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전쟁'으로 연타석 홈런, 클래게임즈 정희철 대표 "한국 게임산업의 단단한 '허리'가 되고 싶다"

등록일 2019년05월07일 16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투자금이 없었다면 오늘의 클래게임즈는 없었을 겁니다. 그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껴봤기에 우리도 능력 있는 스타트업들을 최대한 도울 수 있는 탄탄한 중견 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2013년도에 설립해 올해로 설립 6년차를 맞은 클래게임즈를 게임포커스가 찾았다. 열쇠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CLE'와 2004년 설립돼 피처폰 시장을 주름잡았던 클래게임즈의 전신 '모비클'에서 이름을 따온 클래게임즈는 오랜 경력의 개발자들이 함께하고 있는 실력있는 모바일게임 개발사.

 

여타의 회사가 그러하듯 클래게임즈 역시 창업 후 개발 자금 마련이 가장 큰 숙제였다. 쉽게 해결되지 않는 자금 문제로 고민하던 그 때 이들의 개발능력을 높게 평가한 컴투스가 클래게임즈에 투자를 결정하면서 보다 안정적인 상황에서 개발을 진행할 수 있게 됐고, 컴투스의 투자자금은 지금의 클래게임즈로 성장할 수 있게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절치부심 만들어낸 이들의 첫 번째 모바일게임인 '소울시커'는 큰 성공을 거두며 클래게임즈에 날개를 달아줬다. 특히,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발생할만큼 글로벌에서의 인기가 높았고 수백 억 원 대의 매출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적을 바탕으로 클래게임즈는 지난해 SLG 장르의 두 번째 모바일게임 ‘문명전쟁’을 출시했다. 고도로 심화된 RPG, MMORPG 시장에서 틈새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SLG 시장을 겨냥한 문명전쟁은 출시와 함께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지금까지 순조로운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클래게임즈는 소울시커의 IP를 활용한 정식 후속작인 ‘소울시커 R’과 문명전쟁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또 한번 자신들의 개발력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조용하지만 탄탄하게 체력을 기르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포커스는 클래게임즈의 정희철 대표, 함용주 사업팀 매니저와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RPG를 만들어 성공했던 회사가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고 볼 수 있는 SLG를 개발했다. 성공한 게임의 후속작을 전혀 다른 장르로 만들기에는 결정부터 과정까지 쉽지만은 않았을것 같은데

안그래도 처음 개발을 결정했을 때 수집형 RPG를 개발한 회사가 수익성도 좋지 않은 SLG를 왜 만드냐는 질문을 상당히 많이 받았었다.

 

모바일게임 시장의 흐름을 볼 때 시장의 경쟁이 심화될수록 소수의 게임이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경쟁이 치열해 질 수록 하이 리스트, 하이 리턴의 게임 보다는 리치마켓을 겨냥한 게임이 더 가치를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고 SLG를 선택하게 됐다.

 

SLG는 기본적으로 굉장히 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개발자들이 만들어내는 것에 비해 게임이 화려하지 않다 보니 매출이 올라가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이러한 보이지 않는 노력으로 우리는 다른 이들이 갖지 못한 기반 기술을 축적할 수 있었고 국내 5개, 글로벌 2개 서버를 운영하며 순항 중이다. 결과적으로는 선택이 성공했던 셈이다. 

 

SLG 시장이 가장 발달해 있는 나라가 바로 중국인데 문명전쟁은 이러한 중국 게임들 사이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포지션을 가지고 순조롭게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페이스북 싱가폴에서 우리 게임의 컨설팅을 해주고 있는데 광고대비수익률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올해는 글로벌 서비스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다. 

 

글로벌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문명전쟁

 

문명전쟁이 글로벌에서도 잘 된다고 언급했다. 성과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줄 수 있나

문명전쟁이 지난해 11월에 출시됐는데 내부에서 보기에 초반 성적은 긍정적이다. 연간 수천 억 원의 매출을 내는 ‘로드모바일’, ‘총기시대’와 비교해도 2배 이상의 잔존율을 보이고 있어 내부에서도 기대가 큰 작품이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글로벌에서도 매우 좋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고 서버당 높은 마케팅 비용이 들어가는 SLG의 약점을 스스로 극복하고 있다. 앞으로 유저들이 바라는 재미, 필요로 하는 환경을 빠르게 파악에 맞추어 나간다면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게임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큰 성공을 거둔 소울시커의 IP를 활용한 두 번째 모바일게임 신작 '소울시커R'을 출시한다. 게임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작은 회사일수록 IP를 갖기 힘든데 소울시커는 탄탄한 게임성을 바탕으로 4년 이상 서비스를 하며 1천만 다운로드, 수백 억의 매출을 이끌어 낸 게임이다. 

 

지금은 서비스를 종료했지만 우리는 이 게임이 갖는 장점을 계승한 신작을 만들고자 했고 수집형 게임임에도 키패드로 플레이를 하는 액션 게임에 가까운 플레이의 장점을 더욱 살리고 싶었다. 그래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바로 ‘소울시커R’이다. 시간이 흐른 만큼 전작보다 더욱 화려해지고 액션은 더 임팩트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르적으로도 소울시커R은 특수한 게임이다. 앞서 말했듯이 ‘킹스레이드’, ‘에픽세븐’ 등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수집형 RPG에 액션성을 더한 것이 특징인데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러한 게임성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조작을 기본으로 하는 수집형 RPG '소울시커R' (개발중인 스크린샷으로 출시 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소울시커R'의 일본 서비스를 'Avabel 온라인'의 아소비모와 함께 하기로 했다

처음부터 일사천리로 계약이 진행된 것은 아니다. 그들도 좋은 한국 게임을 일본으로 들여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고 우리가 아닌 우리보다 더욱 큰 회사들과 퍼블리싱 파트너로 자리잡기를 원했던 회사다. 하지만 계약이라는 것이 결국 서로의 입장에 따라 다르지 않는가? 

 

계약의 세부내용을 말할 수는 없지만 ‘소울시커R’과 관련된 계약을 체결하면서 우리도 글로벌 2천만 다운로드로 자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아소비모의 ‘Avabel 온라인’에 관심이 있었고 이야기가 잘 풀어지면서 현재 Avabel 온라인과의 콜라보 개발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원빌드 형태로 개발 중이며 출시 일정은 확정 짓지는 않았지만 2019년 3분기에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담으로 소울시커R의 일본을 제외한 글로벌 지역에는 직접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도 사전 예약이 진행 중이다

 

소울시커R의 키 컨셉아트
 

원작이 서비스가 종료됐는데 이러한 상황에서의 차기작은 부담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 서비스 종료 당시 나름대로의 이유를 이야기 하자면 서비스 기간이 4년이 넘어가면서 게임상으로 모든 것이 노쇠한 상황이었다. 15명이 11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만든 게임이라 시스템적인 한계가 있었고 덧대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보완하는 것도 사실상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기작은 더욱 신경써서 준비하고 있다. 최소 5년, 10년 이상 서비스를 하고 싶고 이를 귀해 소울시커R의 개발구조를 근본부터 다듬어가고 있다. 
 

많은 중소 개발사들이 다작 출시를 통해 매출의 확대와 안정성을 꾀하고 있다. 반면 클래게임즈는 정반대의 행보를 걷고 있는데 소수의 게임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나

앞서 이야기 했듯 소울시커R과 문명전쟁은 경쟁 게임이 많이 없는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 장르의 경쟁이 심해질수록 얼마나 코어한 시스템을 갖고 있는지, 얼마나 뛰어난 디테일을 구현하는지가 중요한데 문명전쟁은 SLG 시장에서 RPG나 MMORPG와는 다르게 아직은 경쟁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상황이고 소울시커R의 경우 서구권 유저들이 좋아하는 직접 전투 방식에 뛰어난 일본의 캐릭터성을 합쳤다.

 

두 게임에 집중해도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게임을 계속해서 만들어나가고 싶다. 

 

이제는 40여명의 개발자들이 함께하고 있다

 

최근 스타트업 게임개발사에 투자를 진행했다. 중소게임사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것 같다

큰 회사가 보면 우리의 투자 규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개발비를 포함해 총 12억 원의 투자(각 10%의 지분)를 진행했다. 단순 투자가 아니라 그들이 개발하면서 얻게 되는 경험도 공유하고 때로는 조언도 하면서 다양한 것들을 배워나가고 있다. 우리와 더 작은 회사들과 같이 성장하고 그렇게 성장에 성공하면 그 회사들이 또 다시 작은 회사들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보고 싶다. 현재의 국내 게임시장에 거의 없다시피 한 '중간', 즉 산업의 허리가 되어보고 싶은 것이 목표다. 

 

우리 역시 처음 개발비를 투자 받지 못했다면 지금처럼 성장하지 못했을 것을 알기에 시드머니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기억하고 있다. 앞으로 클래게임즈는 여력이 닿는 한 다양한 회사의 투자를 이어나갈 것이다. 

 

중소게임사에서 보기 힘든 탄탄한 복지를 갖춘 회사로도 유명하다

말하기가 조금 부끄럽지만 직원들이 있어야 회사가 있는 만큼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의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도서 구입 및 음식, 식료품 구매가 가능한 복지카드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법인카드가 제공되며 영수증 지참의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해 카카오택시와의 제휴를 통해 직원들의 밤늦은 귀가를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직원들을 위한 음료와 과일이 무제한으로 제공되며, 체력 단련비, 장기근속 보상(3년 1주 휴가 및 100만 원 여행권/5년 2주 휴가 및 10돈 클래골드바), 성과급, 스톡옵션, 퇴직연금, 안마의자 및 사내 동아리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가족친화인증기업’, ‘성평등 일생활균형 서울형 강소기업’, ‘청년친화강소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휴계실 한 켠에 배치되어 있는 LP 플레이어

 

게임 서비스에 대한 것부터 직원에 대한 생각까지 남다른 것 같다. 클래게임즈의 경영 철학은 무엇인가
클래게임즈는 영화 ‘머니볼’ 같은 회사다. 전신인 모비클 시절부터 스타 개발자를 스카우트할 자금이 없어 최적의 팀원을 만들고 장르 전문화를 통한 성장율을 높이는 선택을 해왔다. 한 명의 스타를 보유한 회사 보다 뛰어난 팀워크를 가진 회사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것은 이미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한 구글에서도 입증된 사례다. 우리도 이러한 것을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실제로 팀원간의 능력의 격차가 너무 크게 되면 시너지보다는 마찰이 생기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도 클래게임즈는 이러한 방향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팀워크의 가치를 높계 평가하는 기업 클래게임즈(이미지 : 영화 머니볼 공식 스틸컷)
 

마지막으로 클래게임즈의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과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앞서 계속해서 이야기 했지만 클래게임즈는 게임업계의 허리가 되고 싶다. 게임 산업의 큰형님 보다는 계속해서 좋은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자, 개발사들을 위해 시드머니를 줄 수 있는 회사가 되고 싶다. 우리가 그렇게 성장했듯이 우리의 시드머니를 받은 회사가 시장에서 성공했으면 좋겠다. 끝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화려하지 않은 우리 게임을 최선을 다해 개발하고 있는 개발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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