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논란, '부루마불'과 '모두의마블' 그리고 원조 '모노폴리'

등록일 2016년12월09일 17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최근 인기 보드게임 '부루마불'의 모바일게임 버전을 개발한 아이피플스가 넷마블게임즈의 인기 모바일게임 '모두의마블'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불거진 국민 보드게임의 저작권 전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저 입장에서야 어차피 땅을 사고 내 땅에 머무른 유저에게 돈을 받는 비슷비슷한 게임이지만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모노폴리와 부루마불, 그리고 모두의마블은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점을 가지고 있다.

게임포커스는 논란이 되고 있는 부루마불과 모두의마블, 그리고 원조 보드게임인 모노폴리를 보드게임을 통해 비교해봤다.

모노폴리


부루마불, 국내 해적판 게임 호텔왕게임(게임의 마스코트, 룰 등 대부분의 내용이 모노폴리와 유사하다)에 영향을 준 해즈브로의 보드게임 '모노폴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독점이 중요한 게임이다.

1933년 출시된 모노폴리는 찰스 대로우가 독과점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 엘리자베스 매기가 출시한 'The Landlord's Game'를 모태로 제작한 보드게임이다.

게임의 기본 방식은 주사위를 던져 자신의 말을 움직여 멈춘 보드의 땅을 사고 그 위에 건물을 올려 땅 값을 부풀리고 상대가 내 땅에 머무르면 돈을 받으며 재산을 축척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마지막 한 명과 은행을 제외한 유저들이 모두 파산해야 게임이 끝나는 식으로 진행된다(물론 보드게임의 특성 상 특정 금액에 먼저 도달하기 등으로 변형 룰 적용이 가능하다).

이 게임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독점이 중요한 게임으로 같은 색깔, 혹은 운송 시설, 공공 기관 등을 독점하면 땅 값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것이 특징이다. 구매 가능한 타일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세금접수처, 찬스, 시작 등의 타일 구성은 현재의 부루마불과 모두의마블 타일 구성에 큰 영향을 줬다. 특히 주사위로 도착하거나 세 번 연속 주사위 더블, 찬스 카드 등으로 도착하게 될 시 3턴간 갇혀 있어야 하는 감옥 타일은 타일의 속성과 주사위 더블이 나오거나 보석금을 내야지 탈출 할 수 있다는 탈출법까지 모두의마블에서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모노폴리는 독점의 수단으로 유저 간의 땅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도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유저는 자신의 턴에 대상을 지정하고 다른 유저와 협상을 통해 자신의 토지를 판매할 수 있으며 운송 수당 등에 도착한 유저가 땅 구매를 거부하면 경매 등을 통해 원하는 유저가 가져갈 수 있어 이 거래는 게임의 난이도를 높이는 요소이자 게임을 이기기 위한 핵심 시스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모노폴리는 그 역사가 긴 만큼 다양한 버전이 출시됐다. 해외에서는 심슨 에디션, 스타워즈 에디션, 헬로키티 에디션, 포켓몬 에디션 등 다양한 IP를 활용한 에디션 버전이 존재하며 국내에서는 일반적인 모노폴리 한국어 번역판 외에도 지폐 대신 카드로 결제하는 '모노폴리 전자카드', 유명 브랜드를 구매하는 '모노폴리 엠파이어'와 보드판과 주사위를 없애고 오로지 카드로만 게임을 진행하는 '모노폴리 딜 카드게임' 등이 존재한다.

원작 보드게임의 인기에 힘입어 모노폴리는 팝캡을 통해 PC 버전이, EA를 통해 모바일게임 버전이 유통되는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 중이다.

'모노폴리' 모바일 버전의 게임 장면

한편 모노폴리도 현재의 모두의마블과 부루마불의 소송과 비슷한 게임 특허권 소송을 1974년 진행한 바 있다.

모노폴리의 특허권 소송이 가장 크게 알려진 것은 랄프 안스팍 교수가 개발한 '안티 모노폴리'와의 특허권 침해 소송을 진행하면서였다. 당시 모노폴리 개발사는 게임의 유사성을 예를 들며 안티 모노폴리와의 특허권 침해 소송을 진행했지만 랄프 안스팍 교수는 모노폴리의 역사를 통해 모노폴리가 갖고 있던 특허권의 문제점 공격에 성공, 이후 모노폴리의 게임성에 대한 특허권은 사라지게 됐다.

이 때문에 현재 모노폴리의 게임 IP를 가지고 있는 해즈브로도 모노폴리의 상표권, 카드 디자인, 게임판 디자인 등의 상표권에 대한 권리 행사만 할 뿐 게임의 특허권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지는 못 한다.


부루마불


1980년대부터 큰 인기를 끌며 국내 한정으로 땅을 사고 파는 게임의 대명사로 굳혀진 보드게임 씨앗사의 대표 게임 '부루마불'은 모노폴리의 룰을 단순화시키고 국내 정서에 맞게 변형한 모노폴리의 아류작이라고 볼 수 있다.

부루마불은 모노폴리의 보드 형태, 토지 구매, 건물 구매, 상대 토지에 머무르면 돈을 지불하는 등의 기본 게임 룰과 게임 형식을 대부분 구현했지만 핵심 시스템 중 하나인 독점 시스템을 배제시키면서 일부 룰을 간소화하거나 삭제해 모노폴리보다는 조금 더 초보자 친화적으로 게임이 바뀌었다. 그러나 그만큼 운에 기대야 하는 요소들이 많아졌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또한 모노폴리와 달리 국내 정서를 반영한 제주도, 부산, 서울과 같은 국내 지명이 들어간 타일과 세금 대신 사회복지기금을 내는 등 일부 요소를 변형해 이 게임만의 스타일을 확립하기도 했다. 아울러, 모노폴리에서 유저의 밝을 묶는 칸 감옥이 부루마불에서는 무인도로 바뀌었고 탈출 방법도 약간 변형됐다. 모노폴리의 경우 유저가 주사위 더블이 안나와도 보석금으로 탈출할 수 있었지만 부루마불은 무조건 주사위 더블이 나오거나 정해진 턴 수를 다 채워야지만 탈출할 수 있는게 특징이다.

초반 출시 당시 가격이 비싸 외면을 받은 부루마불이었지만 가격이 저렴한 소형판이 80년대 후반에 출시된 후 학생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며 씨앗사의 대표 게임으로 거듭나게 된다.

1982년 첫 출시된 부루마불을 포함해 부루마불의 정식 시리즈는 총 3종으로 부루마불, '부루마불 신나는 우주여행', '부루마불 트레이드' 등이 존재한다.

부루마불은 생각보다 PC 게임으로 등장한 경우가 적은데 그나마 도스 시절에는 여러 작품이 나왔으나 윈도우에서는 출시 된 게임수가 적은 편이다. 윈도우 시절 가장 유명한 부루마불 소재의 PC 게임으로는 팬더사의 '블루마블 2: 아프리카 대탐험' 등이 있지만 이 게임은 아프리카가 배경이고 그저 땅을 구매하고 건물을 지어 이용료만 받던 것과는 달리 직접 유저가 구매한 토지에 농장을 짓거나 채광을 해 얻은 품목을 거래하는 등의 무역 요소가 들어가 있어 부루마불의 정식 PC 게임으로는 보기 힘든 편이다.




한편 모바일게임 쪽에서는 피처폰 시절이었던 2003년 '부루마불 2003'을 시작으로 꾸준히 아이피플스의 자회사 엔하프(現 엠앤엠게임즈)가 부루마불 게임을 개발 및 출시하고 있다.

모바일 부루마불은 게임을 패키지로 파는 것이 대세였던 피처폰 시절부터 서비스가 된 만큼 게임 자체를 패키지로 판매하고 과금 요소는 게임 말 등 구매에만 적용했다. 주요 UI 구성은 시리지 초창기에는 피처폰에 최적화 한 세로가 긴 형태로 제작됐고 부루마불 2013은 가로 형태, 원작 그래픽을 최대한 살린 '부루마불Plus'는 세로 UI를 선보여 시리즈 정통성을 살리기도 했다..

한편, 보드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넘어오면서 추가된 시스템도 일부 있다. 특히 그 중 '부루마불 2013'은 주사위를 굴려 보드판을 6칸 이동하면 하나씩 획득할 수 있는 '마블볼'은 모바일게임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시스템이다. 이 마블볼은 유저가 보유한 숫자에 따라 기본 주사위(2개), 싱글 주사위, 트리플 주사위, 스페셜 주사위 등 던지는 주사위를 고를 수 있으며 상위 등급의 단계의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골드는 물론 마블볼도 필요하므로 마블볼의 관리가 매우 중요한 편이다.

또한, 모노폴리는 물론 보드게임 형태의 부루마불에서도 볼 수 없었던 '랜드마크'가 모바일 보드게임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기존 부루마불에서 최고 등급의 건물인 '호텔'의 상위 등급 건물 '랜드마크'는 각 도시를 상징하는 건물이 지어지는 것은 물론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어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이 랜드마크가 '부루마불'이 '모두의마블'에 표절 소송을 건 요소가 됐다.


모두의마블


앞서 두 개의 게임이 보드게임에서 시작했다면 모두의마블은 당시 CJ E&M넷마블(現 넷마블게임즈)가 PC 온라인게임으로 먼저 출시한 보드게임이었다.

출시 당시 부루마불을 모티브로 제작했다는 점과 '추억의 보드게임이 온라인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강조한 모두의마블은 익숙한 게임성으로 시장에 안착 PC 온라인 보드게임 최초로 당시 온라인게임 순위 차트에서 10위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모두의마블은 두 게임보다 한참 뒤에 출시된 후속주자인 만큼 모노폴리와 부루마불의 두 게임의 장점을 최대한 흡수하며 높은 게임성을 자랑했다.

먼저 모노폴리에서는 독점 시스템을 가져와 같은 색상의 땅을 소유하면 독점 효과로 인해 돈을 더 받을 수 있고 독도, 하와이, 푸켓 등 섬 관광지를 두 개 이상 획득 시 2배수로 독점 효과를 받을 수 있다는 요소를 게임에 적용시켰다.

물론 독점 시스템을 차용하긴 했지만 일부 요소는 다르게 적용된 부분도 있다. 우선 모노폴리에는 없던 독점 승리 시스템을 추가해 독점의 중요도를 높였다. 모두의마블의 독점 승리 방법은 총 3개로 컬러 독점을 세 곳 이상 소유하면 승리하는 '트리플 독점', 게임 판에 존재하는 네 개 라인 중 한 라인의 도시를 모두 소유하면 승리하는 '라인 독점', 섬 관광지와 해변 관광지를 모두 소유하면 승리하는 관광지 독점이 바로 그 것이다.

각각의 독점은 종류에 따라 게임 머니 획득률도 다르고 자신을 제외한 모든 유저들을 파산시키는 것 보다 빠르게 게임을 종료시킬 수 있어 모노폴리보다 중요도가 높은 편이다.

한편, 부루마불에서는 부루마불 2013을 서비스 중인 아이피플스가 주장한 부분인 30턴 제한, 제주, 서울 등 국내 정서를 고려한 타일 명을 포함해 무인도, 우주여행 등의 일부 타일 명과 부루마불 모바일게임에서 최초로 등장랜드마크 시스템 등을 적용해 이미 어릴 적부터 부루마불에 익숙해진 성인은 물론 보드게임에 한창 관심을 가질 청소년들에게 어필했다.

물론, 넷마블은 30턴 제한을 제외하고 부루마불의 이런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오지는 않고 크고 작은 변화를 주어 자신의 게임에 최대한 맞추기 위한 노력을 했다.

먼저 부루마불과 동일한 이름을 가진 서울 타일의 경우 건물 건설이 불가능한 부루마불과는 달리 모두의마블에서는 건물 건설이 가능한 점, 우주여행 시스템이 존재하지만 부루마불에 존재하는 '콜럼버스 호' 타일을 제거 누구나 은행에 골드를 지불하고 우주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해 차이를 주었다.

또한 콜럼버스 호를 포함한 운송 수단 타일이 없어진 대신 그 자리에 섬 관광지 타일을 배치 관광지 독점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부루마불과 마찬가지로 호텔 건물 상위 등급의 건물인 '랜드마크'는 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모두의마블만의 독자적인 거래 시스템과 맞물리는 효과를 부여해 조금 더 활용 가치를 높였다.

토지 거래 시스템은 모노폴리에서도 주요 게임 시스템이긴 하지만 모두의마블과 모노폴리의 거래 시스템은 방법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부루마불에는 유저 변칙 룰에서는 존재할 수 있으나 기본 적으로는 없는 시스템이다). 모노폴리의 경우 자신의 턴에 한 유저를 지목하고 그 유저와 자신의 땅 혹은 상대의 땅을 가지고 거래하면서 가격 및 조건을 협의하고 거래가 진행되지만 모두의마블은 유저가 먼저 다른 유저의 도시에 도착해 주인에게 임대료를 지불한 후 주인이 구매한 금액보다 더 비싸게 도시를 인수하는 식으로 유저간의 토지 거래가 가능한 것이다. 토지 인수는 호텔까지의 건물이 건축된 토지만 가능하며 랜드마크가 지어진 도시는 인수가 불가능해 자신의 도시를 방어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 바로 랜드마크인 것이다.

모두의마블이 지닌 모노폴리와 부루마불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PC 버전과 모바일 버전 모두 4명의 실시간 대전 플레이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모노폴리와 부루마불의 PC 및 모바일 버전은 AI와의 게임이 주요 플레이 콘텐츠이지만 모두의마블은 PC, 모바일 모두 최대 4인의 유저가 실시간으로 대결하는 것이 주요 콘텐츠 플레이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원 소스가 보드게임인 모노폴리나 부루마불이 기존 보드칸에 변형을 주기 위해서는 보드게임을 새로 짜야 해 후속작 출시가 오래 걸리는 반면 모두의마블은 시작이 PC 게임이었던 만큼 맵의 추가가 자유로운 편이기 때문에 현재 월드 맵, 한국 맵, 놀이동산 맵, 우주 맵 등 새로운 맵의 추가 속도는 두 작품이 따라가기 힘들정도로 빠르다. 이로 인해 부루마불 모바일게임이 1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보유한 맵의 수가 모두의마블 모바일 버전보다 부족한 이유도 바로 이 이유이다.

게임의 판매 방식도 앞서 소개한 두 개의 게임이 모바일게임 자체를 유료로 판매하는 것과 달리 모두의마블은 프리 투 플레이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과금 요소는 앞선 게임보다 월등히 많은 편인데, 유저의 말판으로 사용하는 캐릭터 카드 외에도 주사위, 보조장비 등 유저가 승률을 높이기 위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은 것도 이 게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넷마블게임즈는 지난 2014년 모바일게임 인기에 힘입어 모두의마블 기본 맵인 월드 맵을 기준으로 한 실물 보드게임을 출시했으며 그 다음에는 테마파크 맵을 소재로 한 모두의마블 테마파크를 출시해 시장을 넓혔다. 특히 모두의마블 보드게임 버전에는 게임의 인기 캐릭터인 데니스, 슬기 등 모두의마블의 대표 캐릭터가 게임 말로 등장하는 것은 물론 독점 시스템, 랜드마크 시스템 등 게임의 기본 시스템을 적용해 기존에 게임을 즐긴 유저들이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게임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재화 다이아 쿠폰까지 들어가 있어 기존 모두의마블 유저를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눈길을 끌며 장기간 꾸준히 동종 장르 1위를 지킨 부루마불과 경쟁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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