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넥슨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 액션과 커스터마이징이라는 '신구(新舊)'의 조화

등록일 2025년06월09일 16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마비노기 영웅전'(이하 마영전)은 나에게 있어 상당히 의미 있고 소중한 게임이다. 2009년 프리미어 오픈부터 시즌 3 초입의 보스 '루 라바다'까지 꽤나 긴 시간을 '마영전'과 함께했고, 길드에서 여러 사람들과 만나 즐겁게 플레이 했던 게임이라 여러모로 좋은 추억이 있다. (물론 크고 작은 일들도 많았지만 이제 와서는 그냥 웃고 넘기는 술 안주 같은 느낌이 됐다.)

 

'마영전'을 오래 즐겼던 건 내가 액션 게임을 좋아한다는 아주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다. 특색 있고 도전적인 여러 보스들에게 다양한 캐릭터들로 도전하는 재미, 고가의 인챈트 스크롤이나 '물욕' 아이템을 먹으면서 장비를 갖추고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 있었기에 애정을 갖고 오래 즐겼던 기억이다.

 




 

이후 '현생'이 바빠지며 게임을 정리하고 나서도 '마영전'이라는 게임 자체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다. 몇몇 이용자들의 의견처럼 온라인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아닌 싱글 플레이 기반의 액션 게임으로 하나쯤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도 종종 했었다. 그리고 그런 바람이 통했는지 마침내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가 프리 알파 테스트로 첫 선을 보였고, 1년 여가 지난 올해 알파 버전 테스트로 다시 돌아왔다.

 

사실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와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처럼 프리 알파 단계부터 게임이 공개되고 테스트까지 해볼 수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용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게임의 완성도를 높여 나가겠다는 넥슨과 개발팀의 굳은 의지로 읽힌다.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는 '마영전' IP 기반의 신작 액션 RPG다. 언리얼 엔진 5로 개발돼 뛰어난 그래픽을 자랑하며 원작에서 느낄 수 있는 액션성도 계승했다. 또 '마영전' 하면 떠오르는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과 다양한 의상 및 관련 시스템도 지원한다.

 

이번 알파 테스트에서는 프리 알파보다 볼륨이 늘고 각종 시스템들도 더해졌다. 우선 게임을 대표하는 두 캐릭터 '리시타' 및 '피오나' 외에도 '델리아'와 '카록'이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합류했다. 또 '얼음 계곡' 지역과 여러 보스들이 추가됐다. 더불어 '콜헨' 마을 그리고 멀티 플레이 기능과 무기 제작 및 강화, 의상과 커스터마이징 및 염색 시스템 등도 게임에 구현됐다. 프리 알파에 이어 1년 여 만에 돌아온 알파 테스트에서는 얼마나 게임이 달라졌는지, 또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개발되고 있는지 사전에 직접 플레이 해본 소감을 전한다.

 


 

*보유한 PC의 사양이 좋지 않아 의상실 일부 스크린샷을 제외하면 그래픽이 매우 투박하고 낮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구(舊) 마영전 + 신(新) 마영전 =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

'마영전' 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키워드가 두 가지 정도 있다. 액션, 그리고 커스터마이징이다. 워낙 '마영전'이라는 게임이 서비스 된 지 오래된 터라 각자 기억하고 추억하는, 그리고 무릇 '마영전'이라면 이래야 한다는 조건(?)이 저마다 다 다를 것 같지만 액션과 커스터마이징이라는 큰 줄기는 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이지 않을까 싶다.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는 과거 '마영전'이 추구했던 하드코어한 전투, 현대 '마영전'의 커스터마이징이 절묘하게 조합된 듯한 느낌을 준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액션은 구(舊) '마영전'과 신(新) '마영전' 중간 어디쯤에 포지셔닝 하고 있다. 극 초기의 묵직한 액션 보다는 약간 속도감이 있지만 최근의 높은 공격 속도를 바탕으로 한 호쾌한 스타일은 아니다. 회피나 가드의 타이밍도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설정돼 있고지만 공격을 조금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대신 조작 자체는 '마영전'과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유경험자라면 적응에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나는 원작의 '리시타'를 꽤 오래 즐겼는데, '글라이딩 퓨리'로 아슬아슬하게 적을 스쳐 지나가며 타격하거나 공격 범위를 빠져나가는 특유의 손맛이 매우 잘 구현돼 있어 만족스러웠다. '리시타' 하면 떠오르는 크리티컬로 퓨리를 사용하는 매커니즘이 아니라서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말이다. 또 스태미너 관리가 필요 없기 때문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캐릭터 별 고유 스킬이나 스매시를 우겨 넣는 등 전투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가능해 좋았다.

 






프리 알파 당시 이 액션은 약간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의 느낌이 강했지만, '마영전' 특유의 액션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여 기대감이 상당히 컸었다. 이번 알파 테스트에서도 액션의 완성도를 더 끌어올리기 위한 고민과 해답이 어느 정도 담겨 있었고, 앞서 언급했듯 원작 전투를 세심하게 구현하려 노력한 점도 만족스러웠다. 특히나 전 테스트에서도 있기는 했지만 정확한 타이밍에 패링을 해야 한다거나 범위 밖으로 벗어나야 하는 공격을 해오는 등 특수한 공격들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전투의 긴장감을 높여주는 좋은 요소로 느껴졌다.

 

다만 아쉬운 점도 약간이나마 있다. 일반 몬스터들의 피격 리액션이나 모션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고, '얼음 계곡' 보스들의 경우에도 패턴이 너무 빠르게 나오거나 대처하기 어려운 느낌도 받았다. 여러 차례 반복하며 모션과 패턴에 익숙해지면 해결되는 문제이기는 하나 종종 과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또 일부 보스전에서는 카메라가 너무 과하게 아래로 설정돼 있다는 점, 보스나 몬스터들이 어떤 경우에 경직을 먹는지 처음에는 알기 어려웠던 점 등 소소한 아쉬움도 있었다.

 






먼저 플레이 해본 입장에서 카메라 옵션에 대해 조금 팁을 적고 싶다. 일반 몬스터를 상대할 때는 아예 락온을 풀고 원작 '마영전'을 하듯 플레이 하는 편이 더 수월했다. 기존에 다른 액션 게임을 많이 했던 사람이라면 '락온'을, 카메라를 돌리거나 방향을 조절하는데 익숙한 '마영전' 유저라면 '카메라만 락온' 옵션을 사용하길 추천하고 싶다. 락온은 적에게 카메라와 공격 방향이 적을 향해 고정된다. 조작이 조금 편해지지만 공격 방향은 원하는 대로 조절하기 어렵다. '카메라만 락온'은 말 그대로 카메라는 고정되지만 공격 방향을 내가 선택할 수 있다. 원작 '마영전'처럼 약공격은 헛치고 강한 스매시만 우겨 넣는 '돌려 깎기'가 가능해진다.

 

'8순' 한 바퀴 가실 분? '회상 시련'과 초보자를 위한 '펠로우' 시스템

스토리를 진행하며 각 지역의 마지막 보스를 처치하고 '브린'과 대화하면 보스들과 다시 전투할 수 있는 '회상 시련'이 개방된다. 보스가 있던 장소에 가면 균열이 나타나며 이 균열에 접촉해 보스와 다시 싸우고 보상을 얻을 수 있다. 보스 별로 쿨타임이 존재하기 때문에 원작의 '순회'처럼 한 바퀴 도는 느낌으로 플레이 하게 된다. 특히나 다양한 캐릭터들의 스킬 트리를 올리기 위해 이 회상 시련을 자주 이용하게 된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며 만날 수 있는 보스 외에도 파티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는 '특수 의뢰'도 즐길 수 있다. 보스는 '하얀 폭군'과 '블러드로드' 2종이 준비돼 있다. 아쉽게도 인원에 제한이 있는 비공개 사전 플레이를 한 만큼 해당 콘텐츠를 끝까지 즐겨볼 수는 없었다. 다만 솔로로 들어가 보니 두 보스 모두 난이도는 꽤 있는 편으로 느껴졌다.

 






보스전이 아닌 필드 구성은 아쉽다. 일자 진행이며 도중에 숨겨진 상자나 함정들도 있지만 찾거나 접근하기에 어려움은 없다. 이동 도중 일반 몬스터도 물론 존재하지만 크게 와 닿거나 흥미롭다는 느낌은 전혀 아니다. 원작도 보스 레이드가 주 콘텐츠인 게임이기는 했으나, 지금으로서는 상당히 심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일부 상호 작용이 가능한 요소도 있지만 퍼즐은 아니며 의미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맵 구성을 변경하거나 몬스터들의 배치를 고쳐 나가는 등의 수정이 필요할 것 같다.

 








펠로우 시스템은 개인적으로는 활용도를 찾기 어려웠다. 함께 싸워주는 등 일부 도움이 되기는 하나, 어느 정도 액션 게임에 숙련된 이라면 오히려 방해가 되거나 필요가 없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야영지에서 해제하고 혼자 플레이 하는 것도 가능하다.

 

펠로우 시스템의 기획 의도를 찾자면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가 어렵게 느껴지는, 심지어 '쉬움' 난이도 조차도 하기 어렵다 느끼는 이들을 위한 조력자 시스템일 것이다. 개발자 노트에서도 높은 난이도로 어려움을 겪는 이용자들이 많았다는 것을 인지했다 밝힌 만큼, 하드코어 게이머들은 물론 초보자들도 즐길 수 있는 액션 게임으로 포지셔닝 하겠다는 기획 의도로 추가된 시스템으로 보인다.

 






스킬 트리 시스템은 아쉽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좋을 것 같다. 각 캐릭터 별 고유 스킬 트리, 공용 스킬 트리가 존재하는데 그 옵션들이 다소 밋밋하고 흥미롭지 않다. 대미지 증가, 쿨타임 감소, 일부 기술의 추가 액션 등 바리에이션도 그리 많지 않다. 물약을 사용했을 때 체력이 바로 채워지거나 물약을 사용하는 속도가 빨라지는 등 기본으로 제공해도 될 만한 옵션들까지 스킬 트리에 따로 빼놓은 것은 '스킬 트리를 채우기 위한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해 보인다.

 






 

'마영전' 하면 '룩덕질'이지!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 지원

'마영전'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커스터마이징이다. 이번 알파 테스트에서는 의상실을 통해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데, 원작 특유의 세밀한 의상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해서 정말 만족스러웠다.

 

처음에는 '다크 크레스트'나 '크리스탈 로즈' 등 각 캐릭터를 상징하는 의상들을 제공해 '근본력'을 챙겼고, 다양한 의상들을 구매해 입맛대로 조합해 입거나 파츠를 염색해 꾸밀 수 있도록 했다. 의상의 종류는 정말 많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대로 캐주얼부터 플레이트 룩까지 자유롭게 꾸밀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의상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파츠 일부를 ON/OFF 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델리아'의 '크리스탈 로즈'에서 힐 부분만 남기고 다리 보호대 부분은 숨겨서 스타킹을 드러내거나, 치마와 리본을 숨겨 치마만 남길 수 있는 식이다. 이러한 ON/OFF 옵션은 의상마다 제각각이다. 아래 스크린샷에서 입고 있는 옷도 본래 어깨 장식이 있지만 OFF한 상태다. 이외에도 체형, 피부 태닝, 점, 흉터, 헤어스타일, 동공 색 등의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 각 파츠 별 색깔을 저장하는 프리셋 기능도 있다.

 








또 독특한 점이라면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에서는 무기 룩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는 것이다. 원작 '마영전'에서도 '매혹의 룬'을 사용해 무기나 장비를 원하는 대로 바꾸고 성능까지 챙길 수 있었다.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의 무기는 착용하는 개념이 아니라, 제작 도면을 얻어 아이템을 제작하고 강화하면 그 수치가 캐릭터의 스펙에 추가되는 형태다. 즉 제작과 강화를 제때 해준다면 무기의 외형은 어떤 것을 선택해도 된다는 것이다.

 

다만 이렇게 잘 구현된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에도 약간의 옥에 티가 있다. 키보드 & 마우스 기준으로 UI & UX가 상당히 불편하다는 것이다. 처음 게임을 실행할 때 패드 연결을 권장하는데 키보드 & 마우스 조작에도 조금 더 신경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원래 '마영전'은 PC 온라인게임이지 않나.









 

다시 만니 반가운 '칼브람 용병단', 한국어 더빙 적용된 스토리

스토리는 원작을 즐겨본 이용자라면 모두 아는, 시즌 1의 초반부 '놀'과의 전쟁 구도와 '얼음 계곡' 탐사 그리고 의문의 '검은 돌' 등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일부 설정의 변화나 스토리의 전개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부제목부터 '디파잉 페이트'이기 때문에 아마도 '카단'과 '티이'의 이야기가 마무리 되는 시즌 1까지를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스토리 컷씬 및 일부 대화에서는 더빙을 지원하는데 기본은 영어로 설정돼 있으니 한국어로 바꿔줄 필요가 있다. '클로다'의 "응응! 나 여깄어!" 같은 대사나 틱틱 거리는 '브린', 매사 불평 불만인 '게렌' 등의 연기를 한국어 더빙으로 들을 수 있어 상당히 반가웠다.

 

'칼브람 용병단'이라는 이름의 미션 시스템도 존재한다. 알파 테스트에서는 별도로 구매를 하거나 할 필요는 없었지만 향후 '배틀패스' 형태로 구매를 해야 하는 등 변경될 여지가 있다. 현재로서는 미션을 클리어 하면 경험치를 주고 각종 재화나 의상 등의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일종의 '일일 퀘스트' 같은 느낌으로 보면 될 것 같다.

 








 

프리 알파보다 월등히 좋아진 완성도, '액션' 퀄리티 보다 높여 주길

프리 알파 버전에서는 '마영전' 특유의 액션성, 그리고 기본적인 게임의 틀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프리 알파 버전을 공개했다는 건 게임의 가능성을 점치고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한 이례적인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알파 버전은 당시보다 월등히 발전한 게임성과 볼륨을 갖추고 있었다. 물론 아직 완성도를 더 다듬고 더 다양한 캐릭터들과 보스들 등 많은 콘텐츠 볼륨을 확보하며 게임을 개발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은 꽤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액션과 커스터마이징이라는 두 가지 핵심 키워드에 방점을 찍은 것은 '마영전'에 대한 이해가 높고 이용자들이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 현재 액션도 만족스럽고 커스터마이징 기능도 마음에 들었지만 개인적으로 올드 '마영전' 이용자였던 사람이라 그런지 보다 더 액션의 퀄리티를 높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베타 테스트나 얼리액세스가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마영전'을 애정 하는 게이머로서 다음을 기다리는 것이 즐거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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