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빅딜'을 했다. 16일 공시를 통해 넷마블게임즈 주식 약 3만주(29,214주, 9.8%)를 3천8백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힌 것.
17일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엔씨소프트는 1대주주인 방준혁 고문, 2대주주인 CJ E&M, 3대주주인 텐센트에 이어 4대 주주가 된다. 일각에선 넥슨이 엔씨소프트에 요구한 "넥슨을 포함한 제3자와의 협력"에 화답하는 의미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넥슨 측이 "이번 건에 대해선 엔씨소프트 측으로부터 그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밝힘에 따라 넥슨에 위협받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방어 목적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넷마블게임즈 선택한 엔씨소프트 '일석이조' 효과볼까
엔씨소프트의 넷마블게임즈 지분 인수는 표면적으로 모바일게임 사업 강화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될 수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모바일게임 '세븐 나이츠', '몬스터 길들이기', '모두의 마블', '다함께' 시리즈 등을 연이어 흥행시키고 다수의 천만다운로드 게임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중국의 텐센트로부터 약 5300억 원의 투자유치를 받은 바 있는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개발사이기 때문.
이번 인수를 통해 엔씨소프트는 자사가 선보일 예정인 '패션 스트리트', '블레이드&소울 모바일' 자회사 엔트리브의 '팡야 모바일' 등 7종의 크고 작은 모바일 게임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넷마블게임즈 역시 손해 볼 것은 전혀 없다.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다수의 MMORPG를 서비스하고 있는 세계 최고수준의 개발력을 가지고 있는 엔씨소프트와 함께 하면서 넷마블게임즈의 약점이었던 온라인게임 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넷마블게임즈에 거액의 투자를 한 텐센트와 엔씨소프트, 넷마블이 등 세계적 게임기업들이 한 식구가 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가능성도 열리게 됐다.
협업과는 별개로 넥슨과의 경영권 전쟁과 관련된 철저한 이해관계에서 나온 전략적인 행동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업적 효과와 함께 향후 어떻게 전개될 지 모르는 경영권 전쟁에서 우호 지분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넷마블게임즈가 손해 보는 것은 없다. 지난해 텐센트가 5,300억 원의 투자를 통해 넷마블 지분 약 28%를 획득했지만 이번 엔씨소프트는 4천억원에 가까운 금액으로 10% 미만의 지분만을 취득했다. 넷마블이 소위 남는 장사를 했다는 얘기다. 넥슨이 "4천억원에 가까운 거액의 돈으로 효과도 보지 못할 10% 미만의 소액 지분을 확보한 데 대해 유감"이라고 밝힌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엔씨소프트 직원들도 동요 조짐, 엔씨소프트 기자회견 통해 돌파구 찾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이미 엔씨소프트 직원들 일부는 소위 '멘붕'에 빠져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 발발 이후 많은 직원들이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신규 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일부는 퇴사까지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내부직원 동요를 막기 위해 엔씨소프트 역시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회사 전체적으로 형성된 어수선한 분위기를 좀처럼 진화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넷마블게임즈에 대한 투자 소식이 전해지면서 내부 직원들은 혹시나 불똥이 튀지 않을까 더욱 긴장하는 모양새다. 또한 자회사들 역시 불안한 기운을 감추지 않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와의 협업이 사실상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자회사 직원들에게 내려지는 '사형선고'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17일 진행 될 긴급 기자회견은 높아질대로 높아진 내부 직원의 동요를 막고 투자자들에게 경쟁력을 입증하기 위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의 긴급 처방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엔씨소프트에선 김택진 대표가 넷마블게임즈에선 방준혁고문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엔씨소프트의 향후 행보를 놓고 어떤 '청사진'이 제시될지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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