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의 PC 리듬게임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이하 리스펙트 V)'가 지난 3월 12일 정식 발매 1주년을 맞이했다.
팬들마저 사실상 끝났다고 여길 정도로 존폐 위기에 몰려 있었던 '디제이맥스' 시리즈는 2017년 '디제이맥스 리스펙트(이하 리스펙트)'로 화려하게 부활에 성공했다. 그동안 발매됐던 시리즈를 하나하나 DLC 형태로 업데이트 하는 한편, PC 버전인 '리스펙트 V'의 출시와 함께 '포터블 3', '츄니즘', '그루브 코스터' 등 기존에 예고됐던 DLC들을 차례로 선보이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시리즈의 부활을 진두지휘한 'BEXTER' 백승철 PD는 '지스타 2018' 현장에서 '리스펙트' 개발 당시 소회를 전한 바 있다. 그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개발을 시작했고, 10명이 채 되지 않는 소규모 개발자가 모여 최선을 다해 게임을 만들었다고 전했었다.
그렇게 개발된 '리스펙트'는 그동안 발매됐던 타이틀을 집대성해 '마스터피스'격 타이틀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나 또한 시리즈의 팬인 입장에서 '리스펙트'의 대표곡인 'glory day'의 BGA를 보며 코 끝이 찡했던 기억이다.
'glory day'의 BGA 속 이야기처럼 기적처럼 되살아난 '리스펙트'는 PC로 그 무대를 옮겨 어느덧 정식 발매 1주년을 맞이했다. '스팀'으로 발매된 '리스펙트 V'는 최대 7인 동시 멀티플레이, 1대1 진검승부 '래더 매치', 힐링과 캐주얼함이 메인 테마인 '에어' 등의 색다른 시도로 무장한 것이 특징으로, 최근에는 '클리어패스'와 '래더 매치' 1시즌을 마무리하며 순항하고 있다.
어느덧 PC 이식작 '리스펙트 V'는 3월 12일 정식 발매 1주년을 맞이했다. 1주년을 기념해 무료 곡 업데이트와 축전이 공개됐고, 유저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포터블 3' DLC도 출시됐다. 공개된 적 있는 굵직한 업데이트는 이제 '에스티메이트' 정도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번 정식 발매 1주년을 맞아 게임포커스가 인터뷰를 통해 몇 차례 이야기를 나누었던 로키스튜디오 'BEXTER' 백승철 PD를 다시 찾았다. 1주년은 약 한 달 반 가량 지난 시점이지만, 정식 발매 1주년을 맞이하는 로키스튜디오의 근황과 1주년에 대한 소회, 향후 계획까지 자세히 들어봤다. 비록 대면이 아닌 서면이기에 깊고 세세한 내용을 모두 물어볼 수 없었지만,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었다.
'클리어패스'와 '래더 매치' 아직 만족스럽지 않아, 꾸준히 보강해 나갈 것
최근 '리스펙트 V'는 얼리액세스를 거쳐 정식 발매 1주년을 맞이했다. '리스펙트 V'가 발매된 서비스 초반부터 서버 안정화를 비롯해 부족했던 점을 개선하고 대응하기 위해 그동안 정신 없이 보냈다는 백승철 PD. 특히나 유저들이 가장 원하고 기다리는 신규 DLC들을 준비하기 위해 지금까지도 계속 고군분투 했다는 후문이다.
가장 최근 업데이트 된 '포터블 3' 외에도, 유저들 사이에서 관심을 모았던 것이 다름 아닌 '클리어패스'와 '래더 매치' 시즌 1이다. '클리어패스'는 타 게임에서 볼 수 있는 '패스'류 DLC로, 이모티콘과 코멘트, 테마 스킨, 콤보 및 판정 스킨 등을 얻을 수 있었다. 이와 함께 '래더 매치'는 버튼 별로 따로 매칭이 아닌, 통합 형태의 매칭 시스템으로 변화된 바 있다.
백승철 PD에게 '클리어패스'와 '래더 매치' 시즌 1은 만족스러웠는지 묻자 "만족스럽지 않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래더 매치'의 경우 아직 매칭이 만족스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클리어패스'도 아이템이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특히 '클리어패스'의 보상 아이템들과 관련해서 백승철 PD는 곡이나 패턴 보상에 대해 팀내에서 논의가 활발하지만 아직 조심스러우며, 아이템이 부족하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는 만큼 시즌이 지속될 수록 꾸준히 보강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리스펙트 V'의 '래더 매치' 시즌 1에서는 매칭 불균형, 휴면 강등 시스템의 부재 등으로 인해 플레이 하는 절대적인 인원이 적었고, 소위 '트럭'으로 불리우는 자신보다 잘하는 유저를 만나 패배를 반복하는 부정적 경험을 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변별력 있는 매칭, 유저 풀의 확보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대해 백승철 PD는 버튼 통합 매칭 시스템 업데이트 등 한 차례 개선이 있었지만 유저 풀이 줄어들수록 악순환이 계속되는 시스템이라 고민이 많다며, 유저 풀을 늘리는 방법과 봇(AI)을 지금보다 더욱 개선하는 방법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스티메이트' 콜라보는 더디지만 진행 중, 새로운 '유키카' 곡도 만나볼 수 있을 것
한편, '리스펙트 V'를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들에게 있어 가장 큰 관심거리인 것이 바로 신규 DLC다. 최근 '포터블 3'를 마지막으로 정규 시리즈의 DLC 업데이트는 모두 끝났으며, 이제 공개적으로 알려진 신규 DLC는 '에스티메이트' 정도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우선 가장 최근 선보인 '포터블 3' DLC의 준비 기간이 다소 길었던 점에 대해 물었다. 백승철 PD는 "사용 엔진과 환경, 사용 툴 등이 달라져 '리믹스 시스템'을 ('포터블 3'와) 다시 똑같이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또 몇 가지 아이디어를 가지고 욕심을 내고 있었지만, 더 늦어질 수 없어 늦기전에 업데이트 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ESTi' 박진배 대표가 이끌고 있는 '에스티메이트'와의 콜라보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에스티메이트' 콜라보는 '한다' 정도의 소식만 수년 전 전해졌을 뿐, 곡 라인업이나 작업 현황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전혀 없었다.
그는 "아무래도 외부 회사와의 협업이다 보니 생각보다 일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팬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하지만 최대한 빨리 만나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에스티메이트' 하면 소속되어 있던 가수 유키카를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한다. 현재는 소속사가 다르지만 '리스펙트 V'에 유키카의 'NEON 1989(ESTi Remix)'가 수록되어 있다. 이에 또 다른 인기곡 '서울여자'나 'Yesterday', '좋아하고 있어요' 등의 곡을 원하는 유저들도 많았다. 백승철 PD는 유키카의 곡을 앞으로 한두 곡 정도 더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신규 곡 수록은 논의 중... "정규 타이틀 DLC 모두 출시된 만큼 활발하게 논의하겠다"
한편, 현재는 아쉽게도 지원이 종료된 '탭소닉 볼드'의 수록곡이 업데이트 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FIGHT NIGHT'와 같이 BGA가 제작되어 수록된 사례가 있고, 공모전을 통해 일부 곡의 BGA가 확보된 케이스도 있는 상황인 만큼 기대하는 유저들이 많은 편이다.
특히나 '탭소닉 볼드' 수록곡의 면면이 화려한 편이기 때문에 더욱 기대감이 큰 편이다. '오투잼'과의 콜라보 곡 외에도 'Let's Burn', 'JELLYFISH', 'DO IT!', 'This is you', 'GAI∀PEX' 등의 신곡과 'Xi'의 대표곡 'Halcyon' 등이 수록되어 있다. 때문에 이러한 곡들을 '리스펙트 V'에서 즐기고 싶다는 의견이 상당수다.
백승철 PD는 "물론 고려는 하고 있지만 어떠한 플랫폼에 어떠한 방식으로 나갈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많이들 기대하시는 만큼 어떤 형식으로든 만나실 수 있을것 같다"고 전했다. 외전격 타이틀인 '레이', '테크니카 큐' 등의 수록곡에 대해서도 '탭소닉 볼드'와 함께 논의 중이며, 정규 타이틀 DLC가 모두 출시된 만큼 더욱 활발하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승철 PD는 "몇 가지 불확실한 부분들이 있어서 장기 로드맵을 알려드리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확실한 것은, 올해 DLC 라인업은 어느정도 정리되어 있다는 점은 알려드릴 수 있을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체적인 UI 개편 고려 중, 판정선 특허 소멸된다면 테스트 필요해
DLC 외에 향후 업데이트 계획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는 적당한 시점에 전체적인 UI 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외에도 유저 분들이 지속적으로 원하는 편의사항 개편도 함께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음원과 함께 유저들의 관심을 모으는 업데이트 내용이 다름 아닌 SC 패턴의 개수와 난이도다. 주기적으로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그 개수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많은 상황이다.
특히나 상위 레벨의 SC 패턴 외에도, 비교적 낮은 레벨의 SC 패턴 추가를 원하는 이들도 상당히 많다. '리스펙트 V'로 리듬게임에 입문한 이들이 SC 패턴을 처음 플레이하며 겪게 되는 허들 때문이다.
백승철 PD는 비교적 낮은 레벨의 SC 패턴 추가에 대해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지만, '낮은 레벨의 유저 분들이 얼마나 SC를 플레이할까'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아서 아직 제작하지 않고 있다며 "이 부분은 좀 더 지켜보면서 고민해 보겠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커뮤니티에서는 리듬게임 판정선(타이밍) 조절의 특허 소멸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건반형 게임의 판정선 조절 특허는 코나미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나미는 세세한 각종 리듬게임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표절한 기업에 대해 소송전을 벌이며 시장을 독점하려 하는 모습을 보여 리듬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사이에서는 '특허악마'로 일컬어진다.
해당 특허가 소멸했을 때 '리스펙트 V'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백승철 PD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리스펙트 V'의 상태보다 어느 정도 개선이 되는지 테스트가 필요할 것 같다며, 이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답변했다.
백승철 PD, "'디제이맥스'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 나가고 싶다"
3월 중순, 1주년 기념으로 제공된 무료 곡은 Tsukasa의 'Grid System'이었다. '디제이맥스 온라인' 시절에 수록됐던 아주 오래된 곡으로, 무난한 트랜스 계열의 음악이다.
대부분의 팬들 사이에서는 완전히 잊혀진 곡이지만, 이 곡을 너무나도 사랑한 한 유저는 무려 1,200일이 넘도록 매일같이 '리스펙트 V'에 수록되었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 유저의 정성이 통했는지, 'Grid System'은 1주년 기념 무료 곡으로 선정돼 드디어 '리스펙트 V'에도 수록되게 됐다.
수많은 곡들이 있었음에도 'Grid System'이 추가된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했다. 백승철 PD는 "특별히 한 분을 만족시켜 드리기 위해 업데이트 한 것은 아니다"라며 웃었다. 그는 "무료 곡 1곡이 필요해 가능한 리스트를 보던 중, 유독 눈에 띄어서 업데이트 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그동안 알음알음 유저들 사이에서 알려졌던 '리스펙트 V'의 비공식 판매량은 본편 약 50만 장 이상이다. 동접 340만 명의 성공 신화를 썼던 '배틀그라운드' 정도는 아니지만, '스팀' 플랫폼에서 리듬게임 장르의 패키지 기반 게임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리스펙트 V'가 기대한 만큼 성과가 나왔는지 묻자 백승철 PD는 "비공식 판매량 집계는 꽤 부풀어져 있는것 같다"고 정정했다. 그는 "사업 계획 당시 최소 PS4 판매량 만큼은 나왔으면 좋겠다는 기대는 있었고, 현재까지 본편 기준 두 배 정도 판매 되었다"고 밝혔다.
판매량 외에 인지도, 반응 측면에서는 만족스러운지 물었다. 그는 '리스펙트 V'를 계획한 가장 큰 이유가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글로벌 팬을 많이 만들기 위해서였고 분명 유저가 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는 국내를 기점으로 한 아시아 유저가 많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리스펙트 V'가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분기점과 같은 타이틀이 될 것이라며, 이를 기점으로 글로벌 최고의 리듬게임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백승철 PD에게 '디제이맥스'가 팬들에게 어떤 게임으로 기억되었으면 하는지 물었다. 그는 "'디제이맥스'의 훌륭한 곡들과 영상들 하나하나가 팬 분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며 "저와 로키스튜디오는 '우리가 '디제이맥스'를 과거에서 미래로 연결해 주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열심히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할테니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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