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 한국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로 인해 발생한 한일간의 경제 분쟁이 장기화 되면서 국내 다양한 산업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보이콧 재팬' 운동을 통해 일본 여행 자제 및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범국민적으로 진행되면서 그동안 큰 거부감이 없었던 문화콘텐츠 분야까지 일본 보이콧 운동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과 관련 사업을 진행하거나 일본 게임을 서비스 하는 국내 게임회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불매운동 불똥튈라"” 몸사리는 콘텐츠 업체들
그동안은 국가간의 외교적 분쟁이 일어나도 실질적으로 국민들의 일상생활에는 큰 영향이 없었지만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과의 무역 분쟁은 좀 다르게 상황이 흘러가고 있다. 반일 감정이 극대화 되고 국민적인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진행되면서 일본 기업 뿐만 아니라 국내 다수의 관련 기업들까자도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것.
상황이 심각해지자 게임사들 역시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 일본계 게임회사는 진행 예정이었던 신작 행사를 취소했으며 국내 게임업체 역시 진행 중인 신작의 출시행사 일정을 조정하거나 취소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또 다른 게임업체는 게임 내 도입 예정이었던 일본풍 콘텐츠의 업데이트 일정을 무기한으로 연기했으며 오해의 소지가 있는 광고, 마케팅을 일시 중단하거나 연기하는 등 분위기 맞추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
게임뿐만 아니라 다른 콘텐츠 제작 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개봉 예정인 상당수의 일본애니메이션의 경우 개봉을 무기한 연기하거나 상영 자체를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진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며 또 다른 업계는 관객들에게 제공할 예정인 프로모션 상품의 기획을 취소하거나 원하는 소비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지급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진행중인 사업의 경우 사업의 규모를 대폭 축소하거나 목표치를 수정하는 등 하반기에 닥쳐올 매출 충격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작 출시 어려워질까, 한일 게임 기업들도 긴장
불매 운동의 여파를 우려한 조치로 당장의 급한 불은 끈 모양새지만 대다수의 게임사들 역시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IP경쟁 시대에서 콘텐츠 IP의 절대 강국 중 하나인 일본의 IP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속적으로 신작을 출시해야 하는 게임업체들의 경우 장기간의 신작 출시 지연은 매우 큰 리스크일 수 밖에 없다. 매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게임의 특성상 출시 타이밍을 놓치면 오히려 출시하지 않는 것보다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그럴 경우 게임 출시를 위해 투자한 비용을 고스란히 반납할 수 밖에 없다.
국내 기업들뿐만 아니라 일본 기업도 분쟁이 반갑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몇 년 간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공격적인 IP세일즈 정책을 펴고 있는 일본 게임업계에 있어 한국의 게임 시장은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 일본의 기업들은 현재 자국의 애니메이션과 게임애 대해 호의적이었던 한국의 소비자들이 이번 갈등으로 인해 자국, 자사의 IP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심어질까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화이트리스트 제외' 콘텐츠 산업에도 큰 악영향 끼칠 것
대다수의 기업들은 하루 빨리 양국의 관계가 개선되기를 바라는 바라고 있는 상황이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일본의 주류 언론들은 2일로 예정된 일본의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것이 유력하다고 보도하고 있다.
개정안 처리가 예정대로 마무리될 경우 8월 말부터 일본에서 한국을 대상으로 한 물자, 기술의 수출 절차가 까다롭게 변경된다. 교류가 활발한 양 국가간의 매출에도 큰 영향이 생기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 현재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확전 양상으로 번질경우 일본의 주요 산업인 게임과 애니메이션 사업에도 고강도 수출 규제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시장전문분석기관인 Newzoo에 따르면 2018년 전세계 게임 시장 규모는 약 1349억 달러(한화 약 159조 원) 규모다. 한국은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 시장으로 시장 규모는 13조 1,423억 원(2018년 대한민국 게임백서)으로 집계되고 있다.
국내 기업의 게임 수출규모(2018년)는 모바일게임이 32억 7,500만 달러(한화 약 3조 8,766억 원), PC게임이 26억 1,600만 달러(한화 약 3조 965억 원)로 합치면 6조 원이 넘는 상황이다. 일본 게임 시장의 국내 기업의 수출 비중은 중국(60.5%), 동남아(12.6%)에 이어 3번째(12.2%)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때문에 이번 분쟁이 콘텐츠산업에까지 영향을 끼칠 경우 국내 게임업계도 대규모의 피해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게임업계 대표는 “이번 분쟁으로 내부에서 준비중인 일본과 관련된 모든 사업 계획을 수정 중이다. 아시아 지역에서의 사업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중국의 보호무역과 일본의 규제가 더해지면 전체적인 매출에도 큰 영향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화이트리스트 품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콘텐츠 산업에도 영향이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비중이 높은 게임기업들의 실제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사태를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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