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역대 최대 성과를 기록한 ‘지스타 2016’이 지난 19일 폐막했다. 올해 지스타는 ‘게임, 그 이상의 것을 경험하라’는 슬로건에 발 맞춰 신작 온라인, 모바일게임을 포함한 VR/AR 게임들이 대거 공개됐다.
흥행의 지표인 관람객수는 전년도 방문객수인 20만 9천여 명을 넘어선 21만 9천여 명으로 전년대비 약 5%가 증가했다. 투자마켓 역시 지난해 못지않은 상담 실적과 게임기업 채용박람회를 찾는 구직자들도 1800여 명이 몰리며 지난해에 비해 확실한 양적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양적 성장의 이면에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질적 성장이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스타 조직위가 이야기하는 양적인 성장과는 반대로 실제 관람객들의 반응과 바이어, 투자사, 업계관계자들이 말하는 지스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른 점이 존재한다.
게임포커스는 지스타 기간 도중 다양한 관계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이를 바탕으로 한 BTC와 BTB부스의 문제점, 아울러 행사 전체에 대한 문제점을 정리해보았다.
그 많던 업체들은 어디로 갔나... 역성장 기록하고 있는 BTB
BTB를 찾은 유료 바이어는 1일차 1,325명, 2일차 421명, 3일차 156명으로 전년 대비 6.8% 가량 증가한 전체 1,902명을 기록했다. 단순히 바이어들의 숫자만 본다면 훌륭한 비즈니스의 장으로 평가 받을 수 있지만 속내를 좀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약간 다른점이 보인다.
국내와 동남아 지역의 게임 퍼블리싱을 위해 BTB관을 찾은 몇몇 바이어들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직접적으로 올해 지스타 BTB 부스를 평가해달라고 했더니 단번에 ‘비스니스 부스가 아니다’, ‘할 만한 게임이 없다’는 다소 충격적인 대답이 들려왔다.
BTB에 부스를 낸 다양한 기업들의 게임이 바이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게임쇼지만 외국계 회사들의 BTB부스가 눈에 띄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띄었는데 일부 외국계 BTB부스 관계자에게 부스를 낸 이유를 물어보자 자신의 게임을 한국에 출시하기 위해 미팅차 방문했다는 말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에게 상담 실적을 물어보자 “첫날을 제외하고서는 1명~2명 정도가 방문했다. 상담 자체가 안되는 만큼 내년에는 BTB로 입점하지 않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방문객 수를 단순히 시간당 인원으로 환산하면 BTB부스에 방문한 유료 바이어의 숫자는 1일차 : 165명, 2일차 52명, 3일차 19명에 불과한데 이는 BTC만큼은 아니지만 웬만한 규모의 게임 행사장보다 큰 BTB전시장의 규모를 생각해본다면 처참한 수준이다. 양적 성장, 질적 성장 모두 이제는 차이나조이와 동경게임쇼와 직접 비교하기가 어려워진 상황까지 온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업계 관계자는 “거의 매년 꾸준히 BTB에 부스를 내고 있지만 실적을 떠나 올해만큼 사람이 없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바이어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높은 입장권 가격에 비해 게임들의 매리트가 없다는 이야기가 지배적인데 이런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게임 수출은 고사하고 수입 상담조차도 불가능해지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넥슨-소니가 살린 BTC, 적극적인 기업유치 전략과 지역기반 마련해야
최근 열리는 지스타를 일컬어 업계 관계자들은 소위 ‘넥스타’라고 부른다. 그도 그럴 듯이 넥슨은 매년 가장 많은 게임과 가장 큰 규모로 꾸준하게 신작을 관람객들에게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올해는 소니가 콘솔 VR 타이틀을 대거 공개하며 온라인-모바일-콘솔의 균형을 맞췄다.
일반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사나 게임의 전시는 부스 외각에 배치된다. 관람객들의 원활한 이동을 위한 필수불가결의 조치다. 하지만 올해 넥슨 부스는 ‘사이퍼즈’가 전시됐던 LG 부스까지 합해 중앙 대부분을 차지했다. 부스 위치를 의식해서인지 넥슨 부스 자체도 관람객들의 이동을 최대한 배려한 디자인으로 설계가 됐지만 결국 관람객들은 넥슨 부스를 지나기 위해 불편을 겪어야 했다.
조직위원회의 결정사항인지 넥슨의 요구사항이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관람객들은 다양한 신작 게임에 대한 만족감을 표하면서도 동시에 이동에 있어서는 상당히 불편했다고 지적했다.
부스의 개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지스타를 방문한 관람객들 중 상당수가 전시 부스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했다. 관람객들은 부스의 디자인이나 구성이 비슷해 게임사별로 차별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또한 부스의 디자인과 위치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관람객들이 쉬어가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관람객들의 불편사항으로 지적됐다. 지스타는 관객들의 직접 체험이 중심이 되는 행사인 만큼 이 부분에 대한 대처 방안도 필요해 보였다. 관람객들이 쉴 곳이 마땅치 않아 행사장 구석구석에서 쉬고 그 장소에 쓰레기가 쌓여나가면서 행사장 곳곳이 쓰레기로 가득찬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포커스가 만난 한 관람객은 “게임 하나를 시연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을 위한 쉴 공간이 충분하지가 않다. 다음 지스타에서는 이러한 쉬는 공간 역시 충분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끝으로 행사 외적으로 끊임없이 지적된 교통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대다수의 바이어들이나 언론사 관계자들, 업계 관계자들이 주로 해운데 부근 숙소에서 머무르는데 셔틀로 인한 이동에 한계가 있고 유일한 대안인 택시도 복잡한 해운대 진입을 기피해 이동에 많은 불편이 따른다. 여기에 여전히 해운대에 관광객 및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바가지 영업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부산 외에 대안이 없기 때문에 부산에서 개최되지만 지스타 개최를 원하는 다른 지자체들이 교통 문제와 숙박문제, 인접 시설과 문제를 보완해 지스타 개최를 희망하면 다음 심사에서는 부산이 아닌 다른 도시에서 개최될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하다. 꾸준한 게임사와의 협업관계를 유지함과 동시에 지금에 만족하지 않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밝혔다.
부산시가 지금까지처럼 꾸준히 한국 아니 아시아 제1의 게임 도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그리고 또 2017년 지스타 개최도시로 선정되기 위해서라도 해당 문제에 대한 부산시의 해결책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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