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서 그래픽이나 게임성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UI지만, 게임을 개발하는 입장에서 가장 까다로운 것 역시 UI다. 일반적으로 UI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리소스를 제작하는 아티스트 이외에도 이를 게임 내에 적용하고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프로그래머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러나 리소스를 만드는 구성원과 이를 적용하는 구성원이 다르다보니 개발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지는 일도 많다.
이에 넥슨코리아 원스튜디오의 박성철 선임 디렉터가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9(NDC 2019)'를 통해 'UI는 누가 붙여야하나? - 디자이너에게 UI 돌려주기'를 주제로 UI 제작 공정의 개선 방안을 소개했다. 그는 과거 MMORPG를 주로 개발해왔으며, 언리얼이나 유니티 등 게임 제작 툴이 보급되기 이전부터 자체적인 UI 제작 툴을 개발할 정도로 효율적인 UI 개발 공정에 대해 고민해왔다.
박성철 디렉터가 끊임없이 UI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굳이 이렇게 할 필요까지 있을까 싶겠지만, UI를 개선하는 것은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아티스트에게 책임과 권한을 돌려주는 것이 UI 공정 개선의 핵심
기존의 UI 제작 공정에서 기획자는 먼저 UX를 기획하고, 아티스트가 리소스를 제작하게 된다. 이후 프로그래머가 기능을 구현하고 UI를 적용하게 되는데, 기능적인 문제가 아닌 UI의 폭이나 색상 등 표현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프로그래머가 이를 처리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결국 아티스트가 문제를 확인하고 다시 새로운 리소스를 제작해 프로그래머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불편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박성철 디렉터는 기존의 UI 공정에서 책임은 아티스트에게 있지만 정작 권한은 프로그래머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UI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래머와 아티스트 사이의 소통으로 인해 긴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기획자의 입장에서도 UI를 전면 개선하는 것이 어려운 것. 그는 "비효율적인 UI 공정으로 인해 게임이 더 좋은 UI를 가질 기회를 잃게 된다"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UI 개발 과정에서는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해 미리 리소스의 위치나 크기, 폰트 등을 담은 'UI 목업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지만, 포토샵을 기준으로 작성된 이미지의 좌표와 게임엔진에서 사용하는 좌표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목업 이미지'로도 정확한 소통을 하기 어렵다. 특히 처음에는 아티스트의 기준에 맞춰 작업이 진행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프로그래머 개인의 감각이 적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박성철 디렉터의 설명이다.
그는 이런 UI 공정을 개선하기 위해 아티스트에게 UI 적용 과정을 넘겨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철 디렉터가 제시한 개선안에서는 프로그래머 대신 아티스트가 UI를 적용하게 된다. 단, 프로그래머가 구현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아티스트가 목업 UI를 제작하고 여기에 리소스를 입힐 필요가 있다. 박성철 디렉터는 "아티스트가 프로그래머에게 의존하지 않고 프로그래머 역시 아티스트에게 의존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UI 공정 개선을 위해서는 아티스트가 UI를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철 디렉터는 UI의 역할을 '화면 내 정보를 보여주는 것(프레젠테이션)', '유저의 조작에 따라 화면을 전환하는 것(내비게이션)', '게임 내에서 서버와의 통신이 필요한 채팅 등의 시스템(오퍼레이션)' 세 가지로 나누고, 이중 '프레젠테이션'과 '내비게이션'을 아티스트가 담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아티스트는 자신이 생각한 것을 게임 내에 직접 구현할 수 있으며, 서버와의 통신이 필요한 기능에 대해서는 프로그래머와 협업해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박성철 디렉터는 "프레젠테이션과 내비게이션의 경우, 유저의 조작에 따라 게임 내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아티스트가 직접 해결할 수 있다"라며 "채팅 시스템 등 프로그래머의 개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양측의 협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박성철 디렉터는 이처럼 아티스트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한 UI 공정을 '탱고파이브'와 '파이널판타지11 리부트 프로젝트'에 도입해 보다 효율적인 개발을 진행한 바 있다. 그는 "원스튜디오의 모토는 빠르고 효율적인 작업이다"라며 "더 빨리 만들면 더 자주 확인할 수 있어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 기회를 얻을 수 있다"라며 효율적인 공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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