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의 올해 최고 기대작 '오버워치'의 아시아 지역 테스트가 지난 17일부터 시작됐습니다. 오버워치는 지난해 공식 트레일러 영상이 최초로 공개된 이후 줄곧 게이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온 FPS 게임으로 기존 밀리터리 세계관이 아닌 블리자드만의 완전한 퓨전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블리자드의 완전 오리지널 IP라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데 한몫 했습니다. 아직은 섣부를 수 있지만 정식 출시 전임에도 기존 FPS 게임의 판도를 뒤집어 놓을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죠.
그래서 17일부터 아시아지역 테스트가 시작된 오버워치를 즐겨봤습니다. 밀리터리 FPS, 즉 '서든어택'이 국내 최고의 FPS 게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국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오버워치의 가능성은 무엇일지 확인해 봤습니다.
“킬 많으면 이기는 게임은 아니라고 전해라~” 호불호가 명확한 게임 방식
오버워치는 '픽업 앤 플레이(pick-up-and-play)' 방식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무기는 같지만 캐릭터가 달랐던 기존 FPS 게임과는 달리 클래스, 즉 직업이 존재합니다. 일반적인 RPG의 직업과는 조금 다른 관점이지만 각 캐릭터는 수비, 공격, 방어, 지원에 특화된 기술을 갖고 있고 각 맵에 따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대체적으로 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작동 테스트를 포함해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맵의 밸런스를 확인하는 형식으로 테스트가 진행 중입니다. 진행 방식에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이번 테스트에서 제공되는 맵은 모두 거점 점령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거점을 점령하기 위한 공격과 방어로 나뉘어 진행되는 방식, 맵 한 가운데 위치한 진지를 일정 시간 동안 점령한 후 지켜서 승리하는 전통적인 점령전 방식 두 가지를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게임이 똑같지만 오버워치 역시 유기적인 팀 플레이를 기반으로 합니다. 그리나 기존 밀리터리 FPS와는 다르게 실력이 매우 출중한 1인이 다수를 제압할 수 없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각 캐릭터는 하나의 능력에 특화되어 있지만 반대로 다른 한 부분에 있어서는 매우 취약한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간혹 1인 슈퍼 플레이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것은 게임의 이해도와 경험이 그다지 없는 초반부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고 게임을 오래할수록 그리고 레벨이 점차 쌓여갈수록 이런 현상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적어집니다.
서든데스와 같이 생각 없이 즐겨도 되는 것이 아닌 전략적으로 캐릭터를 조합해 플레이해야 된다는 부분은 이 게임의 강점이기도 하지만 명백한 진입장벽이기도 합니다. 또한 킬을 많이 낸다고 팀이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팀이 한꺼번에 움직여 상대방에게 얼마나 큰 대미지를 한 번에 주어 맵이 제시하는 목표를 조금이라도 빠르게 이루냐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플레이 시간도 다른 게임들에 비해 깁니다.
간편한 게임에 익숙해져 있는 유저들이 익숙해지기에는 다소 적응에 시간이 필요한 게임인 것이죠. 사실 출시 전부터 이 부분은 명백하게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고 지적되어 온 부분이지만 이번 테스트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별도의 모드나 콘텐츠는 없었습니다. 색다른 것을 기대했던 기자에게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죠.
신선하고도 식상했던 캐릭터, 밸런스 부분은 아쉬워
캐릭터 전투가 기반이 되는 만큼 캐릭터의 완성도는 게임의 승패를 가를 중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오버워치는 캐릭터 디자인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캐릭터의 스킨, 대사, 승리 포즈, 하이라이트 포즈 등 다양한 수집 요소를 추가해 반복적인 게임 플레이에 나름의 목적의식을 심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외형적인 디자인 외에 캐릭터의 기능적인 디자인 부분은 아직까지는 다듬어야 될 부분이 많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굉장히 중요하고도 어려운 작업입니다. 바로 밸런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부분이기 때문이지요. 하나의 캐릭터를 선택했을 때 얻는 부분과 잃는 부분이 명확해야 하지만 게임을 직접 플레이 하다보면 모든 부분에서 고르게 활용되는 캐릭터가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캐릭터도 있습니다.
그러나 파라, 한조, 메르시, 토르비욘, 시메트라 등 일부 캐릭터의 경우는 스팀에서 서비스 되고 있는 '팀 포트리스2'를 포함해 팀 기반의 슈팅 게임에서 보아왔던 주요 캐릭터들과 매우 유사한 형태의 플레이 경험을 제공합니다.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새로울 것들이 없는 것이죠. 해외에서도 이들 캐릭터에 대한 유사성 부분에 있어서는 한동안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었을 정도로 관심사였습니다. 지금은 논란이 잠잠해지긴 했지만 블리자드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기대했던 유저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밸런스적인 부분에서도 아직 다듬어야 될 부분이 많습니다. 오버워치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에는 격투 게임의 필살기와 똑같은 형태의 궁극기가 존재합니다. 문제는 이 궁극기가 전략적인 요소로 활용되는 것이 아닌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한 위력 위주의 기술에 너무 집중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좋은 전략으로 활동을 하다가도 상대의 궁극기를 잘못 맞으면 5명 전원이 한 순간에 몰살을 당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를 방어하기 위한 방어형 필살기도 있지만 슈팅 게임에서의 방어 능력은 공격 능력보다는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결국 캐릭터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기를 통한 일발역전의 수단으로 활용하게 되는 것이지요. 테스트 기간이고 궁극기에 대한 토론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 부분은 좀 더 전략적으로 다듬어지길 기대해봅니다.
블리자드표 FPS, 첫 인상은 합격점, 앞으로가 더 중요해
사실 블리자드가 내놓는 게임의 품질에 의심을 갖는 게이머들이 많진 않겠지만 이미 한 차례 FPS프로젝트가 종료된 이력이 있는 만큼 오버워치에 대한 불안과 기대가 공존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진행된 테스트에서는 적어도 잘 쏘고 잘 맞는 FPS 게임의 본질은 잘 표현했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팀 기반의 전투를 내세운 오버워치 본연의 매력을 표한하기에 이번 테스트에서 보여준 콘텐츠는 게임의 매력을 온전히 파악하기에는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블리자드가 갖고 있는 메이저 IP에 비한다면 오버워치가 갖고 있는 오리지널 캐릭터들에 대한 매력도 크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입니다. 블리자드의 최고의 무기라고 할 수 있는 IP활용이 없는 상황에서 다른 게임들과 직접적인 경쟁을 펼쳐야 되기 때문이죠. 또 이러한 전략 슈팅 게임에 대한 국내에 대한 낮은 호응도도 앞으로의 흥행을 불투명하게 해주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게임 개발사로 불리는 블리자드의 오버워치, 앞으로 이어지는 테스트에서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오리지널 IP로도 게임을 흥행 시킬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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