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비주얼노벨 전문 개발팀 프라가리아, 신작 '스텔라 코드'에서 본격 SF 노선으로 나아간 이유

등록일 2025년07월31일 09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국내 비주얼노벨 게임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비주얼노벨 게임이라도 국내에 정식 소개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과거 인트라게임즈가 '신 하야리가미' 시리즈와 '박앵귀' 일부 타이틀을, 디지털터치가 '슈타인즈게이트'로 대표되는 과학 어드벤쳐 시리즈를 정식 소개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지만 명맥이 끊겼고, '슈타인즈게이트' 정도의 작품이 아니면 수입해도 로컬라이징 비용조차 건지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다.

 

젊은 시절부터 비주얼노벨 게임을 즐겨 플레이한 기자는 정식 발매가 끊긴 후에도 일본어, 영어 버전으로 비주얼노벨 장르 타이틀을 꾸준히 즐겼지만, 정식 로컬라이즈 버전에 대한 갈망은 늘 품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2023년, 제목만 알고 아직 플레이하지 않고 있던 비주얼노벨 타이틀 하나가 로컬라이징 출시되어 반가운 마음에 플레이하게 됐다.

 

일본의 동인 서클 프라가리아에서 개발한 '이하나시의 마녀'(イハナシの魔女)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오키나와를 배경으로 얽히는 소년,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작품이었다.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스토리, 곳곳에 녹아들어 있는 개발팀의 센스에 웃고 울며 플레이한 기억이 남아있다.(랩배틀 씬은 정말 일품이었다)

 



 

그리고 최근 프라가리아의 차기작 '스텔라 코드'가 한국어 로컬라이징되어 정식 출시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스텔라 코드'는 판타지 노선이었던 전작과 달르 'SF' 노선 타이틀로,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고증까지 거쳐 개발하고 있다기에 흥미가 생겼다.

 

프라가리아 측에 신작에 대해 듣고 싶다고 요청했고, 흔쾌히 수락해 신작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볼 수 있었다.

 

스팀은 출시 직후가 가장 주목받는 시기, 한국어 버전과 일본어 버전 동시 출시 도전하기로
이혁진 기자: 먼저 한국 독자들을 위해 프라가리아에 대해, 본인들의 소개를 먼저 해 주기 바랍니다
프라가리아: 프라가리아는 비주얼노벨을 개발하는 팀입니다. 플레이한 분들이 "더 열심히 살아봐야겠다고 느꼈다", "힘들 때 게임 속 캐릭터를 생각했더니 힘이 났다"고 말해주실 수 있도록, '사람의 가치관을 바꾸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미션으로 삼고 있습니다.

 

전작 '이하나시의 마녀'가 한국어 로컬라이징 소개되었고 신작 '스텔라 코드'도 한국어 로컬라이징 소개될 예정인데,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빠르게 로컬라이징이 결정됐습니다. 그 계기, 이유가 궁금합니다
프라가리아: 전작 '이하나시의 마녀'의 번역 당시 도움을 주셨던 번역가 님과 이른 시점부터 소통을 시작한 것이 가장 큰 계기였습니다.

 

Steam이라는 플랫폼 특성 상 출시 직후가 가장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한국어도 일본어와 동시에 출시하자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아직 작품에 대해 잘 모를 한국 독자들을 위해 신작 '스텔라 코드'를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게임의 특징, 소재, 플레이타임(구체적 시간도 좋고 전작과 볼륨을 비교하는 것도 좋고) 등을 말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프라가리아: '스텔라 코드'는 터무니없는 수수께끼를 풀어 내는 SF 미스터리 비주얼노벨입니다. 본작은 미스터리 비주얼노벨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미스터리와 달리 범인을 추리하거나 트릭을 밝혀내는 방식은 아닙니다.

 

플레이어가 풀어야 하는 수수께끼는 우주와 이론물리에 기반한 신비입니다. 인공위성, 천문학, 소립자 물리학 등 다양한 우주 관련 지식을 담고 있어, 재미뿐만 아니라 우주의 매력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플레이 시간은 약 6~7시간 정도이며, 전작 '이하나시의 마녀'에 비해 시나리오 분량은 절반 정도입니다.

 



 

전작은 판타지 노선의 작품이었는데 '스텔라 코드'는 과학 고증에 신경을 쓴 SF로 노선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작품의 소재, 설정은 어디에서 영감을 얻어 구성하고 있나요
프라가리아: 원래는 미스터리 어드벤쳐 게임을 제작할 예정이었습니다. 다만, 단순히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것만으로는 재미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어느 날 우주의 수수께끼를 플레이어에게 풀게 하면 센세이션하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그것이 SF 미스터리라는 장르에 도전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다만 제작을 진행하면서 추리 요소보다 '우주의 신비' 자체에 집중하는 이야기를 만드는 편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최종적으로는 플레이어가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요소는 많이 줄어들게 됐습니다.

 

캐릭터에 집중했던 '이하나시의 마녀', 신작에서는 '하나의 큰 수수께끼'가 중심
'이하나시의 마녀'는 복수의 히로인이 등장하진 했지만, 사실상 일직선의 게임이었습니다. 리루가 메인 히로인이자 유일한 히로인이었고, 게임 대표 이미지에서도 그런 면이 드러나죠.  '스텔라 코드'는 대표 이미지에 여러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던데, 조금 다른 흐름을 보여주는 게임이 되는 것일까요
프라가리아: '히로인'이라는 관점에서는 전작과 완전히 동일하게, 한 명의 주인공과 한 명의 메인 히로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루트 분기나 캐릭터 공략 요소도 없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는 '이하나시의 마녀'와 같은 구성입니다.

 



 

'이하나시의 마녀'에는 선택해도 큰 의미가 없는 선택지가 꽤 많이 등장하고, 넘겨도 된다고 알려주기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했던 이유(선택지를 제공하되 선택지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이유)와 이번에도 그런 노선으로 갔는지 궁금합니다
프라가리아: '이하나시의 마녀'는 캐릭터들의 일상을 그리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캐릭터의 가치관이나 배경 이야기를 전하기 위한 요소가 매우 다양했습니다.

 

일반적인 갸루게(기자 주: 일본에서 미소녀게임을 지칭하는 말)는 그것들을 플레이어에게 강제로 보여주기 때문에, 이야기의 템포가 느려지고 플레이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하나시의 마녀'에서는 보고 싶은 사람만 볼 수 있도록 하고, 빠르게 진행하고 싶은 사람은 건너뛸 수 있는 형태를 채택했습니다.

 

'스텔라 코드'는 캐릭터보다 하나의 큰 수수께끼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보지 않아도 되는 에피소드는 하나도 없으며, 결과적으로 '보고 싶은 사람만 본다'는 방식은 이번 작품에서는 채택하지 않았습니다.

 

전작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플레이했는데, 이번 작품은 현재 PC 버전 출시만 발표된 상태입니다. 다른 플랫폼 출시에 대한 계획, 생각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프라가리아: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으 전작을 즐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로서는 PC 외 플랫폼으로의 전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현재 유통 파트너를 찾고 있는 단계이며, 파트너가 결정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콘솔 버전(Nintendo Switch / PlayStation4 / PlayStation5 / Xbox 등)의 출시 계획을 발표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프라가리아: 우주의 신비는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만들었으니, 부디 재미있게 플레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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