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애니 이어 극장용 애니로, 마니아들의 희망 애니플러스를 가다

등록일 2014년03월11일 09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인터넷 애니메이션 전문채널 애니플러스. 불법 다운로드를 통하지 않고도 일본 최신 애니메이션을 현지와 큰 시차 없이 볼 수 있게 해 줘 한국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의 희망으로 떠오른 업체다.

애니플러스는 인터넷 방송사업 뿐만 아니라 극장용 애니메이션 수입, 이벤트 상영 및 관련 상품 판매 등 사업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더 자이언트'로 극장용 애니메이션 수입을 시작한 애니플러스가 2014년 선보인 첫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이다. 팬들 사이에서 '아노하나(그 꽃)'라는 약칭으로 통하는 이 작품은 국내 관객 3만8000여명을 동원하며 호응을 얻었다.

게임포커스에서는 애니플러스 전승택 대표를 만나 아노하나의 성과에 대해, 그리고 향후 애니플러스의 사업 방향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아노하나 성공적, 연내 4작품 이상 더 선보일 것
전승택 대표는 아노하나의 흥행 기록을 만족스러운 결과로 평가하며 연내 4작품 정도를 더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전 대표는 4만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아노하나의 성과에 대해 "많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동안 국내에서는 마니아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은 대작 '에반게리온'이나 각종 영화제에 초대되고 상도 탄 '언어의 정원' 등이 5만명 정도의 관객을 동원했을 뿐, 마니아 대상 애니메이션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상영관, 상영시간 등의 문제로 1만 명을 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극장용 애니메이션 중 한 장면

전승택 대표는 "내부적으로는 아노하나가 매우 선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좌석점유율도 높았고 동시기에 개봉한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대중성이 약한 작품이었지만 팬들의 사랑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성공 이유를 팬들에게 돌렸다.

실제 아노하나는 열렬 팬들의 재관람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 대표는 "팬 중에는 멘마의 자리를 따로 사서 옆자리를 비워두고 보는 분들도 있더라"며 "멘마를 대신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애니플러스는 아노하나에 이어 연내 4~5작품 정도를 더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많은 일본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극장에 제대로 걸리지 않고 VOD 서비스가 되는 것과는 반대로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극장에서 제대로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전승택 대표는 "일본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한국에 수입되어 단관개봉 정도로 끝나고 VOD 서비스로 직행하는 것에 대해 일본 업계에서도 알고, 생각하고 있다"며 "작품에 애정을 갖고 극장에 걸 수 있는 업체가 애니플러스라는 인식을 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서 "애니플렉스의 작품들과 다른 업체의 작품을 포함해 4~5개 정도 작품을 준비 중이며 최소한 분기 당 하나의 작품은 선보일 계획"이라며 "다음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5월쯤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라인업에 대해서는 "마니아 여러분들이라면 예상 가능한 라인업으로 7개 정도를 꼽아 보시면 우리 라인업 4작품이 다 포함될 거라 본다"며 "블루레이가 출시되기 전에 개봉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서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당장 5월에 선보일 작품을 묻자 "여러분 모두가 예상하시는 바로 그 작품"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아이돌 애니메이션에 대한 의문, 최고 기대작은 '소드아트온라인'
지난 2012년, 애니플러스는 게임포커스를 통해 국내에서 최고의 성적을 낸 작품으로 '소드아트온라인'을 꼽은 바 있다. 1년 반이 지난 시점에서 같은 질문을 던졌다.

'진격의 거인'은 방영 당시 '무한도전'과 비교될 정도로 인기와 화제를 모았지만 작품 외적 요인으로 블루레이 발매가 성사되지 못했다

전승택 대표는 "지난 1년 반사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작품은 역시 '진격의 거인'"이라며 "진격의 거인으로 애니메이션 시청 유저의 저변이 넓어지며 '더 파이팅' 등 대중적인 작품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효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마니아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쿠로코의 농구'보다 더 파이팅의 매출이 더 나온 점은 애니플러스 측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전 대표는 "애니메이션 대중화가 조금씩 진전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금세기 최고의 히로인 중 하나로 꼽히는 '소드아트온라인'의 아스나

하지만 역대 최고 매출을 거둔 작품은 여전히 소드아트온라인으로 나타났다. 진격의 거인조차 소드아트온라인의 누적 매출을 넘어서지 못했다.

전승택 대표는 "그런 의미에서 올해 나올 '소드아트온라인2'는 최고 기대작"이라며 "여기에 큰 인기를 누린 '페이트 스테이나이트' 시리즈 신작도 나와 하반기에는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기대를 많이 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작품으로는 '러브라이브'가 거론됐다.

전 대표는 "러브라이브는 게시판에 유저들의 반응도 뜨거웠고 기대를 했지만 결과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작품의 마니아층이 확실히 존재하긴 하지만 채널을 시청하고 VOD를 이용하는 유저의 절대 수가 많지는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서 "하지만 블루레이가 품절되고 라이브뷰잉이 잘 되는 것을 보며 우리가 러브라이브 방영을 팬들이 만족할 수준으로 제대로 못 한 것 아닌가 하는 반성도 했다"며 "애니플러스의 채널 포지셔닝이 아이돌 소재 작품의 팬들에게는 어필하지 못하는 포지셔닝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애니플러스를 통해 방영된 '아이돌마스터', '러브라이브', '웨이크업걸스' 등 아이돌 소재 애니메이션은 하나같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웨이크업걸스는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낮은 지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러브라이브 2기는 애니플러스를 통해 계속 방영될 것으로 보인다.

전승택 대표는 "우리가 했던 작품은 뒷이야기가 나오면 계속 이어서 보여드리는 게 원칙"이라며 "러브라이브 2기 역시 큰 이변이 없는 한 팬 여러분께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유튜브 통해 오래된 작품 공개 예정, 블루레이 사업은 힘든 상황
애니플러스는 최근 유튜브를 통해 몇몇 작품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확인 결과, 이는 애니메이션 저변 확대를 위해 유튜브를 통해 오래된 작품을 공개하려는 애니플러스의 테스트가 노출된 것이었다.

애니플러스는 한글 자막이 붙어있는 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전승택 대표는 "장기적으로 유료 유저들은 현행대로 방영작을 바로바로 볼 수 있도록 하되 오래된 작품은 해당 작품의 유료 이용자가 감소한 시점에서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테스트 과정에서 유저들에게 알려져 화제가 됐는데 아무래도 유명 작품들이 올라가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애니플러스 사무실 전경. 직원 수는 크게 늘지 않았지만 방영작이 2배로 늘고 사업이 다각화되며 업무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루레이 사업에서는 '모노가타리 시리즈' 외에는 계획된 작품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 대표는 "블루레이 사업은 국내 시장 축소와 함께 불운도 있었다"며 "진격의 거인에 기대를 했는데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되어 현재는 모노가타리 시리즈만 발매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니플러스는 '빙과' 등 다양한 작품의 블루레이 판권을 확보했지만 국내 시장 상황상 발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승택 대표는 "블루레이 판권을 확보한 작품은 몇 있지만 실제 발매로 이어진 작품은 적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모노가타리 시리즈는 고정팬이 확보되어 있어서 계속 발매할 수 있지만 발매가 그대로 손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쉽게 접근할 수 없다"고 전했다.

전 대표는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감사와 함께 계속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VOD 서비스에서 상영회와 굿즈판매, 그리고 극장용 애니메이션 개봉까지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며 "계속해서 차근차근 전진해 나갈 테니 지켜봐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유저 여러분이 게시판에 남겨주시는 의견을 늘 경청하고 있다"며 "최대한 유저들의 기대와 믿음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기사 본문에 사용된 스크린샷들은 애니플러스 측에서 보도용으로 제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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