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니'의 랜달 로우 프로듀서를 만나다

훌륭한 개발력과 뛰어난 독창성의 만남, 산타모니카 스튜디오

등록일 2012년10월09일 23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디튠드', '이스케이프 플랜', '사운드 셰이프', 그리고 '저니'까지. 플레이스테이션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이 창의력 넘치는 게임들은 모두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 산하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에서 개발된 것들이다.

리듬게임, 어드벤쳐, 액션 등 장르는 매번 바뀌지만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게임들에게는 일종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다른 게임들과는 다른' 독창적인 게임들이라는 점이다.

산타모니카 스튜디오는 그 독창성 탓에 조금은 마니악한 게임들을 주로 개발한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뎃게임컴퍼니와 협업한 '저니'가 세계적 성공을 거두며 그들의 독창성과 개발력이 멋진 게임 기획과 만나면 어떤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는지 입증한 바 있다.

저니는 2012년 올해의 게임 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얼마 전 나온 컬렉터즈 에디션은 국내에 정발되어 게이머들의 화제를 모으며 품절 사태를 낳기도 했다.

저니 개발을 이끈 산타모니카 스튜디오 랜달 로우 프로듀서가 KGC 강연을 위해 한국을 찾아 저니의 개발 과정을 설명하고 성공적인 게임에 필요한 요소들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게임포커스에서는 그를 직접 만나 저니 개발에 담으려 한 것, 그리고 산타모니카 스튜디오가 추구하는 바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산타모니카 스튜디오 랜달 로우 프로듀서.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의 개발 철학은 '독창적인 게임경험 제공'
게임포커스: 한국에는 처음 오신 걸로 아는데 맞나?
랜달 로우: 사실이다. 한국 방문은 아름답고 멋진 경험이다. 모든 이들이 친절하고 환영해 준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KGC를 통해 월드 클래스의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게임포커스: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에선 어떤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랜달 로우: 산타모니카 스튜디오는 현재 '플레이스테이션 올스타즈 배틀 로얄' 등 SCE의 주력 타이틀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한편 대형 타이틀 '갓오브워: 어센션'을 개발 중이다.

나 역시 여러 작품에 관여하고 있는데 개발 중인 게임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힘들다.

 
'디튠드' 플레이 영상. 아무런 목적도 강요도 없는 게임(?)이다.

게임포커스: 디튠드, 이스케이프 플랜, 사운드 셰이프부터 저니까지. 산타모니카 스튜디오는 독창적인 게임들을 주로 만들어 왔다. 어떤 의도로 이런 작업이 이뤄지는 것인가?
랜달 로우: PSN은 이런 게임들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산타모니카 스튜디오는 콘솔게임 게이머들에게 플레이스테이션이 어떤 플랫폼인지를 보여주는 게임들을 제작해 왔다.

게임포커스: 디튠드 같은 작품은 목적도 강요도 없는 '게임'이라는 형식 자체를 파괴한다는 느낌마저 주는 작품이었다.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에는 이런 독특한 게임만 만들어야 한다는 규칙이라도 있는 것인가?
랜달 로우: 규칙이나 의무는 아니지만 개발 철학적인 면은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비디오 게임을 사랑하며 독창적이고 다른 게임들과는 다른 게임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믿음을 공유한다.

게임포커스: 디튠드같은 작품도 상업적으로 판매된다는 사실은 놀랍다. 독창적인 게임들을 개발, 판매하는데 제약은 없는지 궁금하다.
랜달 로우: 그 어떤 실험적인 작품이라도 우리의 디자인, 기술 등의 문제가 없다면 개발해 판매하는 데 문제가 없다.

게임포커스: 공개된 작품들이 그 정도인데 공개되지 못한 것 중에는 훨씬 더 실험적인 것도 있을 것 같다.
랜달 로우: 판매되는 과정까지 가지 못한 게임에 대해서는 들어보지 못했다. 우리가 지원해줄 수 있고 만들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그 어떤 것이든 최대한 소비자들에게 그 가치를 보여주고 싶다.

'위대한 게임', 저니. 그리고 갓오브워: 어센션
게임포커스: 이제 저니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저니의 아트는 정말 대단했다. 아름다우면서 딱히 특정 문화의 영향을 느끼게 만들지도 않아 한국인이 보기에도 그리운, 정감가는 느낌을 주었다.
랜달 로우: 저니에서 독특하면서도 게임에 잘 녹아들고,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보고 현실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그래픽을 표현하고 싶었다.

고대 문명들의 컨셉을 섞어서 세계를 만들어냈는데 특정 문명의 느낌을 주지 않는 독특한 그래픽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게임포커스: 게이머들 간의 대화를 배제한 이유는 대체 뭔가?
랜달 로우: 게이머들이 제공되는 툴에 의존하고 그걸 사용하게 만들고 싶었다. 기본적인 바디랭기지와 소리를 통해 기초적인 커뮤니케이션은 가능하게 했다.

그것은 이 게임을 다양한 연령대 유저들이 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 한편으로는 온라인 게임에 만연한 게이머들 사이의 다툼, 약올리는 행위 등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했다.

게임포커스: 게이머들에게 저니를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나?
랜달 로우: 우리는 저니의 메인스토리와 주인공의 여정을 대화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배제하고 보여줌으로써 국가와 문화를 뛰어넘어 세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 특히 문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언어를 배제해 문화권과 상관없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고자 했다.

게임포커스: 경쟁도, 전투도 없는 이 평화로운 게임이 그렇게 큰 성공을 거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랜달 로우: 먼저 게임 디자인 측면에서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는 점이 주효한 게 아닌가 한다. 저니는 컨트롤도 쉽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게임의 플레이 방식을 익힐 수 있도록 잘 디자인되었다고 생각한다.

게임 내용 측면에서는 사람들이 이런 평화로우면서도 재미있는 경험을 서로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잘 먹힌 것 같다. 랜덤으로 세계의 게이머들과 여행을 떠나도록 한 것은 의도대로 잘 작용했다고 본다.

게임포커스: 친구들과 함께 플레이하고 싶어하는 게이머도 많을 것 같다.
현재의 모습이 가장 균형잡힌 형태라고 생각한다.

게임포커스: 저니의 개발 과정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기억은 무엇인가?
랜달 로우: 파도치는 모래에 빛이 반사되는 장면을 처음 봤을 때 정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두 장면을 꼽자면 모래 위를 서핑하는 부분과 테스트 플레이에서 처음으로 게임의 엔딩을 봤을 때가 기억에 남아 있다.

게임포커스: 저니는 2012년, 강력한 '올해의 게임' 후보로 평가받는다. 기대가 좀 될 것 같은데?
랜달 로우: 솔직히 기대는 좀 하고 있다. 실제로 받게 된다면 영광이고 멋진 경험이 될 것이다. 저니는 정말 특별한 프로젝트였고 게임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것 같다.

게임포커스: 다양한 독창적인 게임들, 특히 저니를 통해 산타모니카 스튜디오는 일반 게이머들에게 유명한 이름이 되었다.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의 대형 타이틀을 기대하는 이들도 많은 것 같다.
랜달 로우: 갓오브워: 어센션이 바로 그런 대형 타이틀이다.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큰 작품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우리가 작업한, 작업중인 작은 프로젝트를 통한 게임들 역시 게이머들에게 색다른, 독특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도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

게임포커스: 마지막으로 질문 겸 부탁을 하나 하고 싶다. 메디테이션 트로피를 따기가 너무 힘들다. 기자 역시 아직 따지 못했는데 특정 게이머와 함께 플레이하는 기능을 추가할 생각은 없나?
랜달 로우: 확실히 따기 어려운 트로피이다. 만들 때부터 사람들이 따기 힘들 것이라 예상한 트로피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도 세계 누군가는 그 트로피를 따기 위해 저니에 접속해 멍하니 앉아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란 사실이다. 자 어서 접속해서 그를 만나라!

* '메디테이션' 트로피는 다른 유저와 함께 15초간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앉아 있으면 달성 가능한 트로피이다. 대화도 불가능한 상태에서 함께 15초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앉아 있다는 것을 상상해 보라!

게임포커스: 오늘 밤에 시도해 보겠다. 자 누구나 거쳐가야 하는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한 말씀 하실 시간이 왔다.
랜달 로우: 최근의 저니 컬렉터즈 에디션을 비롯해 산타모니카 스튜디오가 개발한 많은 작품들을 즐겨주셔서 감사드린다. 다양한 작품을 준비 중이니 앞으로 나올 게임들도 잘 부탁 드린다.

우리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의 개발자들은 모두 자부심을 갖고 게임을 만들고 있다. 유저들 또한 우리의 게임을 즐겁게 즐겨주신다면 바랄 게 없겠다. 즐겁게 개발한 게임을 게이머들이 즐겁게 즐긴다. 이거면 충분한 게 아닐까 한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