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완결된 '섬의 궤적' 시리즈, 장편 무협지를 본 듯 했다

등록일 2019년06월17일 11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6년에 걸쳐 나온 팔콤의 '섬의 궤적' 시리즈가 4편으로 완결됐다. 앞으로도 '궤적' 시리즈는 계속 나오겠지만, 팔콤 콘도 사장의 메리 수 캐릭터였던 린의 활약을 그린 섬의 궤적으로 일단 시리즈가 일단락되었다.
 
시리즈를 따라오며 10년간 플레이한 감상을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리뷰 협력,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한 문장으로 섬의 궤적을 끝까지 플레이한 소감을 적자면 '4권짜리 무협지를 본 것 같다'고 하면 될 것 같다.
 
게임 전체를 아우르는 단어는 '궤적'이며 콘도 사장의 메리 수 캐릭터인 '린 슈바르처'가 걸어가는 궤적을 같이 따라가 어떻게 린이 6룡 5봉의 필두가 되고 어떻게 무림내전을 종식시키는지, 그리고 어떻게 후기지수를 육성하고 어떻게 무림맹주에 이르는가를 지켜보는 과정이 지난 6년이었다.
 
엔딩도 정석대로 '석양을 향해 달려가는 린을 따라가는 무수한 여인들'로 맺음된다.
 
1편과 2편에서 쓴 구도를 3편과 4편에서 그대로 쓰면서 약간씩만 꼬아서 냈지만 무협지 플롯답게(?) 4편의 마무리는 깔끔하게 내 두어서 보는 맛이 있었다.
 


 
전체적인 스케일을 보자면...
 
1편은 개인과 개인의 관계, 집단의 사정과 개인의 배신을 그리고 2편에서 개인이 모인 집단의 힘과 거대한 국가라는 벽이 제시된다. 그리고 3편에서 다시 개인과 개인의 관계, 세계의 사정과 국가의 배신을, 4편에서는 개인과 집단, 나라를 아울러 세계의 벽을 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린과 플레이어(그리고 콘도 사장)이 4편 내내 달려온 궤적 하나하나가 모여 각자의 벽을 뛰어넘어 마지막 결전까지 이어지고, 엔딩 후 후일담까지 이어진다. 물론 앞으로도 궤적 시리즈가 계속 나와야 하니 무협지 결말처럼 '그리고 주인공과 여인들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는 아니고, 후일담의 후일담에서는 다음 시리즈를 암시하며 끝이 나지만 말이다.
 
1, 2편과 텀을 두고 나온 3편과 4편의 장점이라면, 1편 2편은 '학생' 시절의 이야기이다. 학생들끼리의 갈등, 학창시절, 실습, 가벼운 연애. 내전의 이면에서 활동하지만 어디까지나 '이면' 이며 학생 신분으로 불가능한 부분은 어른들의 조력을 거쳐서 해결되는 양상을 보인다.
 
왕도 소년만화로 완결되는 수순이던 2편 마지막에서 이 모든 이야기를 비틀어 결국 어른의 사정이었다, 결국 혈연이 최고다 라는 전개로 뒤통수를 치는데 3편, 4편은 그런 어른의 사정을 알아버린 사회인의 이야기가 된다.
 
(물론 여전히 주인공들은 어리지만) 각자 직업이 있고 자기 할 일을 해 나가고 있다. 지금의 상황에 불만이 있더라도 주변 사정과 상황을 보고 참는 모습을 보여주며, 학생 신분일때에는 할 수 없었던 부분과 반대로 사회인의 입장이라 할 수 없는 부분을 보여준다.
 
4편의 마지막 부분에 가면 린만 바라보는 여성들을 제외하면 조연들도 짝을 찾고 안정적인 사회인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런 부분이 좋았다.
 
결국 1, 2편은 소년만화의 전개와 내용을, 3, 4편은 성인만화의 전개와 내용을 보여준 셈인데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발매 텀을 생각하면 1, 2편 발매 즈음 학생이었다면 3, 4편을 플레이하는 시점에서는 사회인이 되어있을 테니 플레이어의 성장과 게임 캐릭터들의 성장이 보조를 맞춘 것이라 해석해도 될 것 같다.
 


 
장례식날 조문을 오는 사람은 내가 살아있을 때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고 결혼식날 축하해 주는 사람들도 내가 살아있을 때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니, 매일을 열심히 살고 인연을 소중히 하자, 태생의 비밀이 있건 어떤 흠결이 있건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살아온 궤적이 중요할 뿐...
 
콘도 사장이 자신을 120% 투영한 린의 궤적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이런 말 아닐까 싶다. 꿈보다 해몽 같기도 하지만...
 
학창 시절의 모험을 이야기하는 작품도 많고, 사회인의 모험을 이야기하는 게임도 많이 있지만 두 시절을 모두 보여주는 게임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섬의 궤적은 시리즈가 오래되며 한 자리에 머물러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플레이어와 캐릭터가 같이 성장하며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 좋았다.
 
4편까지 하고 매우 만족했지만, 다음 궤적 시리즈부터는 메리 수 캐릭터는 이제 그만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협지 플롯도 좋지만 좀 명확하게 관계정리 좀 해 주면 좋겠다. 콘도 사장님 제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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