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IT기업으로 평가되고 있는 애플.
이미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전 세계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애플도 삼성전자는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애플은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이패드2 제품 설명회'를 통해 '아이패드2'를 공개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지난 해 말 병가를 내고 자취를 감추며 6주 시한부설까지 나왔던 스티브잡스가 직접 나와 아이패드2를 소개해 커다란 관심을 모았다.
스티브잡스는 아이패드2를 소개하며, 아이패드 때와 같이 전 세계 태블릿PC 제조사들이 아이패드2를 따라하기 바쁠것이라며 아이패드2에 높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런데 이날 스티브잡스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에서 애플과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대해 유독 많은 언급을 해서 눈길을 모았다.
물론, 경쟁사이기 때문에 자사의 제품 홍보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었다고는 해도 RIM이나 모토로라, 델 등 다른 제조사들에 비해 유독 삼성전자에 대한 언급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스티브잡스는 월스트리트 저널을 인용,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을 직접적으로 지칭하며, "삼성전자의 태블릿인 갤럭시탭의 출하량이 200만대를 넘었다고 하지만 실제 판매는 매우 지지부진(quite smal)하다"고 갤럭시탭을 공격했다.
스티브잡스가 이날 인용한 월스트리트 저널의 기사는 지난 달 삼성전자의 이영희 부사장의 인터뷰 기사로, 이영희 부사장은 갤럭시탭의 실제 판매량과 관련해 "순조롭다(quite smooth)"라고 대답했지만 이것이 "지지부진(quite small)하다"로 잘못 전달된 것이다.
물론, 나중에 월스트리트 저널은 공식적으로 해당 기사에 오타가 있었음을 밝히고 해당 문장을 제대로 정정했다. 그러나 스티브잡스는 정정된 기사 대신 잘못 전달된 기사를 인용해 삼성의 갤럭시탭을 공격했던 것이다.
실제로 애플과 스티브잡스가 해당 기사의 오타 문제를 몰랐을 가능성은 매우 적어보인다. 그러나 애플 최대의 경쟁사라고 평가되는 삼성전자를 공격하고 자사 제품의 홍보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수정되기 전의 기사를 인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과 스티브잡스의 삼성전자 공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갤럭시탭을 겨냥해 "7인치 태블릿은 시장에 나오자 마자 죽을 것"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으며, 아이폰4의 데스크립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삼성의 옴니아2를 직접 거론하며, "삼성전자의 제품도 문제가 있다"는 발언을 한적이 있다.
애플의 삼성에 대한 이런 견제는 아마도 기술력과 자본력, 그리고 세계 배급력을 갖춘 삼성전자가 차후 스마트 시장에서 애플의 가장 큰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편, 최근 애플은 소니를 제치고 삼성전자의 가장 큰 고객사로 등극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품을 올해 약 9조원어치 구매할 예정이다.
따라서, 애플과 삼성의 경쟁 및 협력관계가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오타를 인용한 애플의 '아이패드2' 발표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