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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현대식 슈팅 게임 사이에서 '클래식'을 외치다... '둠 이터널'

등록일 2020년03월25일 09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플레이어의 파괴 본능을 자극하는 슈팅 게임 '둠'이 발매된 지도 어느덧 27년이 지났다. ''둠 가이'가 지구와 인류를 구하기 위해 지옥의 악마들과 싸운다'로 극히 단순하게 요약되는 세계관과 스토리, 그저 눈 앞에 보이는 악마를 더블배럴 샷건과 전기톱으로 없애버리기만 하면 되는 원초적인 게임성을 갖춘 이 게임은 발매 이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전설'이 됐다.

 



 

하지만 '둠 1'과 '둠 2'가 발매된 이후 게임 시장은 급변했다. '하프라이프'가 보여준 내러티브와 연출 그리고 슈팅의 만남, '콜 오브 듀티'와 '바이오쇼크' 등의 연이은 등장은 뭇 업계에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개인적으로도 여전히 '바이오쇼크'를 처음 플레이 했던 학창시절의 충격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변화한 시장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숨고르기를 한 후 등장한 '둠'의 세 번째 작품에 대한 평가는 썩 좋지 못했다. 그래픽이나 물리엔진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당시 기준으로 뛰어난 편이었고 상업적으로도 나쁘지 않은 성공을 거두었지만, 느려진 템포와 공포라는 '어색한 옷'은 팬들 사이에서 저평가를 받았다. '둠'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그리고 팬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시대의 흐름을 어설프게 쫓아가려다 실패한 셈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후속작은 난항을 겪었다. 2004년 '둠 3'가 발매된 이후 한동안 후속작은 나오지 못했다. 이드소프트웨어는 후속작을 만들겠다고 처음 발표한 2008년 기준으로 무려 8년 만에야 리부트작인 '둠 2016'을 선보일 수 있었다.

 



 

클래식한 '둠' 특유의 게임성으로 회귀를 천명하며 전면 리부트된 '둠 2016'은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특유의 고어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액션성은 다시 살아났고, 귀를 즐겁게 하는 믹 고든의 헤비메탈이 흥을 돋웠다. '슈퍼 샷건'과 전기톱도 그대로 돌아왔고, 팬들은 열광했다.

 

PC 기준 메타스코어 85점, '메타크리틱' 선정 2010년대 최고의 비디오 게임 19위, 오픈크리틱 평론가 추천도 92%, 'GOTY 2016' 29개 수상, '더 게임 어워드' 최우수 액션 게임 및 최우수 음향 효과 수상. 클래식 슈팅 게임이 무엇인지 유감없이 보여준 '둠 2016'은 '고전 명작 FPS의 화려한 귀환'이라는 평가와 함께 '둠' 시리즈의 성공적인 부활을 알렸다.

 



 

그리고 4년이 지난 2020년, '둠 2016'의 뒤를 이을 후속작 '둠 이터널'이 4년 만에 정식으로 발매됐다. 직접 즐겨본 '둠 이터널'은 전작에서 구축되기 시작한 세밀한 세계관, 온전히 계승된 시리즈 특유의 게임성, 더욱 발전한 액션성과 레벨 및 맵 디자인으로 중무장한 타이틀이었다. 특히나 이번 작은 시리즈 최초로 공식 한국어화가 이루어졌다. 해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해당 리뷰에서는 게임 특성상 다소 잔인한 스크린샷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전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높아진 난이도
우선 이번 '둠 이터널'에서 가장 체감이 큰 변화라면 난이도의 상승일 것이다. 기자의 경우 이전 작인 '둠 2016'을 '울트라 바이올런스' 난이도로 3회 클리어한 전적이 있어 자신있게 같은 난이도로 도전했다. 하지만 각 전투 때마다 최소 한 번은 쓰러질 정도로 난이도가 상당히 급상승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난이도를 낮춰 플레이 했다.

 

체력은 언제나 아슬아슬 줄타기를 한다
 

이러한 난이도 상승은 다분히 의도적으로 느껴진다. 누군가가 '너무 쉽다'고 피드백을 넣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퀘이크'나 '언리얼 토너먼트', '둠' 등 클래식 슈팅 게임의 방식 특유의 속도감 있는 전투에 익숙하지 않다면 보통 난이도에서도 고전할 수 있다. 사실상 표기 난이도를 하나씩 올려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난이도 상승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눈에 띄는 것은 적들의 패턴 변화다. 이전 작에서도 난이도가 높아질 수록 대미지가 강력해지고, 보다 더 저돌적으로 공격해 오기는 했다. 하지만 '둠 이터널'에서는 이보다 더욱, 마치 '둠 슬레이어'를 꼭 죽여야 한다는 듯이 덤벼들어 온다. '닌자가이덴2'을 플레이 한 이후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하지만 높은 난이도는 플레이어를 기분 나쁘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도전의식을 일깨운다. '룬'이나 보너스 생명으로 제자리에서 회생하는 것도 가능하거니와, 실제로 플레이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실력이 상승하는 것도 플레이에 도움을 준다. 각종 업그레이드가 쌓이면서 또 이러한 벽은 점차 무너지는 것이 느껴지고, 엔딩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무기의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