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드래곤과 함께 떠나는 '겜캉스', 세가퍼블리싱코리아 '리틀 드래곤즈 카페'

등록일 2018년09월11일 14시40분 트위터로 보내기



 

최근 몇 년간 여름에는 '호캉스'가 인기였다. '호캉스'는 '호텔'과 '바캉스'를 조합한 단어로,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피서지를 피해 호텔로 휴가를 떠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호텔에 장기간 숙박할 비용을 마련할 여유가 없거나 마땅히 휴가를 떠날 시간을 마련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호캉스' 역시 그림의 떡.

 

'호캉스'마저 포기해 아쉬운 게이머들이라면 세가퍼블리싱코리아가 플레이스테이션4와 닌텐도 스위치로 발매한 어드벤처 게임 '리틀 드래곤즈 카페'를 통해 게임에서라도 휴가를 떠나는 기분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리틀 드래곤즈 카페'는 '목장이야기'로 유명한 와다 야스히로가 개발한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어머니의 뒤를 이어 자연 속의 카페를 운영하는 주인공이 되어 드래곤을 키우는 한편, 레시피를 찾아 카페를 운영해야 한다.

 

따뜻한 분위기와 이야기로 '힐링'하자

 



 

'리틀 드래곤즈 카페'의 가장 큰 특징은 원색을 활용한 파스텔 풍의 그래픽이다. 캐릭터를 비롯해 게임의 주 무대가 되는 카페의 배경이나 핵심 콘텐츠인 요리의 경우에도 종이에 그린 그림을 오려 붙인 듯한 그래픽으로 표현되어 있다. 여기에 색연필로 칠한 듯한 색감을 통해서도 '리틀 드래곤즈 카페'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큰 갈등 없이 평화롭게 흘러가는 스토리 역시 게임의 장점이다. 게임 초반 알 수 없는 병으로 인해 어머니가 카페를 운영할 수 없게 되면서 주인공인 두 남매가 카페를 대신해서 운영하게 된다. 여기에 수수께끼의 노인이 어머니의 병을 고치기 위한 방법으로 아기 드래곤을 데려오게 되고, 게임을 진행하면서 여러 사람들이 카페를 찾고 함께 일할 직원들이 생겨난다는 것이 '리틀 드래곤즈 카페'의 주된 스토리.

 



 

최근 대부분의 게임들이 무자비한 빌런이나 그 뒤에 숨겨진 거대한 음모 등 다소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는 상황에서, 따스한 자연 풍경과 함께 친구들을 만들어가며 카페를 운영하는 '리틀 드래곤즈 카페'의 밝고 따뜻한 이야기를 통해 지친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이 부족한 요즘 '리틀 드래곤즈 카페'는 온 가족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게임의 진짜 주인공은 '드래곤'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것은 두 남매이지만, 게임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제목처럼 '드래곤'이다. 게임 초반 알에서 부화한 아기 용은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성장하게 된다. '드래곤'이 성장함에 따라 '드래곤'을 타고 날아다니거나 길을 가로막는 바위를 파괴하는 등 보다 먼 세계를 탐험할 수 있어 '드래곤'의 성장에 따라 달라지는 게임 플레이가 인상적이다.

 

'드래곤'과의 소통도 게임의 주된 콘텐츠다. 게임 플레이 중간중간 '드래곤'을 불러 머리를 쓰다듬는 것이 가능하며 '드래곤'에게 나만의 이름을 붙여주는 것도 가능해 애완동물을 기르는 감각으로 '드래곤'을 성장시킬 수 있다. '드래곤'은 성장을 위해 요리를 먹어야 하는데, 먹는 요리의 종류에 따라 '드래곤'의 색이 변하는 것도 재미 포인트 중 하나. 게임을 진행하면서 어느새 '드래곤'에 정을 붙인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시도들

 



 

한편, '리틀 드래곤즈 카페'에서는 최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개발진의 시도들을 엿볼 수 있었다. 게임의 핵심 콘텐츠인 '요리'의 경우 리듬게임의 형태로 진행된다. 얼마나 정확하게 박자를 맞춰 버튼을 누르는가에 따라 요리의 완성도가 결정된다. 특히 요리마다 다른 스타일의 박자를 제공하거나 노트의 패턴이 다른 점도 인상적이다.

 

시뮬레이션과 RPG가 결합된 게임 시스템도 새로운 시도다. 게임의 핵심 콘텐츠는 카페에서 요리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를 수급하는 것으로, 카페에서 가꾸는 밭에서 재료를 가꾸고 수확하는 것은 물론 직접 필드를 돌아다니며 재료들을 모아야 한다. '드래곤'이 성장함에 따라 때로는 야생동물들과 전투를 벌이기도 하며 물고기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미니게임 형식의 낚시를 하기도 하는 등 하나의 게임 안에서 최대한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단순 반복에 가까운 게임 전개는 아쉬워

 



 

요리, 경영, 채집이라는 콘텐츠에서 최대한 다양한 방식의 플레이를 제공한다는 점은 좋았지만, 게임의 전체적인 진행이 단순 반복에 가까운 점은 아쉽다. 게임의 스토리는 카페를 경영하며 '드래곤'의 성장치에 따라 진행된다. 게임 중간중간 저마다 사연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는데, 플레이어는 이들의 고민을 맛있는 요리를 통해 해결하게 된다.

 

문제는 이 패턴이 게임 후반까지 이어진다는 것. 손님이 없는 시간에는 침대에서 자고 일어나 밖에 나가 재료를 수급하는 것이 전부다. 카페의 직원이 늘어나면 경영도 직원에게 대부분 일임하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역할은 재료를 수급하는 것에 그친다는 점도 아쉽다. 카페 경영 역시 스토리 진행을 위해 별 수 없이 하게 되는 만큼, 같은 패턴의 게임 플레이를 반복하면서 게임을 계속 플레이해야 할 동기를 느끼지 못했다.

 



 

재료를 수급하고 요리를 하면서 카페를 경영하는 게임 특성상 맵을 이동하는 경우가 잦음에도 로딩이 빈번한 점도 아쉽다. 카페에서 밖으로 나가는 경우는 물론, 인물과의 대화를 진행하거나 위의 층으로 이동하는 경우에도 빠지지 않고 로딩이 진행된다. 로딩 시간도 긴 편이라 게임의 흐름이 끊긴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양한 시도 돋보여, 차기작에서는 발전한 모습 기대한다

 


 

'목장이야기'의 아버지라 불리는 와다 야스히로가 개발에 참여한 만큼, 출시 이전부터 '리틀 드래곤즈 카페'는 많은 기대를 모은 바 있다. '목장이야기'의 핵심 개발자가 참여한 만큼, 특유의 전원일기 같은 평화로운 분위기와 파스텔 톤의 색감, 가벼운 게임성에서는 분명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제한된 콘텐츠 내에서 최대한 다양한 플레이 방식을 제공하는 시도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시도와는 별개로 각 콘텐츠의 완성도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동일한 게임 플레이 패턴이 반복되는 것 이외에도 게임 자체의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게임 후반부로 갈수록 유저들이 지친다는 점은 분명 개선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잦은 게임 내 로딩 역시 플레이 흐름을 끊는 주범. 차기작에서는 '리틀 드래곤즈 카페'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다양한 콘텐츠 못지 않은 깊이를 제공하길 기대한다.

 

2018년 상반기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에서 발매된 대부분의 타이틀이 어두운 분위기나 코어한 게임성을 지니고 있는 상황에서, 온 가족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이 플레이스테이션을 통해 오랜만에 발매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첫 작품은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다양한 시도를 엿볼 수 있었던 만큼 와다 야스히로의 차기작이 보다 완성도 높은 게임을 통해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의 '동물의 숲'으로 남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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