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레드5 스튜디오(이하 레드5)가 웹젠을 미 캘리포니아 주법원에 웹젠의 계약 중재를 지난 24일 요청했다. 이와 함께 파이어폴의 퍼블리싱 계약 불이행, 마케팅비 미지급 등을 이유로 500만 달러의 보상도 함께 요구했다.
업계는 레드5와 웹젠의 본 상황에 대해 '이미 과거부터 예상되어 왔던 것이다'라는 반응이다. 레드5 측이 웹젠 측에 북미와 한국의 동시 런칭을 권유하며 대화를 시도했지만, 웹젠은 이에 대해 자사 라인업 공개 순서와 현지화 소요시간 등을 이유로 레드5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양 사는 '소통'을 놓고 서로 상반된 입장을 보여 왔으며 결국 갈등은 정점을 찍었다. 게임포커스는 양 사가 그간 겪어 온 갈등과 분쟁의 과정이 어떠했는지 살펴봤다.
레드5, 최후의 방법 꺼내다
과거부터 레드5는 웹젠 측에 국내를 포함한 타국가 서비스 실시를 요구해 왔다. 하지만 웹젠은 현지화를 이유로 계속 서비스를 연기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파이어폴'의 전세계 판권은 웹젠이, 북미와 유럽은 레드5가 갖고 있다.
레드5의 마크 컨 대표는 3월 30일 방한해 웹젠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계약 당시와는 경영진이 달라져서 그런지 과거와는 다른 관계를 갖게 된 듯 하다"라고 말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마크 컨 대표는 웹젠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파트너사 변경에 대한 가능성을 물었을 때도 '현재로서는 없다'며 웹젠을 신뢰하고 있었으며 북미와 한국에서 동시에 론칭하고자 노력해 왔다.
레드5는 웹젠이 '파이어폴'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아 국내에서 인지도가 거의 없다고 주장하며, 최근 '파이어폴'과 관련된 다양한 보도자료, 동영상을 배포했다. '퍼블리셔가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으니, 우리라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웹젠은 퍼블리셔의 권한을 침해했다며 레드5 측에 유감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레드5와 웹젠, 전혀 소통이 없었나?
그렇다면, 퍼블리셔인 웹젠과 개발사인 레드5 스튜디오는 전혀 소통이 없었을까? 그들의 말에 의하면 굉장히 원활하게 해왔다고 하지만, 이러한 결과를 미루어 보았을 때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거나, 아니면 아예 상대방의 얘기를 듣고 있지 않다고 보여진다.
웹젠 측은 '파이어폴 전문 TF팀을 구성해 레드5와 협의하고 있다'며 '파이어폴'에 대해서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 달에 한 번 혹은 격주로 미팅을 갖고 있으며, 최근 '파이어폴' 론칭과 관련해 설립된 레드5 스튜디오의 한국지사인 '레드5 코리아'를 통해 보다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레드5 측은 위에서도 밝힌 게임정보 소개나 홈페이지 등 기초적인 부분조차 알리고 있지 않다며 퍼블리셔의 소홀함을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지사인 레드5 코리아도 지사 측에 어떠한 언급이 없었다며 웹젠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 서비스 시기에 대해서도 웹젠 측은 '알렸다'고 하고, 레드5 측은 '전달받은 바 없다'고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레드5의 마크 컨 대표가 지난 3월 30일 방한했을 당시, 그는 "웹젠 측이 서비스 시기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아 북미와 동시 서비스하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웹젠 측은 "사실과 다르다. 분명히 밝혔다"며, "기본적으로 국내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현지화' 작업이 필수이다. 단기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기를 맞추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로 전혀 다른 대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레드5 코리아 측은 웹젠 측에 현지화 부분에 대해 "파이어폴의 최신 빌드가 갱신될 때마다 지속적으로 웹젠 측에 보냈다. 또한 현지화 및 운영툴까지 우리가 직접 제작해 웹젠이 빠른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으나, 웹젠은 이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이었다"라고 말했다.
양사 갈등 심화, 레드5의 독자적 활동 시작
레드5의 마크 컨 대표가 방한한 다음 날인 1일, 웹젠은 '파이어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웹젠은 "파이어폴에 대한 기대와 지원은 2006년 개발 초기부터 현재까지 변함이 없다"며, "양사의 입장 차이는 현지화에 대한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과 기술적 협의를 거쳐 원만한 결과를 도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언론의 논란에 대해 해명하기 위한 것일 뿐, 레드5와 구체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레드5 코리아가 2주가 조금 안돼서 '파이어폴'의 첫 번째 영상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파이어폴에 대한 개발 과정에 대한 상세한 소개가 들어있어, 그간 알리지 못했던 부분을 레드5가 나서서 알리겠다는 레드5의 의지가 담겨있었다.
이우영 레드5 코리아 지사장은 "앞으로도 북미 공식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는 개발 일지와 같은 최신 정보들을 한글 번역뿐만 아니라 각종 동영상 자료들도 한글 자막을 넣어 한국 게이머들이 쉽게 우리말로 이해할 수 있도록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레드5의 '파이어폴' 영상은 지난 13일 개발자 비디오 일지를 통해 추가로 공개됐다.
웹젠이 밝혔던 커뮤니케이션이 이후에도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레드5의 이후 행동에서 보다 명확히 드러났다. 레드5 코리아는 지난 5월 9일 '파이어폴' 관련 정보를 한국어로 제공하는 웹페이지를 직접 제공한다고 밝혔다. 웹젠 측에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웹젠이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자 직접 웹페이지를 개설한 것이다.
'파이어폴' 한국어 웹페이지는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일반에 공개된 스크린샷 및 아트웍, 컨셉 아트, 동영상 등 콘텐츠가 담겨있으며, 레드5는 향후에도 본 웹페이지를 통해 한국 유저들에게 최신 정보를 빠르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레드5는 웹젠과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자, 오는 7월 중국에서 열리는 '차이나조이 2011'에 레드5 스튜디오 이름으로 '파이어폴' 단독 부스를 출전한다고 밝혔다. 양사의 갈등이 고조에 이른 것이다.
웹젠, 재정악화를 이유로 파이어폴 서비스 포기?
웹젠이 외부에 밝힌 입장과는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웹젠이 재정 악화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웹젠이 '파이어폴'에 대한 마케팅 비용을 지불할 만한 재정적인 여력이 없으며, 자체적으로 어려운 부분을 복구하기 위해 '파이어폴'을 포함한 자사가 퍼블리싱하는 게임을 묶어 이관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웹젠의 실적을 보았을 때 웹젠에 대한 이러한 주장들은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웹젠은 1분기 영업수익 132억 원(매출 129억 원), 영업이익 9억 원, 당기순손실 6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지난 2월 인수한 이미르 엔터테인먼트의 실적이 일부 반영된 것이며 이 부분을 제외하면 순수 웹젠의 영업수익은 101억 원, 매출액 96억 원, 영업손실 0.7억 원, 당기순손실 13억 원이 된다.
게다가 4월 구조조정까지 실시하며 일부 직원을 감소하기도 했다. 이는 기존 게임에 대한 매출 감소 및 신작 온라인 게임 부재의 영향까지 겹친 탓이다.
웹젠, 2차 공식입장 해명하나
현재 레드5는 웹젠의 무반응에 대해 퍼블리셔 의지가 없다고 판단, '파이어폴'에 대한 활동을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웹젠의 '파이어폴' 계약 중재를 미 캘리포니아 법원에 요청해 법적으로 퍼블리셔 관계를 정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웹젠은 오늘(28일)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답했다. 지난 4월 1일 이후 약 석달여 만에 두 번째 입장을 밝히게 된 것이다.
만약 지난 번과 같이 불확실하게 입장을 밝힌다면 레드5 측을 비롯한 외부에서는 더 이상 레드5 게임에 대한 퍼블리싱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따라서 웹젠은 '파이어폴'에 대한 내부 진행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해 레드5 측에 이해를 구해야 양사가 더 이상의 법적인 분쟁이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업계는 레드5 역시 웹젠에 대한 끈을 놓아서는 안되며, 법적인 진행은 웹젠의 공식입장을 통해 '파이어폴' 퍼블리싱 의사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날 경우 진행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과연 웹젠이 어떠한 입장을 밝힐지, 또한 입장에 따른 레드5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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