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기획]게임포커스 선정 '2024년 플랫폼별 올해의 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2',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그리고 '메타포: 리판타지오'

등록일 2024년12월26일 09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2024년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였던 올해는 힘든 한해로 기억되는 2023년보다 더 힘든, 많은 게임사들이 구조조정에 나서고 신규 프로젝트를 취소하는 등 어두운 소식이 많았던 한해였다.

 

2023년을 버텨내고 2024년에는 상황이 호전되길 기대했지만 경제 침체가 계속됐고, 힘겹게 출시한 신작들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결국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많은 게임사들이 개발중이던 게임을 취소하고 서비스중이던 게임을 종료하고, 분사,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에 나서게 됐다. 

 

가장 큰 문제는 게임업계로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으로, 투자가 말라버렸다는 점이었다. 한국만이 아닌 글로벌 게임업계가 모두 겪고 있는 일로, 투자가 마르니 신작 개발에 더 신중하게 되고 구조조정으로 밖에 나온 개발자들이 창업해도 투자를 받지 못하게 됐다.

 

물론 어두운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랜만에 새롭게 상장한 게임사로 시프트업이 좋은 모습을 보였고, 플레이스테이션5 독점작으로 출시한 콘솔 대작 '스텔라 블레이드'로 흥행과 평가 면에서 모두 선전하며 한국  게임의 저력을 보였다. 넥슨 역시 '퍼스트 디센던트'로 콘솔, 스팀에서 성공적인 출발을 보였고 개발중인 콘솔 대작들도 큰 기대를 받고 있다.

 

2024년은 시장 포화상태로 접어든 모바일과 '리그오브레전드'의 독주가 여전히 이어진 PC 온라인게임 시장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오랫동안 PC 온라인과 모바일에 집중되어 있던 한국 게임업계의 무게추가 콘솔로 옮겨가는 한해로 기억될 것 같다.

 

시장 상황이 얼어붙으며 PC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대작 출시는 많지 않았다. 출시된 신작 중에서도 좋은 성적을 낸 게임은 극소수에 그쳤다. 하지만 콘솔 플랫폼에서는 국산 대작들이 글로벌 콘솔 거인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음을 보여준 한해였다.

 

게임포커스에서는 매년 연말기획으로 그 해에 출시되었거나 서비스가 시작된 게임들을 대상으로 플랫폼 별 '올해의 게임'을 선정해 발표해 왔다. 2024년의 선택을 공개한다.

 

먼저 플랫폼 별로 2024년 국내에 출시되었거나 서비스가 시작된 작품 중 주로 판매량(매출), 화제성이 높았던 작품들을 후보로 선정한 후 게임포커스 편집부의 심사를 통해 올해의 게임을 선정했다.

 

올해의 PC 온라인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2'
후보작: '퍼스트 디센던트', '패스 오브 엑자일2'

2024년은 PC 온라인게임 신작 출시가 저조했던 한해였지만, 넥슨이 선보인 '퍼스트 디센던트', 그리고 12월 초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출시한 '패스 오브 엑자일2'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먼저 '퍼스트 디센던트'는 순수 국내 개발진이 만든 국산 루트슈터 장르로, 출시 초반부터 언리얼 엔진 5로 구현한 고품질의 비주얼, 총기 기반의 화려한 액션과 RPG 요소가 호평받으며 세계 게이머들에게 주목받았다.

 

PC와 콘솔 크로스 플레이도 지원해 서구권 멀티플랫폼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했으며, 국내에서도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즐겼다. 하지만 초반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에서 업데이트도 빠르지 않아 유저 감소폭이 컸던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최근 시즌2 시작과 함께 다시 유저가 늘어난 만큼 빠른 업데이트와 운영을 유지한다면 롱런하는 타이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퍼스트 디센던트'를 10년 이상 장수하는 게임으로 개발, 운영할 계획이다. 3개월 단위의 시즌 제도로 게임을 운영하며 매 시즌 새로운 스토리, 계승자(캐릭터), 보이드 요격전(레이드), 던전 콘텐츠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음으로 '패스 오브 엑자일2'는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에서 큰 성공을 거둔 전작 '패스 오브 엑자일'의 정식 후속작으로 선보인 작품이다. 출시 전부터 얼리액세스에만 100만명 이상의 유저가 몰렸으며, 출시되자마자 스팀 글로벌 매출 1위, 동시 접속자 57만명을 넘어서는 등 큰 반향을 보였다.

 

국내에서도 유저들의 호평 속에 2024년 신작 중 유일하게 PC방 순위 탑10에 진입해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전작이 오랫동안 꾸준히 업데이트되며 롱런한 타이틀인 만큼 '패스 오브 엑자일2' 역시 카카오게임즈의 효자 게임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패스 오브 엑자일'은 속편이지만 전작과 달라진 게임성과 액션의 재미가 호평받으며 큰 반대 없이 올해의 PC 온라인게임으로 선정됐다.

 

멀티플랫폼이 보편적인 시대가 되며 PC, 모바일, 콘솔로 동시에 나오는 게임이 많아졌다. PC 플랫폼으로만 나오는 게임은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멀티플랫폼 게임 중에서도 PC가 메인 플랫폼으로 평가되는 타이틀을 후보로 선정하고 있는데, 통합 플랫폼으로 후보를 선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2025년부터는 후보 선정 방식을 재검토할 계획임을 미리 밝혀 둔다.
 
올해의 모바일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후보작: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젠레스 존 제로', '포켓몬 카드 게임 포켓'

2024년은 모바일게임 시장의 고착화, 레드오션화가 두드러진 한해였다. 신규 유저 창출이 힘들어지며 신작 게임은 기존 게임 유저를 빼앗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모객 비용이 크게 치솟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작은 규모의 게임들은 출시되는 수도 줄어들었고 좋은 성적을 내는 게임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규모가 큰 게임사들도 IP를 활용한 게임이나 대규모 개발팀을 운용해 만든 게임을 내야해 신작 수가 갈수록 줄어들었다. 이런 경향은 2025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올해의 모바일게임 후보로는 IP를 활용해 개발되어 좋은 성적을 거둔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와 포켓몬 컴퍼니의 '포켓만 카드게임 포켓', 그리고 출시하는 게임마다 홈런을 치고 있는 호요버스의 신작 '젠레스 존 제로'가 선정됐다.

 



 

넷마블에게 오랜만에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안겨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넷마블이 야심차게 준비한 액션게임이다. 글로벌 누적 조회수 143억뷰를 기록한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 IP를 활용해 개발된 최초의 게임으로 관심을 받았으며, 정식 출시 5개월만에 글로벌 누적 유저 5000만명을 달성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타이틀이다.

 



 

호요버스의 신작 '젠레스 존 제로'는 수수께끼의 재해 '공동'이 발생한 세계 속 최후의 도시 '뉴에리두'를 배경으로 공동의 비밀을 파헤치는 주인공 '로프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출시 전 진행한 사전예약 이벤트에서 글로벌 사전등록자 4700만 명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고, 출시 후에는 국내에서도 매출순위 탑10에 안착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세계적 인기 IP '포켓몬스터'를 활용해 日 DeNA가 개발한 '포켓몬 카드게임 포켓'은 오소독스한 게임성을 지녔지만, IP의 강력한 파워를 앞세워 국내에서도 순식간에 인기게임 반열에 올랐다. 편집부에서도 '포켓몬스터'를 즐긴 기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는데, '포켓몬스터'를 선호하지 않는 기자들의 점수가 박해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다.

 

올해의 모바일게임으로는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선정됐다. 원작의 느낌을 게임으로 어떻게 구현하는가에 대한 하나의 답을 제시한 게임성과 넷마블의 도전적 BM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의 콘솔게임: '메타포: 리판타지오'
후보작: '메타포: 리판타지오', '스텔라 블레이드 '유니콘 오버로드', '헬다이버즈2'
2024년은 글로벌 경기 침체, 투자 축소로 서구권에서 대작 출시가 많지 않은 한해였다. 반면 일본의 전통적 콘솔 강자들과 한국, 중국에서 새롭게 콘솔 플랫폼에 진출한 게임사들이 화제작을 내놓으며 콘솔게임 중심축이 아시아로 넘어온 느낌을 주는 한해였다.


인기를 모은 타이틀들 중 국내에서 특히 좋은 평가와 판매량을 보인 네 타이틀, '메타포: 리판타지오', '스텔라 블레이드 '유니콘 오버로드', '헬다이버즈2'가 올해의 콘솔게임 후보로 선정됐다.

 



 

JRPG 최고 명가 아틀러스가 창사 35주년 기념작으로 선보인 완전 오리지널 신작 타이틀 '메타포: 리판타지오'는 아틀러스의 저력, 그리고 JRPG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 타이틀이었다.

 

매력적인 세계관과 캐릭터, 스토리와 같은 JRPG를 관통하는 요소들에 아틀러스 특유의 세련된 UI와 음악, 재미있는 전투와 충분히 긴 플레이타임까지 흠잡을 데 없는 JRPG였다.

 

게임을 클리어하고 남은 유일한 불만이 왜 주인공에게 연애를 시키지 않는 것인가 같은 멍한 것이었을 정도로, 만족감과 재미를 주고 부족한 부분이 없는 이 시대의 걸작이다.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는 국산 게임 최초로 소니의 세컨드파티 타이틀로 글로벌 출시된 게임이다. 첫 콘솔 도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와 재미를 담아냈고,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7관왕으로 상을 휩쓸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으며 일본에서도 패키지 품귀 현상을 빚어 화제를 모았다.

 

시프트업에서는 '스텔라 블레이드' 출시 후에도 꾸준히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유저들의 반복 플레이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니어 오토마타' 콜라보레이션 DLC도 높은 만족감을 주는 DLC였다.

 



 

'유니콘 오버로드'는 소수정예 실력파 개발사 바닐라웨어가 오랜만에 선보인 신작이다. 파티 구성과 배치 후 진행은 리얼타임으로 펼쳐지는, 과거 '전설의 오우거배틀'을 연상시키는 스타일 게임으로, 고전 JRPG 걸작을 현대풍으로 다시 한번 만들어낸 느낌을 주는 수작이었다.

 

'메타포: 리판타지오'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고전의 재해석, JRPG 걸작이라는 면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던 타이틀이었지만, '메타포: 리판타지오'의 완성도가 너무 높았고, '유니콘 오버로드'의 후반부 스토리 전개가 바닐라웨어답지 않게 무난했다는 점이 감점 요인이 됐다.

 



 

'헬다이버즈2'는 매지카', '헬다이버즈' 등을 개발한 스웨덴 개발사 애로우헤드 게임 스튜디오의 신작으로, 2024년 초 화제의 중심에 섰던 타이틀이다.

 

전작도 재미있는 게임이었지만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타이틀은 아니었는데, 2편은 출시 직후 스팀에서만 10만명 이상의 유저를 모으며 입소문을 타고 큰 성공을 거뒀다. 운영 문제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여전히 즐기는 유저가 많아 롱런 채비도 갖췄다.

 

2024년 올해의 콘솔게임으로는 큰 이견 없이 '메타포: 리판타지오'가 선정됐다. 국산게임으로 선전했다는 점에서 '스텔라 블레이드'를 'P의 거짓'에 이어 올해의 콘솔게임으로 추천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메타포: 리판타지오'의 완성도가 압도적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었다.

 

2024년은 대부분 플랫폼에서 전반적으로 신작 타이틀이 많지 않은 한해였다. 2024년에도 모바일, PC 플랫폼 신작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콘솔 플랫폼에서는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의 내로라하는 대형 게임사들이 앞다퉈 콘솔 신작을 준비, 출시할 예정이며 정부지원사업에 콘솔 플랫폼이 필수가 되며 소규모 개발, 인디 개발사, 개발자들의 콘솔 진출도 활발해질 것이다.

 

2024년은 국산 콘솔게임이 본격 시작되는 한해였는데, 2025년은 그 어느 때보다 국산 콘솔게임이 많이 나오는 한해가 되지 않을까 한다. 그 중 성공하는 타이틀도 여럿 나와 콘솔게임 시장에서 한국 게임의 위상이 더 커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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