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9단, 2011년 프야매에 도전장을 던졌다
2010년은 야구 얘기로 끊이지 않은 한 해였다. 이대호의 9경기 연속 홈런, 류현진의 2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등의 국내 이슈는 물론이고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비롯 추신수의 2년 연속 3할과 20-20, 박찬호의 메이저 리그 아시아 투수 다승 신기록 등 굵직한 일들이 많았다. 또한 게임업계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엔씨소프트의 제9구단 창단까지 연말까지 야구의 관심이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이슈들을 대변하듯 국내 프로야구 누적 관중이 5,928,626명으로 2009년 5,925,285명을 넘는 역대 최다관중을 기록하며 3년 연속 500만을 돌파하고, 야구 게임들 역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마구마구>, <슬러거>, <와인드업> 등 온라인 게임을 비롯해 <프로야구 스프리츠>나 <MLB 더 쇼> 같은 콘솔 게임들은 말할 것도 없고, 프로야구 구단의 감독이 되어 구단을 운영하는 <프로야구 매니저>가 쉽지 않은 게임플레이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이러한 붐에 힙입어 새로운 형태의 다양한 야구 게임들이 최근 출시되거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NHN의 <야구9단>이다. <야구9단>은 앞서 말한 <프로야구 매니저>와 같이 야구단을 운영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풋볼 매니저 시리즈나 문명 시리즈 등 소위 ‘폐인 게임’이라고 불리는 장르가 바로 시뮬레이션 게임이며, <야구9단>은 판타지 게임 형태의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다른 시뮬레이션 게임들 보다는 다소 심플하게 되어 있는 편이다.
야구9단은 어떤게임?
야구9단은 기본적으로 야구단을 운영하는 게임이다. 그렇다면 야구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우선 뛰어난 선수들이 있어야 하고, 선수들을 가르칠 코치들이 있어야 한다. 물론, 그 선수들을 선별해 선발 라인업을 짤 수 있는 해박한 야구 지식은 기본이다.
그 외에도 구단을 지원해 줄 스폰서도 구해야 하고 중계방송권 협상도 해야 한 시즌 동안 무리없이 팀을 운영할 수 있다.
<야구9단>을 시작하려면 우선 팀을 만들어야 한다. 게이머는 8개 구단 중 선호구단을 선택하고 ‘구단주명’과 ‘구단명’을 입력하고 구단을 생성한다. 그리고 구단을 지원해 줄 스폰서와 중계 방송사를 선택한다. 스폰서의 경우 아직까지 다양하지는 않지만, ‘승리 시 지급’, ‘홈런 시 지급’ 등 옵션이 달라 게이머가 자신 있는 부분의 옵션을 선택하면 된다. 이는 플레이 중 경영관리 부분에서 주 수입원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
스폰서와 중계방송사를 선택하고 나면 자신이 선택한 선호구단에서 타자 1명, 투수 1명을 주력 선수로 선택할 수 있다. 선택할 수 있는 선수들은 2010년 선수들이 아니라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들 중 특정년도의 선수만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02년 양준혁, 01 오승환 같이 예전연도의 선수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같은 년도의 선수들이라도 능력 및 능력치는 같지 않다. 주력선수를 선택하고 나면 나머지 선수들은 랜덤하게 구성된다. ‘뒤로가기’를 통해 나머지 선수들은 새로 구성할 수 있어 자신이 원하는 선수가 나올 때까지 할 수 있다. 하지만 1군 25명, 2군 15명 총 38명이 랜덤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완벽한 팀을 만들기에는 하루 종일 해도 모자랄 것이다.
기본적인 구단 운영 방법
기본적인 구성은 마쳤다. 이제 이 원석을 옥석으로 만들어야 한다. 선수단이 구성되고 나면 KBS의 야구간판 아나운서인 최희 아나운서가 나타나 튜토리얼을 상세히 설명해준다. 튜토리얼은 라인업, 작전, 아이템 등 게임 UI를 설명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천천히 따라 해보면 UI는 금방 익숙해질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상단 메뉴를 보면 작전 구성 → 선수 관리 또는 영입 → 경영관리 등이 있는데 이것이 <야구9단>의 바로 기본 플레이 흐름이다.
최희 아나운서가 선수교체 방법은 물론이고 투수 라인업에서 중계A와 중계B에 대한 내용도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하지만 1번 타자에 어떤 능력치가 좋은 선수를 배치해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야구9단은 이 라인업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구단의 능력이 바뀌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게이머의 능력을 요구한다. 라인업을 구상하고 구단을 강하게 만들어 우승을 하는 것이 <야구9단>의 게임 목적인 것이다.
라인업은 기본적으로 1~2번은 정확성, 선구안, 주력이 높은 선수들, 3~5번은 정확성, 선구안, 정신력이 높은 선수들, 6번은 중심타선 보다는 낮으나 높은 파워를 가진 선수들, 7~9번은 앞에 배치한 선수를 제외하고 수비가 좋은 선수들을 자신의 스타일대로 배치하면 된다.
또한 컨디션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스포츠 게임을 해본 게이머라면 컨디션에 따라 능력치가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야구 9단>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정확히 얼마나 상승하고 하락하는지는 알 수 없다. 개발자가 공개하면 알 수 있지만, 공개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요소도 감으로 파악해야 하는 게임이 바로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만약 컨디션이 나쁜 선수를 꼭 사용해야 한다면 아이템을 이용하자. CBT 버전에서는 캐쉬 아이템은 제공되지 않고, 다른 게이머들에게 초대를 해 친구 수락을 한 경우에만 지급되는 일반 아이템만 제공된다. 일반 아이템은 컨디션 회복 및 각 능력을 조금씩 올려주는 것들이다. 10종밖에 공개되지 않았으며, 오전 4시가 되면 사라지게 된다.
리그 우승을 위해 전략을 수립하고 작전을 구상하자
라인업과 아이템을 통해 선수들을 세팅했다면 이제는 게임 내 작전을 구상해야 할 때다. 작전 구상은 크게 ‘상황별 전략’과 ‘투수 전략’이 있다. 상황별 전략은 공격 전략인데, <야구9단>에서는 이닝과 점수로 상황을 구분했다. 경기를 초(1~3회), 중(4~6회), 후반(7~9회), 연장(10회~)으로 나누고, 각 상황에서 -4~+4점까지 각 점수별로 세분화했다. 총 36가지의 상황에 맞게 공격작전, 스윙스타일, 런닝, 대타/대주자/대수비 빈도를 조정할 수 있다. 투수 전략은 피칭과 교체타이밍에 대한 설정으로 총 5가지가 있다.
라인업과 작전을 구성했다면 리그 진행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강의 팀이 되기 위해서는 선수 관리를 해야 한다. 자신이 보유한 선수들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선수들이라면 계속해서 그냥 플레이 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선수들의 부족한 능력을 끌어 올리거나 잘하는 것을 더욱 잘하게 만들어야 한다. 선수 훈련 중 일반 훈련은 타자와 투수로 구분되어 있으며, 각 8개 항목 중 선택해 훈련할 수 있다. 일반 훈련은 훈련장에 영향을 받으므로, 훈련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유지비는 더 들지만 더 좋은 훈련장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훈련은 선수들의 능력치를 향상시킨다
일반 훈련을 진행하는 동안 유명 코치를 섭외해 선수들의 특수 능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각기 다른 능력을 가르칠 수 있는 유명 코치를 영입해 특수훈련을 시키면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각 선수들이 특수능력을 얻게 된다. 하지만 한 코치가 한 특수 능력을 한 선수에게만 훈련을 할 수 있으므로, 어떤 선수부터 훈련시킬지 고민을 해야 한다. 단, 여러 코치를 불러와 각기 다른 선수들을 붙여 훈련할 수는 있다. 만약 선수들이 너무 지쳐 있다면 해외연수를 보내보자. 그러면 일정 경기동안 컨디션이 최고로 상승해 있으며 랜덤하게 특수 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선발투수의 경우 2군에 내려가면 10시간동안 1군으로 복귀를 못하므로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선수 스카우트와 FA마켓 활용
훈련을 통해서도 원하는 선수들의 기량을 얻을 수 없다면 선수판매 또는 선수영입을 통해 전력을 보강할 수 있다. 선수판매에서 게이머가 팔고 싶은 선수를 등록하면 60시간동안 FA 마켓에 등록된다. 60시간 내에 팔린다면 자신이 제시한 금액에서 수수료 5%를 제외하고 게임머니를 얻게 된다. 또한 내가 원하는 선수가 필요하다면 FA 마켓에서 사올 수 있다. FA 마켓에는 레벨, 나이, 위치, 금액 등 다양한 조건으로 검색이 가능하며, 레벨이나 영입금액 등으로 정렬이 가능하다. 앞서 말했다시피 같은 년도의 같은 선수라도 스탯이 틀리니 잘 비교하고 사기 바란다.
선수 영입은 스카우트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아직까지 CBT다 보니 FA 마켓 가격이 안정치 못한 상황(라인업에서 1군 벤치선수들의 대한 레벨캡이 적어 1레벨 선수들을 다시 찾는 기현상으로 인해 1레벨 선수들의 몸값이 수십억을 호가하는 등)에서 별 메리트가 없어 보이지만, 가격대비로 랜덤하게 떨어지는 선수들 중 괜찮은 선수를 얻을 확률도 있다.
게임 도중 게이머 개입 요소 눈길
경영관리 부분은 아직까지 보여주는 것이 많지 않다. 수익과 지출 항목에 대해 나열되어 있고, 예상 수익과 여유 자금 정도만 파악할 수 있다. 루키리그일 경우 구장을 신축할 수 없고 부대시설만 설치 가능하다. 또한 처음에 설정한 스폰서도 바꿀 수 없으며, 티켓 가격을 조절할 수도 없다. 이 밖에도 상점 기능 등은 아직 준비중이다.
이제 기본적인(?) 세팅은 끝났다. 리그 진행만 남았다. 리그 진행은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금요일 23시까지 오전 4시~6시 사이를 제외하고 1시간마다 열린다. 그리고 일요일 7시부터 플레이오프가 열린다. 하지만 플레이오프가 일반 야구와는 다르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진 팀은 승격하지 못하고 잔류하게 되며, 5~8위까지 크로스 토너먼트 형식으로 잔류 플레이오프를 진행해 1팀만 남고 나머지 팀은 강등되게 된다.
게이머는 경기 결과만 봐도 되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관여를 하기 위해서 경기에 개입할 수 있다. 개입은 경기 일정 리스트에서 ‘Live’ 버튼이 활성화될 때만 가능하다. 하지만 이 개입이 그리 많은 작전을 구사할 수 있지는 않다. 공격시는 강공, 히트앤드런, 도루, 번트 4가지 중 공격선택을 할수 있는 정도이고, 수비시는 내외야 각각 전진수비, 정상수비, 후진수비, 고의사구 정도를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런 액션은 3초 이내 정해야 하며, 3초가 지나면 기본 작전에 의해 진행된다.
친선경기는 페이스북의 게임과 같이 친구들과 대전하는 형식이다. 리그 경기처럼 개입이 가능하지도 재미가 있다고 할 수도 없지만, 이기든 지든 게임머니를 주기 때문에 게임머니를 위해서는 하루에 한번씩 반드시 게임을 할 필요가 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
<야구9단>은 웹게임으로서 기본기는 탄탄한 게임이다. 그렇다고 세상에 없던 게임이 뚝 하고 떨어진 건 아니다. 기존에 있던 판타지리그나 매니지먼트 게임의 범주를 벗어나고 있지는 않다. 그렇기에 단점이 크게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갤럭시탭에서 3G를 통해 ‘Live’로 플레이시 랙이 발생하는 점은 그렇다 치더라도.
우선 게임의 랜덤성이다. 리그를 진행하다 보면 도루를 하는 선수들이 없다. 심지어 작전이 걸려 있어도 도루를 하지 않는다. 리그 중 도루 몇 번하면 도루왕은 타놓은 당상이다. 그나마 작전이 걸려 있으면 가끔 한다. 그렇다면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치 중 주력의 비중은 작아질 수밖에 없다.
또 선수들의 레벨이 능력치가 올라가서 레벨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한 구단에서 1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올라간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 선수들의 연봉도 레벨과 함께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이로 인해 능력치는 안 올라가고 레벨만 올라가는 불쌍한 선수가 생기게 된다. 그렇게 되면 레벨캡으로 인해 결국은 1년이라도 정들었던 선수를 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특수 훈련에서 특수 능력의 설명도 명확하지 않다.
<야구9단>은 뛰어난 그래픽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물론 그래픽이 화려해 비주얼적으로 눈이 행복하면 좋긴 하지만 이런 류의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은 오히려 더 납득 가는 게임플레이를 선호할 것이다. <야구9단>이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운영해야 할 만큼의 게임이 되기를 바라는 건 무리일까? 좀 더 폐인(?)적인 <야구9단>이 2011 프로야구 시즌과 함께 시작하기를 기대해본다.
글 / 이주엽 (게임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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