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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고전 RPG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리메이크 작품이 나온다기에 기대와 우려가 반반 섞인 시선으로 지켜봐 오다 직접 플레이해 봤다.
1994년 손노리가 출시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가 2002년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R'로 리메이크됐고, 이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R'을 다시 리파인한 작품이다.
원작은 국산 RPG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아니 가장 중요한 타이틀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유명한 작품이다. '우리가 만든 게임이 팔린다' 라는 간단하고 당연한 이야기를 성립시킨 작품 아닐까.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플레이한 소감을 정리해 봤다.
리뷰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처음 접하는 입장에서 플레이 스타트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는 기본적으로 일자형 스토리를 쭉 따라가는 올드스쿨 RPG에, 전투는 턴제 SRPG이다. 필드는 심볼 인카운트지만 던전에서는 랜덤 인카운트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리뷰어는 그 시절 게이머는 맞으나 우연히 -그렇다, 리뷰어가 선택한 것은 아니다. 게임 잡지를 사고 창세기전으로 국산 RPG에 입문할 수 있었던 시점이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의 발매와 2년 정도 텀이 있었을 뿐- 으로 접점이 없었다. 한참 뒤에 나온 악튜러스는 재미있게 즐겼지만...
그래서 원작이나 R과의 시스템 비교 같은 이야기는 할 수 없는 입장에서 '처음 접하는 유저가 보기에 할 만한 RPG인가' 부분에 집중해 살펴봤다.
약점이 좌우하는 전투 시스템
기본적으로 전투는 턴제 SRPG로 진행된다. 민첩 등의 영향으로 턴 내에서 아군과 적군 유닛의 순서가 배정된다. 보통 전투의 턴 제한은 30턴이다.
필드가 그렇게 큰 편은 아니고 대략 20x20 정도의 필드에 이동력은 보통 5칸 내외이다. 범위마법이나 필살기류의 범위가 꽤 넓고 긴 편이다.
매 턴마다 SP를 하나씩 획득하며 스킬은 이 스킬포인트를 소모하여 발동된다. 일반기는 2개, 필살기 계열은 4개 이상을 소모한다. 자연스럽게 진형을 짜고 모여서 SP를 모은 다음 범위기로 정리해나가는 식의 전투가 주가 된다.
물리 속성은 베기와 찌르기, 투사체, 타격 정도로 나뉘며 마법은 화, 수, 빙, 뇌, 지, 에, 신/암 속성을 가진다. 일반 어택, 즉 평타에도 속성이 포함되니 참고하자.
적 상태창에는 숫자와 아이콘이 몇개 붙어있는데, 이것이 약점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4 베기 찌르기 뇌> 라고 되어 있다면 베기와 찌르기와 뇌속성 공격에 약점이라는 표시. 약점인지 아닌지 확인되지 않은 항목은 물음표 ? 로 표시된다. 앞의 숫자는 약점 속성으로 공격당할 때마다 하나씩 줄어들며 0이 되면 특수한 효과가 발생하는데...
일반몹의 경우 체력이 얼마 남았는지와 관계없이 즉사한다. 'INSTANT KILL!' 이라고 뜨는 것이 이 효과이다. 보스몹의 경우 몇턴간 그로기에 걸린다. 그로기 도중에는 약점을 공격해도 통하지 않으니 주의하자.
일반몹의 물량은 약점에 맞춘 광역기로 대처하고, 보스몹은 약점에 맞게 점사하여 무력화 시키는 것이 전투의 기본이 된다. 가끔 상점에 약점을 찌르기 위한 속성 아이템도 판매하므로 적절히 활용하자.
자동저장은 촘촘히 잘 되어 있지만...편의성 면에서는 조금 아쉬워
편의성 부분을 보면 저장 편의성과 자동저장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 시절 게임의 테이스트가 물씬 풍긴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심볼 인카운트 방식의 필드 진행은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물론 잘 안 보이는 지형에 끼여서 전투가 발생하면 매우 귀찮다- 랜덤 인카운트 방식의 던전 진행은 그야말로 그 시절 올드함 그 자체이다.
대략 갈림길로 들어가서 상자를 열고 나오면 2번 정도 전투를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물론 레벨 디자인에 있어 랜덤 인카운트로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지만... 공략본 없이 진행하는 경우 던전에서 길을 조금만 헤메도 굉장히 귀찮아진다. 자동전투 기능도 없고 메뉴의 반응도 살짝 느릿느릿하기 때문에 진행에 투자되는 시간이 꽤 긴 편이었다.
필드를 이동하면 바로 자동저장이 되기 때문에 원치않는 전투에 휘말리거나 한 경우 바로 퀵로드로 자동세이브 지점... 으로 돌아갈 수 없다.
전투를 포기하면 타이틀 화면으로 돌아가고, 타이틀 화면에서 컨티뉴를 눌러야 돌아갈 수 있다. 다만 타이틀 화면이...
스토리와 전투 합격점, 그래픽은 조금 아쉬워
30년, 아니 리메이크 기준으로도 20년이 넘은 게임을 그대로 리파인해서 스위치 플랫폼으로 가져왔기에 게임 자체에 대해 지적하고 흠잡는 것이 조금 애매한 타이틀이다.
일단 스토리는 합격점을 줘도 될 것 같다. 물론 90년대 그 시절의 감성이나 손노리 고유의 선을 넘고 넘고 넘어 뇌절까지 가는 드립이 모두 '취향에 맞는' 40대 정도의 기준이라는 전제가 붙지만...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고 느끼게 되는 부분이 많은데, 다시 말하지만 30년 전 스토리이다. 이 정도면 합격점을 줄 만 하다.
그래픽은 어느 정도 타협이 들어간 상태에서 스킬 이펙트만 튀는 편이다. 그 시절 도트 느낌을 내려고 했으나 너무 의욕이 앞서서 눈이 꽤 피로해지고, 길의 구별이 쉽지 않았다.
인물 포트레이트네 조금 더 힘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의욕을 내서 구현한 마을 그래픽은 그 시절의 추억이 25년 신상 옷을 입고 튀어나온 것처럼 화려해서 꽤 와닿았다.
전투는 -물론 자동전투라거나 배속기능 같은 것은 없지만- 꽤 재미있다. 약점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고 멤버가 몇 모여서 속성별로 광역기가 다수 모인 시점부터는 사람들이 SRPG에 원하는 그것, '사기쳐서 나만 무손실로 이기는' 전투를 아주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만큼 챕터가 넘어가면 적들이 급격하게 강해지기도 하는데... 약점만 확인되면 어떻게든 되니까 OK이다.
점수를 매겨보자면 추억보정에 국산게임에 대한 호의를 넣어 80점 이상 줄 수 있을 법... 한 게임이다. 다른 항목을 이야기하기 앞서 점수를 이야기하자면 82점은 줘도 될 것 같다.
점수를 까먹은 것은 랜덤 인카운트와 스위치를 못 찾아 1시간 동안 헤맨 모 동굴 탓이고, 게임 자체는 조금... 아니 꽤 올드한 점만 빼면 명성 그대로의 수작이라고 봐야겠다. 다시 말하지만 '손노리식 개그' 가 취향과 안 맞다면 조금, 아니 심각하게 비추천 타이틀이라는 점에는 주의하자.
버그를 몇개 발견했는데, 전투에서 적의 이동속도를 줄이는 디버프를 걸면 해당 적이 움직이면서 '모든 게임 속도가' 느려진다. 그 적의 턴이 끝나도 느려진 상황이 지속되는 것이 포인트. 사소하다면 사소한 버그고 좀 기다리면 풀리긴 하는데... 아마 디버프 지속으로 설정된 턴이 지나면 풀리는 것 같다.(개발사에 통보해 줬다)
팅김 현상을 겪은 부분. 휴대모드로 하니 넘어갈 수 있었다
원인 불명의 크래시가 간헐적으로 목격된다. 재현성이 없고 자동저장이 꽤 잘 되어 있기에 살짝 귀찮지만 헤프닝 정도로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 외에도 사소한 버그가 몇군데 보이는데 위의 슬로우 버그를 제외하면 그렇게 큰 버그는 안... ...보인다고 생각했으나...
스토리 진행에 필수적인 마을 -스토리 중반부 정도- 에 진입하는 순간 100% crash가 발생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소위 '진행 불가' 상태. 개발사에 전달해서 패치로 해결될 수 있는 사항인데, 스위치2로 플레이해 휴대모드에서는 발생하지 않고 독모드에서만 발생했으니, 패치가 안 되었다면 휴대모드로 플레이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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