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진출하는 웹젠 김병관 의장 "게임업계 대표 자격으로 정치에 뛰어든 것 아냐"

등록일 2016년02월01일 15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그동안 해왔던 것들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만들어보겠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며 게임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웹젠 김병관 의사회 의장이 1일 역삼동 디캠프에서 게임전문기자들과 만나 향후 행보 및 정계진출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견해를 밝혔다.

김 의장은 지난 2000년 벤처기업 '솔루션홀딩스'를 NHN에 매각한 이후 2005년 NHN게임스의 대표를 역임하다 2010년 웹젠과의 합병 후 2012년부터 웹젠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국내 게임산업 1.5세대로 평가받는 인물. 이런 김병관 의장의 정계 진출 소식은 올 초 게임업계를 떠들석하게 했으며, 김병관 의장은 일약 정계에서도 단숨에 주목받는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입당 후 생긴 변화 "게임업계 대표로 정치에 뛰어든 것 아니다"
입당한지 약 한 달여밖에 지나지 않은 새내기지만 김 의장은 입당선언 이후 많은 것이 변했다고 설명했다. 게임의 규제 정책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과 게임 산업 진흥에 대한 당의 변화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

"게임 업계를 위해 많은 일을 하겠지만 마치 업계를 대표해서 입당한 것처럼 비춰질까봐 두렵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전 게임 업계를 대표해서 입당한 것은 아닙니다"

입당 선언 이후 가장 힘든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이에 대해 김 의장은 ‘과도한 기대감’이라고 답했다. 게임기업가 출신의 입당 선언이 마치 현재 정부의 거듭된 게임 산업 규제를 해결하기 위해 게임 업계 대표 자격으로 정계에 진출한 것으로 비춰지고 있어서다.

"가장 먼저 풀어야 될 문제요? 모두가 생각하는 것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5년 차 게임인인 김 의장의 정계 진출 핵심 과업은 넓은 범위에서 보면 IT산업 전반이고 다소 좁은 범위에서 보면 게임산업이다. 우선 게임을 바라보는 정부나 사회, 국회의 부정적인 시선을 돌리고 긍정적인 인식을 전달하는 한편 ‘게임산업규제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게임산업진흥법을 면밀하게 손봐 진흥과 규제가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애매모호한 표현을 갖고 있는 일부 진흥 정책과 규제가 되지 않아도 되는 게임에 대한 규제 법안의 경우 꼼꼼하게 살펴 게임 산업 종사자들이 피부로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변화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1세대 게임 기업인들에게 고함 "이젠 서로 다른 목소리 내지 말자"
김 의장은 게임업계가 그동안 정부의 규제책에 소극적인 자세로 대처해왔다고 설명했다.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혹은 비판을 했을 경우 생길 수 있는 기업의 변화에 대해 굉장히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기 때문이다. 이는 게임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협단체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가 쉽게 게임이라고 얘기하지만 세부적으로 접근하면 온라인게임업체, 모바일게임업체, 그 외 웹보드나 콘솔 업계등 이들 업체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규제법에 대해서도 서로 의견들이 조금씩 다르죠. 그렇게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일치된 의견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의장은 게임 산업을 항상 모든 성장과정에서 사회와 정부의 지탄을 받아오며 성장한 산업이라고 평가한다. 때문에 게임업계의 목소리를 일치시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면서도 ‘쉽지 않은 일’ 이라고 표현했다. 이익을 창출해야 되는 기업의 입장과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 속에서 합의점을 찾는 것의 어려움을 설명한 것이다.

김 의장은 “어떤 산업이든 목소리를 일치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산업의 존망이 걸린 일에 게임산업을 일구어낸 1세대 대표들, 소위 '큰형님'들이 나서지 않는다는 것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렵지만 반드시 누군가는 해야될 것이고 그 시작을 '큰형님'들이 중심이 되어 시작됐으면 좋겠습니다”고 밝혔다.

"게임 산업 관심 있는 정치인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
정계에 입문하기 전 김 의장의 숙원 사업은 바로 장학사업과 벤처기업 육성 사업이었다. 벤처기업가 출신의 자신의 경험을 반영해 좋은 인재에게 투자하고 양질의 기업을 세우고자 했던 것이다. 김 의장의 입당은 바로 이러한 고민과 생각의 끝에 있다. ‘원래부터 지지했던 정당이고 때마침 제안이 들어와 심사숙고 후 선택하게 됐다’고 비교적 간단하게 입당 배경을 설명했지만 그 근본은 양질의 인재를 육성시키지 못하는 현재 구조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쪽에 가깝다.

"국회에는 의외로 많은 분들이 게임 산업에 관심을 가져주고 있습니다. 안타깝게 전병헌 의원의 셧다운제 폐지법안이 통과되지 못했지만 문재인 전 대표도 셧다운제나 게임의 퍼블리싱 문제 등 게임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나올 수 없는 말들을 하며 산업에 대한 관심을 표현했습니다. 정계 전체적으로 게임 산업 진흥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정도는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죠."

정계 진출이 안정적으로 마무리 되고 기반이 마련된 이후의 김 의장의 행보는 비교적 단순 명확하다. IT업계와 게임 산업 전반의 문제, 그리고 이와 맞물려 있는 비정규직 문제나 대표이사 연대보증과 같은 기업의 핵심 문제들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규제법안에 관해서는 당론으로도 격상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도 성급하게 처리하지 않겠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게임산업 베테랑에서 정계 새내기로 한 걸음 도약한 김 의장의 첫 행보의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그의 정계 안착의 여부보다는 그 '시도'에 더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짧지만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김 의장은 다음 일정을 위해 자리를 마무리 하면서도 게임 산업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앞으로 게임 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많은 의원 분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물론 이는 정계 진출이 확정되어야 가능한 이야기겠지요(웃음). (국회의원이)된다면 이사회회 의장직도 사퇴해야 되고 또 한 번의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산업에 대한 관심을 갖고 어떤 식으로든 업계를 위해서 업계의 발전을 위해서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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