터 헌터‘와 유사한 느낌이 들지만 좀 더 전투시간이 빠르고 더욱 다양한 몬스터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 전투 방식의 근본적인 차이와 몬스터의 다양한 반응 등 전투와 전투의 방식에 있어서는 ’몬스터 헌터‘에선 느낄 수 없었던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밤이 될 수록 시야가 좁아지고 어두워진다. 어두운 곳을 밝히기 위한 램프는 필수

그러나 태생의 한계라는 말이 있듯, ‘DD'가 가지는 플랫폼의 한계는 존재한다. 사냥에 투자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캐릭터가 강해질수록 몬스터 사냥에 흥미를 잃을 법 하지만 낮과 밤의 시간적 개념을 게임에 추가해 이러한 재미를 보다 더 길게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낮에는 등장하지 않는 몬스터가 밤에는 등장하고 밤에 등장하는 몬스터가 낮에는 등장하지 않는 식이다. 밤에는 유저가 볼 수 있는 시각적 제약이 큰 만큼 거대 몬스터를 상대할수록 패턴이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집중해야 된다.

흔히 말하는 '닥사'로 레벨업이 가능하다

퀘스트에 있어서는 전투의 재미를 높이고 오픈월드라는 장점을 최대한으로 극대화시키기 위해 메인퀘스트가 강제성을 띄지 않는다. 즉, 퀘스트를 하기 위해 억지로 유저들을 끌고 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서브 퀘스트 역시 메인 퀘스트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만큼 육성에 있어 보다 자유로운 플레이가 가능하다.

모든 게임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듯 ‘DD'역시 몇 가지 단점이 눈에 띈다. 오픈월드라는 게임의 특성에 대한 호불호를 제외하고라도 고의성이 엿보이는 불편한 인터페이스 체계와 탈 것의 부재, 한글화 문제 등 유저가 불편하다고 느끼면 불편하다고 할 만한 요소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DD'는 한마디로 게임의 편의성을 의도적으로 희생하고 게임 고유의 재미를 강조한 게임이다. 편의성을 중시하는 요즘 게임들 사이에서 불편함이 느껴지는 90년대 고전 RPG 느낌마저 주는 ‘DD'가 유저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이유는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즐기게 만들고 싶은 매력이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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