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O2012 우승 잠입&래프 "격투게임 바람 다시 분다"

등록일 2012년07월23일 13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에볼루션 챔피언십 시리즈 2012'(이하 EVO2012)에서 한국 선수들이 전체 6종목 중  '슈퍼스트리트파이터4AE', '스트리트파이터X철권', '킹오브파이터즈13'3종목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EVO2012는 북미 최대 격투 게임 대회로 전 세계 격투 게이머들이 모여 세계 최강을 겨루는 자리이다.

스트리트파이터X철권과 스트리트파이터4AE에서 모두 우승해 2관왕을 차지한 '인생은잠입' 이선우(이하 잠입) 선수와 '래프' 안창완 선수(이하 래프)를 만나 우승 소감과 함께 격투 게임의 매력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래프' 안창완 선수(왼쪽)와 '인생은잠입' 이선우 선수.

2VS2면 적수가 없다, 1VS1은 모두가 라이벌
게임포커스: 먼저 EVO2012 우승 소감을 부탁드린다.
래프: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 것 같아 기쁘고 한국 격투게임 팬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어 기뻤다.

잠입: 현장과 한국에서 응원해 주신 격투게임 팬들의 성원에 힘입은 바가 컸다. 감사드린다.

게임포커스: EVO2012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된 건가?
래프: EVO2012는 선발전이 따로 없이 누구나 참여 가능한 오픈토너먼트다. 자발적으로 신청해 참여하는 형태로 매년 참가하고 있다.

게임포커스: EVO2012 참가는 이번이 처음인가?
래프: 8~9년째 쭉 참가하고 있다. '캡콤 VS SNK 2', '스트리트파이터3' 등에 출전했다.

잠입: 2009, 2010에 이어 세번째 참가다. 그 때는 '스트리트파이터4'로만 나갔다.

게임포커스: 미국에서 경기를 하는데 시차적응은 잘 됐나?
잠입: 문제 없었다.

래프: 처음가는 게 아니다보니 컨디션 조절 등은 완벽하다.

잠입: 먹는 건 적응이 잘 안되는 편이지만.

게임포커스: 해외 경기라 힘든 부분은 없었나?
잠입: 역시 음식이다.

래프: 시차적응도 아직 약간 부담은 된다.

게임포커스: 이번 에보대회도 그렇지만 해외에선 유저들의 수도 많고 갤러리들의 호응이 대단하다. 한국과 해외 차이가 있다면?
래프: 한, 일에선 조용히 즐기다 멋진 장면에서 환성이 나온다면 미국에선 줄곧 분위기가 뜨거워서 절로 흥이 난다. 각각 개성이 있고 둘 다 좋다. 미국이 축제분위기라면 한국은 진검승부 분위기다.
 


게임포커스: 래프 선수는 조금 열정적이고 잠입 선수는 냉정한 느낌인데 이런 다른 느낌의 콤비라 시너지가 잘 나는 것 같다.
래프, 잠입: 맞는 것 같다.

게임포커스: 잠입 선수는 경기내내 냉정하다 끝나고 나서야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
잠입: 경기 중에 기뻐하고 흥분하면 마음에 틈이 생긴다. 유명 선수를 이겼다고 흥분했다 다음 판에서 거짓말처럼 진다거나 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까지 그러지 말자고 다짐했고 우승 후에 팀원들과 진심으로 기쁨을 나눴다.

게임포커스: 해외 선수들의 기량에 대해서는 어떻게 느꼈나?
래프: 스트리트파이터X철권의 경우 꾸준히 연습하고 해외 동향도 살펴 왔다. 다들 테크닉과 센스는 좋지만 팀웍은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았다. 2대2로는 그 누구도 두렵지 않다. 다만 1대1은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어 캡콤 25주년 대회가 재미있을 것 같다.

잠입: 확실히 호흡 면에서는 우리가 최고인 것 같다. 예전엔 반신반의했지만 대회를 치루고 세계 정상에 서니 그 생각이 자만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국내외에 우수한 선수들이 많지만 팀웍이 잘 맞아 2대2에서는 적수가 없지 않나 한다.

게임포커스: 스트리트파이터4는 어땠나? 대부분 2-0, 3-0으로 승부가 나서 기량차가 큰 것인지 궁금해하는 유저들이 많다.
잠입: 결과적으로 스코어는 그렇게 나왔지만 힘든 경기가 많았다. 특히 16강 가일과의 대전은 긴장되고 힘들었다. 우메하라 선수와의 대전도 자신감은 있었지만 긴장되는 경기였다.

결국 스코어는 좋게 나왔지만 어느 나라 대표도 쉬운 선수가 없었고, 스트리트파이터는 폭넓은 유저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 목표는 캡콤 25주년 대회 우승!
게임포커스: 일본에서 열리는 투극에도 참가할 예정인가?
래프: 이번에는 투극은 패스하고 캡콤 25주년 대회에 집중하기로 했다.

게임포커스: 스트리트파이터X철권은 캡콤 25주년 대회도 우승을 예약해 둔 것 아닌가?
잠입: 캡콤 25주년 대회는 1대1이라 예측하기 힘들다.

게임포커스: 캡콤 25주년 대회 맞대결은 어떻게 예상하나? 평소 1대1 대결도 많이 했나?
잠입: 거의 안 했다. EVO는 2대2 대전이라 팀플레이 연습에 매진했다. 1대1은 이제부터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
(* 22일 열린 한국 예선에서 잠입 선수가 승리했다)

게임포커스: 25주년 대회에 대한 예상은 어떻게 하고 있나?
래프: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등 세계에 라이벌이 너무 많다. 열심히 준비하겠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 

왼쪽부터 인생인잠입, 라이온하트, 래프

게임포커스: 소속 팀에 대해 설명 좀 부탁드린다.
잠입: 이번 대회에서 자주 화면에 잡힌 아프로 머리의 '라이온하트'라는 친구가 게임친구이자 라이벌인데 대회 참가를 제의해줘서 팀에 들어갔다. 전에는 대회에 참여해도 우승 못하면 부담이 커서 긴장됐었는데 이번에는 지원을 받아 안정이 되니 게임에 집중할 수 있었다. 라이온하트는 좋은 친구이자 라이벌이다.

래프: 웨스턴 울브즈라는 이름대로 유럽을 중심으로 FPS게임, LOL도 활동하고 있고 격투게임에도 선수들이 있다. 해외 프로팀 성격 상 자유로운 연습과 대회 참가가 가능하다. 서포트는 잘 해 준다.매드캣츠에서도 장비 등 다양한 후원을 해 줘서 든든하게 연습해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팀에 참여한 건 올해 초로 전부터 이야기는 있었지만 함께 프로가 되자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각각 들어온 제의는 거절하고 이번에 동시에 제안이 들어오기도 했고 잘 아는 친구의 제안이기에 참여하게 됐다.

격투게임의 매력
게임포커스: 스파4, 스대철 외에 해 온 게임, 추천하고픈 게임 있나?
래프: 91년 스파2가 나온 후 격투게임을 쭉 해왔는데 스파를 비롯한 격투게임에는 각각의 매력이 있어. 각 격게별로 장단점과 매력을 지니고 있으니 한번씩 해보시면 좋겠다.

잠입: 딱 이거다라기보다 이것저것 해보길 권하고 싶은데 이런 건 있다. 견제전위주의 게임과 한방 게임이 있는데 평소 자신이 주로 즐기고 보던 게임과 다른 성격의 게임을 보면 인정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좀 있는 것 같다. 편식하지 말고 고루 해보셨으면 좋겠다.

게임포커스: 이제까지 어떤 게임들을 해 왔나?
래프: 누구나 '스트리트파이터2'부터 시작했을 거다. '킹오브파이터', '철권'을 비롯해 이것저것 하다가 제대로 즐긴 건 스트리트파이터4부터인 것 같다. '마벨VS캡콤3'도 했고 킹오브파이터즈13도 재미있게 했다.

게임포커스: 스트리트파이터4, 스트리트파이터X철권을 주로 하고 있는데 새로 하고 싶은 신작은 없나?
래프: DC코믹스 영웅들이 등장하는 '인저스티스' 시연이 EVO12에서 있었다. 흥미가 생겨서 기대하고 있다. 나오면 꼭 해볼 생각이다.

게임포커스: 격투 게임의 매력은 어떤 것일까? 다른 장르의 게임도 하나?
래프: 동등한 상황에서 나와 상대방의 실력을 겨뤄 붙어보는 본능에 호소하는 장르가 바로 격투게임이다. 자신에게 가장 맞는 스타일의 캐릭터와 전략을 구사해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스트리트파이터2 이후에는 격투 게임만 쭉 해 왔다.

잠입: 저는 격투게임 외에 콘솔, 오락실 게임을 고루 즐기는 편이다. 아머드코어 같은 경우도 대전이 재미있었는데 활성화되지 않아 아쉽다. 평소에는 캐주얼한 게임도 좋아하고 배트맨: 아캄시티도 하려고 사 뒀는데 시간이 없어 아직 플레이는 못 했다.

격투게임의 매력은 게임이 빨리 끝난다는 점에 있는 것 같다. RTS는 오래걸리는데 비해 대전게임은 타임오버가 존재한다는 것도 마음에 들고 빠른 시간 안에 재미난 상황이 나오는 게 좋다.

게임포커스: 캡콤 게임들을 쭉 해오셨는데 캡콤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래프: 좋은 게임 계속 내 줬으면 좋겠고 격투게임을 해 오며 가장 좋아하는 게임 중 하나가 캡콤 VS SNK2인데 언젠가 제발 속편을 내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스트리트파이터X철권, 스트리트파이터4에 유저들이 원하는 캐릭터들 좀 더 넣어줬으면 좋겠다. 스트리트파이터4에 로렌토를 넣어준다거나!

잠입: 스트리트파이터4에 로렌토가 들어가야한다는 건 동감이다! 

캡콤의 격투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게임을 즐겨온 유저로서 쓴소리도 하고 싶다. 캡콤은 예전부터 남들이 안 가는 길을 걸어온 멋진 개발사로 화끈한 액션, 대전액션 등 다양한 장르도 개척해 왔다.

하지만 요즘 모습은 좀 안타깝다. DLC문제나 게임의 완성도가 낮은 채로 출시한다거나 하는 모습이 보이는 듯 해 아쉽다. 수익도 중요하지만 캡콤 유저들의 믿음이 떠나가는 게 안타깝다. 예전처럼 캡콤 게임이라면 캡콤 게임이니까 사는 그런 믿음을 주는 회사로 돌아와줬으면 좋겠다.

"한국 게이머는 강하다!", 라이벌의 등장을 기다리며.
게임포커스: 연습은 평소 어떻게 진행하나?
래프: 모여서 하는 시간 50%에 각자 연구하고 개인연습하는 시간이 50% 정도다. 공동 연습은 게임 플레이 자체보다 토론과 연구에 집중하는 편이다. 그 부분이 플레이보다 더 도움되는 것 같다. 플레이 자체는 많이 하고 했으니까 연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게임포커스: 집에서도 연습을 많이 하나?
래프: 엑박, 플3 다 갖춰놓고 대회별 기종에 맞춰 연습하는 편이다. 온라인 대전은 연습겸 연구겸 해서 많이 한다. 온라인 대전에서는 승률보다는 연구에 집중한다. 승률은 낮은 편이다. 온라인은 실험, 시험해보는 장소로 테스트를 주로 하는 편이다.

잠입: 온라인에서의 승률이나 점수는 낮은 편이다. 온라인 점수는 높아도 좋은 점이 있는 게 아니므로 마음을 비우고 한다.

게임포커스: 이번 대회 후 온라인 대전을 즐기는 스트리트파이터4, 스트리트파이터X철권 유저가 늘어난 것 같다.
래프: 그렇다면 정말 기쁜 일이다.

잠입: 재미있는 게임들이니 함께 하셨으면 좋겠다.

게임포커스: 격투게임 마니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래프: 스트리트파이터2 시절에 비해 게임의 장르가 다양하고 풍요로워졌지만 그만큼 게이머의 수도 늘었다. 스트리트파이터4, 스트리트파이터X철권, '철권태그토너먼트2' 등 우수한 게임들이 많으니 격투게임 붐이 다시 오고 활발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능하다고 믿는다.

잠입: 격투게임의 붐이 있었고 스트리트파이터2 이후 '버츄어파이터', '철권' 등을 거치며 한국 게이머들의 실력이 정말 뛰어난데도 격투게임이 한국에서 인기를 좀 잃었다. 미국, 일본이 좀 앞선 시기도 있었지만 여전히 한국 유저들은 강하고 한국에서 연습하는게 해외에 비해 유리한 면도 있다. 이번에 결과도 나왔으니 다들 자신있게 연습하고 함께 강해져서 즐겁게 대전했으면 좋겠다. 격게를 하면 즐기고도 싶지만 다들 이기고 싶어한다. 다들 즐기면서도 이길 수 있게 강해져 강한 라이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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