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이 신작 오픈월드 ARPG '드래곤소드'의 CBT를 진행했다.
'드래곤소드'는 '헌드레드 소울'로 잘 알려져 있는 하운드13이 개발하고 있는 신작 오픈월드 ARPG다. 하운드13 특유의 액션성과 여러 퀘스트 및 던전으로 구성된 오픈월드를 탐험하는 재미, 다양한 캐릭터들을 수집하고 파티를 구성하는 수집형 게임의 특징도 갖췄다.
물밑에서 조용히 개발되던 '드래곤소드'는 지난해 '지스타 2024' 현장에 웹젠이 출품해 약 30분 분량의 시연 버전을 플레이 할 수 있었다. 개발이 꽤나 진척되었는지 마침내 연내 출시를 예고하고 막바지 개발에 한창이다.
사실 웹젠 하면 '뮤' IP 기반의 MMORPG를 주로 개발 및 서비스하는 회사로 인식이 퍼져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등 몇몇 서브컬처 게임을 국내에 유통하기도 하고(아쉽게도 서비스는 종료됐다) 자체 개발 서브컬처 게임 '테르비스'을 준비하는 등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드래곤소드' 또한 이러한 시도와 도전의 일환으로, '지스타 2024'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지스타 2024' 현장에서 체험해본 '드래곤소드'는 시연 버전이었던 만큼 초반부 튜토리얼과 일부 퀘스트만 플레이 해볼 수 있었는데, 이번 CBT 버전에서는 메인 스토리와 오픈월드 및 던전 탐험 등 보다 넓어진 콘텐츠들을 직접 즐겨볼 수 있었다. 약 일주일 동안 진행된 '드래곤소드'를 직접 플레이 해본 소감을 정리했다.
오픈월드 ARPG '드래곤소드', 관건은 볼륨 확보 이전에 '피로감' 관리
'지스타 2024' 현장에서의 시연 버전에서는 게임의 초반부 튜토리얼과 주인공 일행이 용병단으로 엮이는 이야기를 담은 메인 스토리 및 컷씬 등 일부 콘텐츠만을 짧게 플레이 해볼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하운드13 특유의 액션성이 두드러졌기에 긍정적인 인상을 받았었다. 다만 게임의 핵심 축 중 하나인 오픈월드 콘텐츠가 제외되어 있었기 때문에 당시엔 진입장벽이나 피로감을 체감하기 어려웠다.
전반적으로 시스템과 콘텐츠 구성 등은 '원신', '명조' 등 기 서비스 중인 게임들과 대동소이하다. 좋게 말하자면 적응하기 쉽고 익숙한 게임이라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차별화된 방향성이 없다면 기존 오픈월드 ARPG와 유사한 게임으로 보일 위험성은 있다.
이번 CBT에서는 초반부의 오픈월드 콘텐츠들까지도 경험할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기존 오픈월드 기반 게임들의 구조나 콘텐츠를 반복한다는 인상이 강하고 피로도가 다소 있는 편으로 느껴졌다. 재료 수집, 필드 소탕, 던전 플레이, 퍼즐 풀이 등 오픈월드 기반 게임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콘텐츠들은 장르 특유의 피로감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를 선호하지 않는 이용자에게는 매력 포인트가 부족할 수 있다.
최근에는 콘텐츠의 '볼륨 확보'도 중요하지만 이를 소화하는 방식, 그리고 이용자들의 피로도 관리도 꽤 중요한 포인트로 여겨진다. 수집형 오픈월드 RPG들이 범람하는 시대인지라 이용자들 사이에서 오픈월드라는 형태 자체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꽤 자주 찾아볼 수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가 중요할 것 같다.
준수한 전투, 과도한 연출
전투는 하운드13답게 준수한 편이다. 수집형 RPG에서 흔히 채용되는 태그 시스템을 활용했는데, '드래곤네스트'나 '헌드레드 소울'에 가까운 손맛과 액션을 보여주고 있다. 공중에서 공격을 이어 나가거나 조건 하에 발동할 수 있는 태그 공격, 마무리 공격 등 다양한 액션 요소를 구현해 차별화를 꾀한 점이 인상적이다. 다만 원거리 공격이 주가 되는 캐릭터들을 다룰 때의 조작감이나 피로감은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준 보정이나 조작 간소화 등이 필요할 것 같다.
스토리는 왕도적 전개를 따라간다. 초반부에서는 주인공 '류트'가 엉뚱한 매력의 소유자 '조니', 입이 조금 거칠지만 실제로는 정이 많은 방랑 엘프 '카스텔라'와 만나 용병이 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러한 이야기는 왕도적 전개를 따르는 만큼 이해하기는 쉽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다소 진부하고 뻔하다는 인상을 준다. 또 컷씬과 대사 등 연출 측면에서는 '조니'를 중심으로 유쾌함과 시원한 전개를 의도하고 있지만, 반대로 과하게 느껴지는 연출 때문에 몰입이 어렵고 낡았다는 감상을 느끼기 쉽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이는 비단 '드래곤소드'만의 문제는 아니다. 몇몇 게임들에서도 이미 비슷한 사례가 존재한다. 게임에 담기는 연출, 유머, 대사 톤을 설계할 때 과도하게 단순화된 표현이나 억지스러운 과장은 오히려 몰입을 방해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여러 이유들이 합쳐지면서 스토리 스킵이 불가능한 점은 몰입을 돕기보다는 '억지로 보게 만든다'는 부정적인 감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편의 기능 스킵 기능을 지원하고 요약으로 간단하게 설명하거나, 혹은 대사를 한 줄씩 넘기는 기능이 추가된다면 좋을 것 같다.
향후 업데이트 계획과 장르 포화 상태 타개할 묘책이 필요한 시점
캐릭터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한다면, 그리고 만약 서브컬처 시장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면 보다 캐릭터들의 비주얼과 캐릭터성 전반에 대한 제고가 필요해 보인다. 캐릭터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은 그 캐릭터를 보유하고 싶고, 또 애정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단순히 성능이 좋아서 캐릭터를 뽑는 이들도 있겠지만 이에 앞서 모델링, 일러스트, 스토리, 연출, 대사, 더빙 등 모든 요소들이 골고루 조화를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드래곤소드'에서 볼 수 있는 비주얼이나 디자인, 연출 등 매력 요소들은 다소 경쟁작들과 비교해 아쉽게 느껴진다.
아직 논하기 이른 주제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콘텐츠 업데이트 주기와 콘텐츠 고갈에 대한 걱정도 남아있다. 호요버스나 쿠로게임즈 등 중국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퀄리티 높은 콘텐츠가 6주 간격으로 업데이트되는 파격적인 주기가 이미 수 년째 이어져 왔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눈높이가 상당한데, 동 장르를 서비스 함에 있어 초기 준비된 콘텐츠의 소모 이후 업데이트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지 해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드래곤소드'에게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이라면 이미 오픈월드 ARPG는 포화 상태이며 향후에도 계속해서 나올 예정인 시장 상황 그 자체다. 개인적으로는 '명조'가 현재 서비스 중인 서브컬처 게임들 중 가장 수준 높은 모델링과 액션성을 바탕으로 팬덤을 확보하고 흥행에 성공한 '막차 게임'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후에도 '이환'이나 '무한대'를 비롯해 '브레이커스', '몬길: 스타 다이브',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등 유사한 장르 또는 룩앤필의 게임들이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렇게 포화 상태가 된 게임 시장에서 이용자들은 가장 완성도가 좋은 게임을 선택한다. 이용자들이 들일 수 있는 시간과 돈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이 틈을 노려 가볍고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도록 개발 및 서비스 되는 '서브 게임'이라는 전략 조차도 이 전략을 사용하는 게임이 너무 많아져 포화 상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팬덤을 형성하지 못한다면 게임의 생존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드래곤소드'는 개발사 특유의 DNA를 살려 액션에서는 어느 정도 경쟁력과 강점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개선해 나가야 할 약점도 존재한다. 기본기가 나쁘지는 않지만 경쟁작 대비 뚜렷하게 눈에 띄는 점이 부족하다는 것은 동 장르의 게임이 포화 상태인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명백히 '노란 불'이라고 할 수 있다. 액션 외에 어떤 또 다른 무기로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고민 필요한 시점이다. 캐릭터를 수집하는 오픈월드 ARPG라는 장르와 현재 시장 구조 속에서 차별화된 재미 요소를 갖추고, 스토리 및 연출의 품질 제고와 콘텐츠 업데이트의 체계화가 과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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