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VR게임 개발 나서는 VFX 스튜디오 '엘리엇', 조성빈 대표 "VR게임 시장 성장 가능성 충분"

등록일 2020년07월31일 10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및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기술 분야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정부 차원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의 규제 완화를 선언하고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서 VR 및 AR 기술을 활용한 게임의 전성기가 다시금 찾아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변화의 바람 속에서 VFX(Visual FX, 시각 특수효과) 전문 스튜디오 엘리엇(ELIOT) 역시 자사의 신작 VR 게임 2종을 통해 VR 게임 전문 개발사로서의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엘리엇은 2006년 설립된 VFX 전문 스튜디오로 삼성, LG, 현대, CJ 등 국내외 대기업의 TV 광고 및 브랜드 필름을 제작하며 업계에서의 위치를 다져온 바 있다.

 

여기에 엘리엇은 올해 6월 VR 슈팅 게임 '팬케이크하우스'를 PS VR로 출시한 데에 이어 연말 출시를 목표로 VR 퍼즐 아케이드 게임 '윈드윈드'를 개발하는 등 VR 게임 전문 개발사로서의 행보를 보여줄 예정이다. '팬케이크하우스'는 2018년 지스타를 통해 첫 선을 보여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바 있으며, 올해 8월 이후에는 PC(스팀)을 통해서도 발매될 예정이다.

 

VR / AR 관련 기술 분야에 순풍이 예상되는 가운데, 엘리엇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시장을 바라보고 있을까. 게임포커스가 엘리엇 조성빈 대표로부터 엘리엇이 추구하는 방향성, 그리고 앞으로 선보일 게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엘리엇' 만의 결과물 선보이고 싶어 시작한 VR 게임, 시행착오 통해 배워가는 중

 



 

VFX 전문 스튜디오인 엘리엇에 VR 팀이 처음 개설된 것은 2014년이다. VR 기술이 대두되고 차세대 플랫폼으로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엘리엇 역시 VFX 관련 역량을 살려 VR 분야에 뛰어들기로 결정했다.

 

특히 VFX 기술 특성상 자체적인 콘텐츠 개발보다는 하청이나 용역 형태로 작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 엘리엇이 주도하고 개발하는 엘리엇 만의 결과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VR 게임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 조성빈 대표의 설명이다. 

 

조성빈 대표는 "광고 영상 이외에도 브랜드 필름, 어트랙션 용 콘텐츠 등 다양한 작업을 했지만 이들은 모두 용역의 결과물이었다"라며 "우리만의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본격적으로 VR 게임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엘리엇은 2016년 VR 라이드 필름 '비포 선셋(Before Sunset)'과 VR 캐주얼 게임 '러닝 조(Running Joe)'를 선보였다. 특히 '비포 선셋'은 2016년 '우수 콘텐츠 개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개발력을 입증 받은 바 있다.

 

그러나 게임 개발 관련 노하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VR 게임에 도전했던 만큼, 시행착오 역시 많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첫 VR 팀 출범 이후 본격적인 VR 게임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 조성빈 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VFX 기술과 달리,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는 최적화 관련 문제들이 많았다고 한다.

 

엘리엇 고나라 VR 콘텐츠 실장은 "VFX 영상에서는 최적화 자체가 무의미해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대로 구현할 수 있지만, 엔진을 활용해 게임을 제작할 때에는 정말 많은 변수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VR 좀비 슈팅 게임 '팬케이크하우스', 8월 이후 PC 버전 런칭 예정

 


 

올해 6월 PS VR을 통해 출시된 VR 슈팅 게임 '팬케이크하우스'는 엘리엇이 본격적으로 개발한 첫 VR 게임이다. 게임은 총 15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플레이어는 다양한 총기를 선택해 좀비로부터 거점을 방어하는 디펜스 형태의 전투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복잡한 조작 체계 대신 직관적인 조작을 선택해 슈팅 게임 본연의 "쏘는 재미"에 집중한 것이 '팬케이크하우스'의 매력이다. '팬케이크하우스'는 PS VR 용 '에임 콘트롤러'에 대응하며, 조작과 장전, 무기 선택 및 이동을 제외하면 복잡한 조작을 요구하지 않아 초심자들도 쉽게 접근하고 즐길 수 있다. 고나라 실장은 "VR 게임은 잠깐 즐기다가 내려놓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에 스킬, 레벨 등의 시스템을 배제하고 총을 들고 좀비를 쏘는 직관적인 조작과 재미에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출시 초기 해외에서의 반응은 조금 아쉬운 편이다. PS VR 최적화 문제로 인해 당초 기획했던 게임의 시스템 및 콘텐츠에서 많은 부분들을 빼야 했는데, 게임을 즐겨본 해외 게이머들이 지적하는 아쉬움 대부분이 최적화 과정에서 제외된 콘텐츠와 관련되어 있는 것. 

 

초기 기획안에서는 다수의 좀비가 몰려오고 플레이어가 총기를 사용해 이들을 쓸어버리는 호쾌한 액션을 구상했지만 최적화 문제로 하나의 화면에 등장하는 좀비의 수를 대폭 줄이면서 당초에 비해 재미가 조금 줄어들었다는 것이 가장 아쉬웠다는 것이 고나라 실장의 이야기다.

 



 

이에 8월 이후 출시될 예정인 PC 버전에서는 PS VR 버전에 미처 담지 못했던 콘텐츠를 대부분 추가할 예정이다. 좀비의 유형에 따라 차별화 요소를 더해 분별력을 키우고 각 총기와 좀비 사이의 상호작용을 더해 상황에 맞는 총기를 사용하는 공략 요소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조성빈 대표는 "팬케이크하우스는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오랜 기간 개발하는 등 우리에게는 상당히 큰 도전이었기에 아쉬운 점들도 많다"라며 "8월 이후 출시할 예정인 PC 버전에서는 개발 과정에서의 아쉬움을 어느정도 덜어낼 예정이다. 가격 역시 저렴한 편이니 팬케이크하우스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전연령층 지향하는 신작 '윈드윈드', VR 게임 시장 성장 가능성 충분하다

 



 

'팬케이크하우스'의 PC 버전 이외에도 엘리엇은 올해 연말 중 VR 퍼즐 아케이드 게임 '윈드윈드'를 추가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조성빈 대표는 '윈드윈드'에서 '팬케이크하우스'를 개발하면서 축적한 엘리엇의 노하우를 담아내고자 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슈팅 게임 마니아 또는 특정 게이머 층을 겨냥했던 '팬케이크하우스'와 달리 '윈드윈드'는 남녀노소 모두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가벼운 분위기의 게임을 지향한다. 플레이어의 목표는 2개의 봉제인형을 탑의 꼭대기까지 움직이는 것으로, VR 컨트롤러를 조작하면 바람이 나와 봉제인형을 움직일 수 있게 된다. '팬케이크하우스'에서처럼 조작의 직관성을 유지하면서도 도전하는 재미를 더했다는 것이 엘리엇 측이 전하는 '윈드윈드'의 기획 의도다.

 

조성빈 대표는 "게임의 외형은 귀엽고 조작도 직관적이지만, 스테이지를 돌파할수록 게임이 요구하는 운영 난이도가 점차 올라가는 것이 윈드윈드의 매력"이라며 "여기에 AR 요소를 결합해 플레이어가 앉아있는 장소에서 이리저리 퍼즐을 움직이고 봉제인형을 올려 나가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엇은 '윈드윈드' 이후에도 계속해서 전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VR 게임들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팬케이크하우스'를 개발할 때에는 VR 기기를 보유하고 있는 하드코어 게이머들을 겨냥했지만 최근 VR 시장이 가족 단위 소비자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주력한다는 것.

 

한편, VR 분야가 처음 대두될 당시에 비해 이제는 시장과 소비자들의 관심이 조금은 줄어든 상태다. VR 기술의 핵심인 HMD(Head Mounted Display,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의 보급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것은 물론, 어지러움 현상이나 기성 게임에 비해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 등 아직 기술적인 한계들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 VR 및 AR 기술 육성을 선언한 만큼, 다소 침체된 분위기가 반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성빈 대표 역시 VR 게임 분야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전했다. 지금은 다소 침체되어 있지만 가능성이 충분한 만큼 앞으로 또다른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것.

 

조성빈 대표는 "VR 기술이 차세대 시장을 열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지만, 시장의 성장 속도가 기대만큼은 아니라 조금 부침이 있었던 것이 맞다"라며 "그러나 과거 VR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막연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VR 게임 분야에서 상업화나 기술 발전의 여지가 많아졌다. HMD 가격도 점차 내려가면서 게임 분야에서 VR 시장의 또다른 기회가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남은 2020년 동안 엘리엇은 '팬케이크하우스'의 PC 버전과 신작 '윈드윈드'의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기존에 진행하던 VFX 영상 관련 작업들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조성빈 대표는 "광고 VFX 업계의 가장 큰 딜레마는 결국 용역이라는 점이다"라며 "다른 업체들도 자신만의 콘텐츠나 결과물을 가지고 싶어한다. 비록 게임 관련 인프라를 구축한 것은 아니기에 힘든 과정들을 보내긴 했지만, 그동안 쌓은 경험들을 토대로 좋은 결과를 내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그동안은 VR 게임을 완성하고 출시하는 1차적 목표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만든 게임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조성빈 대표와 엘리엇의 새로운 목표다. VFX 전문 스튜디오를 넘어 VR 게임 전문 개발사로의 영역을 구축해 나가는 엘리엇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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