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넥슨 'DNF Duel', 명품 대전격투 게임으로 재탄생한 '던파'

등록일 2022년07월11일 10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넥슨, 아크시스템웍스, 에이트의 합작 대전격투 게임 'DNF Duel(던전앤파이터 듀얼, 이하 던파 듀얼)'이 6월 28일 정식으로 출시됐다.

 


 

'던파 듀얼'은 넥슨의 대표작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해 개발된 신작 대전격투 게임이다. IP 홀더인 넥슨, 그리고 '길티기어'와 '블레이 블루' 시리즈로 유명한 대전격투 게임 개발의 명가 아크시스템웍스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던파 듀얼'은 다소 마니악한 장르인 대전격투 게임이지만, '던전앤파이터'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세간의 관심과 주목을 많이 받았다. 특히 '던전앤파이터' 팬 그리고 대전격투 게임 팬들 사이에서는 '던전앤파이터'의 캐릭터를 활용해 정통 대전 격투를 벌인다는 '드림 매치'가 성사되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실제로 즐겨본 '던파 듀얼'은 "역시 아크시스템웍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었으며, 원작 '던전앤파이터'의 특징과 요소들을 잘 계승한 명품 대전격투 게임이었다. IP 확장의 발판이자 다양한 장르로의 발전을 꾀하는 타이틀로 손색이 없었다.

 

 

'던전앤파이터'라는 이름이 갖는 힘

소위 '리격슈'라 불리우는 장르들은 그 진입장벽이 높다고 소문이 나있다. 세 가지 장르의 공통점은 게임의 재미를 느끼고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나 대전격투 게임은 장르 자체가 오래되기도 했고, 큰 틀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정말 말도 안되게 잘하는 고수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렇기에 나를 포함해, 신작 대전격투 게임이 나오더라도 스토리 모드 정도만 플레이 하고 온라인 대전은 거의 손을 대지 않는 유저들이 태반이다. 지는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 말이다.



 

이러한 장르적 장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넘어설 수 있는 '던파 듀얼'의 가장 큰 특징이자 강점은 바로 '던전앤파이터' IP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던전앤파이터'는 오랜 시간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리에 서비스된 게임인 만큼 데이터와 수치로 그 IP 파워를 이미 증명했다.

 

이러한 IP 파워에 힘입어 '던파 듀얼'은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한다. 게임의 장르적 진입장벽이 높다고 하더라도, '던전앤파이터'라는 이미 널리 알려진 게임이라는 강점이 있다.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신작 게임들 속에서 '이 게임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 만으로도 성공인 시대이기에 더욱 이러한 강점이 힘을 발휘한다.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시스템 측면에서의 시도들

물론 게임 내적으로, 장르적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시도들이 다양하게 담겨 있다. 게임에는 장르적 진입 장벽을 시스템 측면에서 낮추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한 흔적들이 엿보인다. 아예 장르 자체가 처음이라면 익혀야 하는 개념이 많지만 그렇게 어렵지 않으니 걱정 마시라.

 



 

우선 대전격투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를 위해 이동과 공격, 방어 방법 등 게임의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들부터 후딜레이가 큰 적의 공격을 막고 큰 대미지를 주는 확정 반격, 원거리 견제 중심의 적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등 대전에서의 필수 심화 과정까지 매우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

 





 

더불어 캐릭터 및 난이도 별로 콤보 리스트와 스킬 목록도 준비되어 있다. 유저는 그냥 이러한 튜토리얼을 잘 따라하며 배우기만 하면 되는 수준이다. 정말 대전격투 게임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고 해도 이러한 튜토리얼을 따라하기만 하면 기본은 할 수 있게 된다.

 

콤보 메이킹을 위한 시스템도 매우 섬세하게 구현되어 있다. 기본적인 캐릭터 교체부터 게이지 설정, 콤보를 맞아줄 상대방이 취할 행동, 입력을 기록해 설정하는 기능 등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연습을 차근차근 해 나가면 되는 구조다.

 



 

물론 기본적으로 시스템에서 콤보의 예시를 제공해주지만, 대전격투 게임의 재미 중 하나가 더 높은 대미지, 혹은 화려함을 위한 콤보 메이킹인 만큼 이러한 점에도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이다.

 

한마디로 튜토리얼 등 게임을 아우르는 시스템 하나하나에 아크시스템웍스의 대전격투 개발 노하우와 낮은 진입장벽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 집약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그래픽과 비주얼, 그리고 대전격투 게임의 완성도는 '만족'

전체적인 시스템은 이전에 많이 볼 수 있었던 대전격투 게임의 그것이다. 기본적인 공방 시스템은 말할 것도 없으며, 대전에서의 심리전이나 각종 캔슬 테크닉 등 큰 틀은 유사하다. 이미 대전격투 게임을 많이 해봤다면 적응하는데 30분이면 충분할 것 같다.

 





 

차별화 포인트는 바로 원작의 충실한 구현이다. 먼저 RPG라는 원작의 설정을 반영, MP라는 특수 자원을 게임 내에서 적극 활용하도록 했다. 기본기들은 사실상 '콤보 시동기'에 가깝고, 화려한 연출과 큰 대미지를 위해서는 이 MP 스킬을 잘 활용하는 편이 좋다. 특히 나의 공격으로 닳은 적의 흰색 체력 게이지를 붉은 색으로 확정 전환하기 위해서는 필수다.

 





 

또 캐릭터마다 보유하고 있는 기술들은 원작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스킬들로 구성됐다. 예를 들면 '레인저'의 '더블 건호크'는 모션이 원작을 빼다 박은 수준으로 똑같고, 적을 일정시간 묶어 두거나 공중에 머무르도록 하는 등 활용 방법도 유사하다. 원작 스킬들을 대전격투 게임에 걸맞게, 하지만 특징은 해치지 않고 잘 구현했다.

 





 

그래픽 또한 준수하다. '던전앤파이터' 하면 떠오르는 픽셀 그래픽이 아닌, 아크시스템웍스 특유의 2.5D 비주얼로 재탄생한 캐릭터들이 인상적이다.

 

원작의 특징이 일러스트와 픽셀 그래픽 사이의 '상상의 여지'를 남기는 것이었다면, 아크시스템웍스가 만들어낸 2.5D 비주얼로의 재해석은 마치 일러스트를 그대로 옮겨 담은 듯한 느낌이다. 모션과 연출 그리고 이펙트 또한 흠잡을 곳 없이 깔끔하다.

 







 

각종 버그들과 편의성 문제는 '옥에 티'

다만 옥에 티라면, 생각보다 꽤 자주 경험할 수 있는 버그들과 편의성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우선 대전 도중이나 온라인 매치 로비에서 일부 키를 제외하고 키보드가 갑자기 먹히지 않는 증상은 이미 유명하고 나 또한 지인과의 대전에서 이 버그를 경험했다.

 



 

이 외에도 편의성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점도 있다. 어린 시절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를 키보드로 플레이 할 때 ABCD 버튼을 'ASDF'에 할당하고 화살표를 이동키로 했었기 때문에 비슷하게 키를 바꿔보려 했는데 방법이 상당히 번거로웠다. '뒤로 가기' 버튼이 키보드 기준으로 백스페이스였다가 좌 시프트였다가 중구난방이라 헷갈리는 문제도 있었다.

 

이는 콘솔 또는 아케이드 기반의 게임을 PC로 포팅한 타이틀에서 종종 경험하게 되는 키 설정 문제다. 사실 출시 전 단계에서 QA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음에도, 또 격투게임 개발에 잔뼈가 굵고 이미 타이틀을 PC로 여러 차례 출시했던 게임사임에도 사전에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쉽다.

 





 

캐릭터 별 풀 보이스를 지원하는 스토리 모드가 준비되어 있지만, 스토리 상 크게 차별화 되지는 않고 하나의 설정과 목표를 공유하는 만큼 다회차 플레이를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자동으로 스크립트를 넘기는 기능은 있어도 스킵은 지원하지 않아 불편함이 있다.

 





 

이 외에도 유저들을 통해 백신 프로그램과의 충돌 문제, 게임 성능 문제 등이 보고되고 있는데 하루 빨리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스팀'에서는 일반적으로 국가 별로 가격이 현지 통화와 환율에 맞춰 모두 다른데, 이와 달리 전 국가의 가격이 동일한 점도 해결이 가능하다면 유저들이 더욱 환영할 것 같다.

 

조작'은' 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진입장벽

게임 내에서 다양한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고, 또 커맨드 등도 매우 간소화 되어 있기 때문에 조작이나 접근 자체는 쉽다. 복잡한 커맨드도 필요하지 않고, 이렇게 커맨드를 써서 MP 스킬을 사용하더라도 얻는 이득이 그리 크지 않다.

 



 

심지어 콤보를 연습하거나 외우기에도 환경이 잘 갖춰져 있고, 대전의 기본은 서바이벌 모드 등에서 CPU와 붙으면서 감각을 익히면 된다. 앞서 설명했듯 튜토리얼은 정말 떠먹여 주는 수준으로 잘 구성돼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대1이라는 장르의 특성에서 기인하는 높은 진입장벽과 패배에 대한 스트레스, 그리고 하면 할수록 어렵게 느껴지는 대전에서의 벽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자신이 지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라면 온라인 대전에 발을 들이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온라인 대전에서의 '벽'은 당연하게도 짧은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이미 많은 대전격투 게임들이 공유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게임 시스템 문제라기 보다는 오래된 장르의 문제라고 해야겠다. 진짜 유저들이 너무 잘한다.

 

온라인 대전의 가장 낮은 등급은 브론즈인데, '격겜 초보'라 여기서 조차 신나게 두들겨 맞았다. 슬퍼하며 서바이벌 모드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정말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즐겜'을 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CPU와의 대전에 만족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넥슨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는 이유

넥슨은 자체적으로 신작을 개발하거나 IP를 전문 개발사에 제공하고, 이를 '스팀'을 중심으로 한 PC 시장과 콘솔 시장에 선보이면서 글로벌 IP 확장에 무던히 노력하고 있다.

 

현재 니트로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비롯해 최근 글로벌 베타 테스트 형태로 유저들과 만나고 있는 '베일드 엑스퍼트(前 프로젝트 D)'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베일드 엑스퍼트'는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IP 확장 파이프라인의 선발주자이자 글로벌 시장에서의 '던전앤파이터' IP 영향력 확대를 위한 타이틀인 '던파 듀얼'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단순히 판매량 등의 성적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던전앤파이터' IP를 관리 및 확장시켜 나가겠다는 넥슨의 의지가 엿보이는 타이틀이다.

 

그리고 이러한 도전의 결과는 '일단 이륙 성공' 정도의 느낌이다. 마니악한 장르로 분류되는 대전격투 게임임에도 화제를 모으는데 성공했고, 실제 발매 후 평가도 키보드 버그나 가격 이슈 등 치명적인 버그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는 크게 부정적이지 않다.

 

단순히 매출이나 실적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진짜 '재미'를 추구하는 게임을 맏형인 넥슨이 앞장서서 선보여 주기를 기대해 본다. '던파 듀얼'과 '베일드 엑스퍼트'를 직접 경험해 보니 약간이나마 희망이 생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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