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플랫폼, 국가까지 공통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두 게임이 만났다. 바로 X.D. 글로벌의 '소녀전선'과 네오위즈의 '디제이맥스'다.
사실 지난해 '지스타 2017' 현장에서 콜라보레이션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두 게임을 모두 좋아하는 입장에서 기쁜 마음과 의문이 동시에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두 게임은 전략 시뮬레이션과 리듬게임으로 장르 자체가 다르다. 또 명확하고 깊은 스토리라인과 설정을 가진 '소녀전선'과 달리, '디제이맥스'는 리듬게임 특성상 몇몇 BGA를 통해 짧은 이야기가 전개될 뿐이다.
특히나 '소녀전선'의 입장에서 '디제이맥스'의 콘텐츠와 설정을 어떻게 녹여낼 것인지 매우 궁금했다. 음원을 활용하는 것은 사실상 당연한 것이었지만, 콜라보레이션의 핵심인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대규모 이벤트 '딥다이브'와 메인 스토리 등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했던 '전자전' 훈련 설정과 '디제이맥스'를 상당히 잘 엮어냈다. 특히 시리즈의 부활을 알린 '디제이맥스 리스펙트'의 메인 캐릭터인 '클리어'와 '페일'을 스토리 상에서 적극 활용하면서 더욱 의미 있는 콜라보레이션을 완성했다.
잊혀지는 캐릭터가 없도록... '콜라보' 통해 재조명
사실 '소녀전선'에는 200종이 넘는 캐릭터가 존재하는 만큼, 몇몇 캐릭터들은 성능이 좋지 않아 자연의 법칙(?)에 따라 잊혀지거나 유저들 사이에서 비인기 캐릭터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2~3성 전술 인형들은 'TMP'와 같이 독특하고 뛰어난 몇몇을 제외하면 스토리 상에서 활약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카팀은 이를 의식한 듯, 이전부터 서브 스토리와 '카페'를 통해 볼 수 있는 스킨 스토리, 이번 콜라보레이션 이벤트 스토리 등을 통해 메인 스토리의 주인공인 '404' 소대나 '안티레인' 소대 외에도 다양한 캐릭터들의 설정을 선보였다.
실제로 이번 콜라보레이션에서도 육성 우선순위가 낮은 'AEK999'와 '1샷건+3머신건' 조합에 주로 쓰이는 'Mk23'보다 하위 호환인 '썬더'가 이번 콜라보레이션 스토리의 주인공 소대인 'ATK'의 멤버로 등장해 멋진 모습을 보여주면서 재조명 받았다. 특히 '썬더'는 'M950A'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많은 유저들의 커플링 지지를 받았다는 후문.
이렇듯 캐릭터의 설정을 어필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탄탄한 설정을 토대로 유저들의 2차 창작이 이어지고, 이는 게임의 수명과 인기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되면서 선순환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기조가 계속되기를 개인적으로 희망해본다.
신경 쓴 티가 '팍팍' 나는 콜라보레이션
한편, 적재 적소에 활용된 '디제이맥스' 음원들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전역의 이름을 스토리와 연관 지어 '디제이맥스'의 음원 이름을 활용한 것부터, 'M950A'와 '썬더'가 처음 '포터블' 세상에 발을 들여놓은 후 함께 듣는 'Only for You'와 스토리의 클라이맥스에서 흘러나오는 '글로리 데이' 어쿠스틱 버전 등 전체적으로 BGM에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난다. '디제이맥스'를 오래 전부터 즐겨온 입장에서 매우 반갑고 감동적이었다.
이와 함께 게임 내적인 완성도도 개선됐다. '헌팅레빗'을 제외한 대규모 이벤트들은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편에 속했다. 이러한 난이도 인플레이션은 '특이점'에서 정점을 찍었는데, 특히 '특이점'의 히든 맵 '말벌집'은 20만점 확정 보상만 획득하고 재도전을 하지 않는 유저들도 상당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콜라보레이션에서는 이러한 난이도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해결된 모습이다. 4링크 2제대정도만 있어도 스토리를 즐기고 손쉽게 '리스펙트 왕관'을 획득할 수 있는 노멀 난이도, 고수 유저들을 위한 맥시멈 난이도로 명확히 구분되어 있어 자신의 제대 육성 수준에 따라 취사선택이 가능해졌다. 게임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 유저들도 콜라보레이션 콘텐츠들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다만 다소 빡빡한 '리스펙트 왕관' 획득 기간은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콜렉팅 게임인 만큼 수집품을 하나라도 놓치게 되면 'HOXY…?' 소리를 듣기 십상인데, '리스펙트 왕관'을 획득할 수 있는 기간과 이벤트 기간이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모든 보상을 얻으려면 매일 접속해 이벤트 지역을 돌아야 하기 때문에 피로도를 누적 시킨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미 며칠 정도 파밍을 하지 못했다면 우선순위가 낮은 '작전 보고서'를 포기하자.
이것이 콜라보레이션이다! - 희망편
글 초반부에 이미 적었듯이 장르도, 플랫폼도, 심지어 개발사의 국가까지 다른 두 게임의 콜라보레이션은 업데이트 전까지만 해도 궁금증 반, 불안 반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 특히 '디제이맥스'는 리듬게임이기에 별다른 핵심 스토리도, '클리어'와 '페일' 그리고 '엔비 레인저' 등 몇몇 BGA 속 캐릭터들을 제외하면 내세울만한 캐릭터도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풀어나갈지 걱정이 많았다. 더불어 콜라보레이션 업데이트 전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 때문에 관련 팬덤은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미카팀은 이러한 걱정을 보란 듯이 불식시켰다. 초보 유저들과 고수 유저들을 모두 아우르는 난이도 조절, '디제이맥스' 시리즈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 높은 수준의 일러스트와 탁월한 BGM 선정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콜라보레이션이라고 평하고 싶다.
몇몇 사소한 아쉬운 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기자처럼 '소녀전선'과 '디제이맥스' 모두를 좋아하는 유저에게는 이번 콜라보레이션이 말 그대로 '콜라보, 그 이상의 콜라보'로 다가올 것 같다.
| |
| |
| |
| |
|
관련뉴스 |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