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PS Vita 독점작으로 출시된 '기동전사 건담 SEED BATTLE DESTINY' 리마스터 버전이 13년 만에 나와 스위치 버전으로 플레이해 봤다.
장르는 3D 액션 슈팅으로, '기동전사 건담 SEED' 시리즈에 등장하는 기체에 탑승하고 전장에 나가 직접 라이플을 쏘고 빔샤벨을 휘두르는 게임이다.
PS VIta 시절 재미있게 즐겼고, 이식이나 속편을 기대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너무 긴 시간이 지났다. 여전히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는 있었지만 13년이 지나 큰 변화없이 나온 것에 아쉬움도 남는다.
'기동전사 건담 SEED BATTLE DESTINY 리마스터'를 플레이하고 느낀 점들을 정리해 봤다.
리뷰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기동전사 건담 SEED BATTLE DESTINY 리마스터', 어떤 게임인가
앞서 언급했듯 3D 액션 슈팅 장르 게임이다. '건담 SEED' 계열만 다룬 작품으로 최근 극장판이 새로 나오며 다시 SEED의 인기가 올라간 덕에 리마스터가 이뤄진 것 아닐까 싶다.
기체 개조, 파일럿 육성(주로 쓰는 능력치가 상승하는 식), 주인공 파일럿의 패시브나 SP스킬 등 육성, 커스텀 요소가 존재한다. 액션 RPG라고 생각해도 무방한 구성이다.
캠페인 진행 도중 플레이어가 소속될 세력 -지구연합, ZAFT, 아크엔젤- 을 선택하여 진행하게 된다. 한번 선택하면 캠페인 루트가 분기되므로 뉴 게임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다른 분기를 진행할 수 없다.
스위치 기준 A로 원거리 무기, X로 근거리 무기를 사용해 공격하며 B로 대쉬, 점프 등 스러스터 동작을 사용하게 된다. 대쉬 직후 근거리공격을 연계하면 돌진 찌르기가 나간다 정도가 특기할 점 아닐까 싶다.
L1 과 A, X, B 를 조합하면 게이지 1개를 소모하여 특수 공격이나 대시를 사용하며, A+X 로 SP스킬을 발동 가능하다. 게이지 3개를 소모한다. 캐릭터에 장착한 SP 스킬을 사용할지 기체 자체의 SP 스킬을 사용할지는 유저의 선택으로, 미션 시작 시 설정할 수 있다.
양산기와 주역기의 차이는 코스트로 구현되어 있다. 양산기가 500 코스트로 5번 이상 재출격이 가능하다면 2400짜리 주역기는 딱 한번만 재출격 가능한 식이다.
물론 특수능력 -PS아머 등- 과 화력, 잔탄수 등 압도적인 차이와 미션 완료 후 평가를 감안하면 주역기 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역시 이런 게임의 묘미는 일반 방셔와 양산기로 에이스를 격추하는 것에 있으니... 선택은 플레이어의 몫일 것이다.
풍부한 콘텐츠와 레벨업으로 해결되는 난이도
그 시절 PS Vita 게임 기준 그래픽으로는 상당히 호평받았던 작품으로, 스위치로 플레이하기에도 무리가 없었다. 그리고 양쪽 스틱을 모두 쓰고 꽤 현세대기 수준에 근접한 조작계가 구현되어 있는 점도 칭찬하고 싶다.
전함으로 출격하는 것은 안되지만 '기동전사 건담 SEED' 시리즈에 나오는 거의 모든 기체가 구현되어 있는데, 정말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기체까지 등장하는 기체는 대부분 나온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커스텀한 주인공과 파트너로 페어를 이뤄 진행할 수 있고, 이야기의 등장인물들 -커스텀은 봉인되지만-도 탑승자로 설정 가능하다. 좋아하는 기체와 주인공/파트너를 육성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메인 미션 난이도는 그리 쉽지 않은 수준이지만 프리미션에서 반복 플레이로 레벨업하고 진행하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RPG라고 표현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다가 막히면 레벨업'은 JRPG의 전통이니까...
'기동전사 건담 SEED'의 이야기를 '다양한 시점에서' 체험해 보고 싶다면 매우 추천할만 하다. 거기서 아크엔젤을 따라가지 않았다면? 그때 지구연방에 남는다면? 의 if 이야기를 몇줄의 문구가 아닌 '직접 칼과 총을 들고' 마주할 수 있다.
이 시점에 로컬라이징이 안된 것은 역시 아쉬워
아쉬운 점으로는 역시 언어 지원이 되지 않는 점을 가장 먼저 꼽아야겠다. PS Vita 시절에도 한국어 미지원 타이틀이었지만, 스위치 버전도 영어/일어만 지원하는 타이틀로 발매됐다.
물론 게임 내 텍스트 수준이 그렇게 높지 않고, 게임 자체가 SEED 스토리에 익숙한 사람들을 위한 작품인 만큼 -아예 모르고 접근한다면 분기 결정에서부터 답이 안 나올 것이다- 언어의 압박은 크지 않은 편이지만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그리고 그래픽. 리마스터를 했다지만 원작 발매가 10여년 전인 것을 생각하면 지금 시점에서는 아무래도... 전 세대 하드웨어인 스위치의 성능으로도 아무 무리가 없어 보이는 그래픽이다.
문제는 그런 그래픽임에도 특정 구간, 특히 파이널 미션에서는 프레임드랍이 자주 발생하고 로딩도 상당히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여기에 리뷰어는 한번 밖에 경험하지 못해 해프닝으로 넘어가고 싶지만, 게임 crash 사례도 꽤 보고되고 있는 모양이다. 콘솔게임에서는 꽤 큰 단점이다.
락온도 아쉽다. 리뷰어가 피지컬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평균 이하라고 봐야할 것이다- 그래도 대부분 액션게임을 스토리 엔딩은 볼 정도가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 게임은 도중에 포기할 뻔 했다. 이유는 역시 록온 시스템으로, 뭔가 세세한 설정과 복잡한 조작방법에 대한 튜토리얼을 봤지만 정말 마음과는 다르게 동작한다.
특히 특정 목표물을 시간 내에 꼭 격추해야 하는 미션을 진행할 때 분노가 폭발한다. 분명 바로 옆을 지나가는 미션 목표를 조준하려 했는데 정 반대쪽 기체로 시점이 휙 돌아가서 거기서 몇번 옆으로 락온을 옮기다가 포기하고 락온을 풀고 목표물로 시점을 맞추... '미션 실패'
마지막으로 AI 수준도 역시 아쉽다. 그렇다. 이것 역시 '그 시절' 의 문제이다. 오픈된 우주나 평야에서의 파트너는 정상적으로 행동하는데 복잡한 미로에서 길을 찾게 되면 문제가 매우 커진다.
주변에 적이 없다면 유저를 졸졸 따라오면 될 것인데 벽 틈에 끼이거나 막힌 벽 너머 적을 조준하고 계속 멈춰있다거나. 이것은 절대 모 미션에서 파트너를 한걸음 한걸음씩 겨우겨우 움직이다가 적 증원에 바보되는 것을 몇차례나 겪고 분노해서 쓴 항목이 아니다...
역시 너무 늦게 나온 것 아닌가
점수를 매기자면 70점을 주면 될 것 같다. 너무 늦게 나온 것 아닌가? 스위치로... 그렇다. 이미 스위치2가 출시되었는데 리마스터해서 전 세대로만 출시됐으니...
2018년 정도에 나왔다면 할만한 게임이 없던 그 시점에서 훌륭한 선택지가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그래픽도, 올드한 시스템도 모두 그 시점에서는 문제없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코디네이터의 강력함과 양산기의 한심한 성능(.....)을 체험하는 시뮬레이터라고 생각하면 더 높은 점수를 줘도 될 것 같다. 원작에서 화면 저 어디에 펑펑 터져나가는 양산기가 되어 주인공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입장이 되어 보자! 같은 느낌으로... 게임 도중에 펑펑 터져나가는 조연들을 보면서 공감수치가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클리어한 뒤의 솔직한 감상은 로컬라이징을 하지 않고 출시만 한 것이 정답일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원작인 '기동전사 건담 SEED'의 미디어믹스를 위해 예전 게임이 끌려나온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출시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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