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등 국내를 대표하는 게임사들이 '핀테크(Fintech)' 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지난해 부터 일찌감치 올해를 강타할 주력 차세대 산업으로 손꼽히며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분야다.
국내에서는 국내 최대 모바일게임 플랫폼인 카카오 게임하기를 서비스하고 있는 다음카카오가 이미 카카오페이 등을 서비스하며 일찌감치 핀테크 열풍을 주도하고 있고 국내 최대 검색포털인 네이버도 해외에서는 '라인페이'를 출시하고 국내에서는 '네이버페이'를 서비스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런데 게임 전문기업들마저 기업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핀테크' 산업을 선택하고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것.
이들이 이토록 게임 외(外) 사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국내 게임시장의 불황과 무관하지 않다.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 규제와 외산 게임들의 국내시장 점유율 확대, 그에 따른 실적 악화 등의 악재가 연이어 겹치면서 게임 사업만으로는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핀테크' 산업은 매해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2013년 Paypal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1천5십억 달러(한화 108조 3천억 원)에 달하며, 2018년까지 3천7십억 달러(316조 8천억 원) 규모로 약 3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세계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시장 중 가장 규모가 큰 중국의 경우 2013년 2,160억 위안(36조 1천억 원)에서 매년 35%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오는 2018년 에는 거래액이 1조 위안(167조 2천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웹툰-전자상거래, 본격적인 투자 나선 엔씨소프트
지난해 4월 유로 웹툰 서비스 업체인 레진코믹스에 50억 원의 투자와 함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웹툰 '블레이드&소울: 주술사의 탄생'을 선보인 엔씨소프트는 올해 2월 전자결제 서비스 대행업체 KG이니시스와 자본제휴를 맺으며 핀테크 사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었다.
엔씨소프트와 KG이니시스는 이번 자본제휴를 통해 핀테크 산업에 본격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MMORPG로 다져진 엔씨소프트의 높은 기술력과 KG이니시스의 결제 서비스 노하우를 결합해 신규 서비스 모델을 발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KG이니시스 역시 이번 투자유치를 계기로 스마트폰의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근거리 무선 통신) 기능을 활용한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10만 가맹점, 연간 10조 이상의 거래액 규모를 자랑하는 업계 1위 KG이니시스의 인프라를 활용한 NFC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게임 내/외 거래가 활발한 엔씨소프트의 게임을 바탕으로 한 차세대 결제 시스템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엔씨소프트 윤진원 홍보실장은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핀테크(FinTech) 및 차세대 결제 분야에 도전할 계획”이라며 “KG이니시스가 가진 결제 서비스 노하우 및 기술 인프라와 엔씨소프트의 IT 및 인터넷, 보안 기술을 결합해 신규 서비스 모델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빠르게 움직이는 NHN엔터테인먼트
엔씨소프트 보다 한 발 앞서 게임 외 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은 NHN엔터테인먼트는 가장 공격적으로 간편결제 사업을 추진 중인 대표적인 게임업체다. 지난해 11월, 전자결제대행업체인 '한국사이버결제'에 642억 원을 투자한 NHN엔터테인먼트는 모바일 티머니 운영업체인 '티모넷'에도 50억 원의 투자를 하는 등 아낌없는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유상증자로 확보한 3400여억 원 중 1500억 원 가량을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자와 가맹점 확보를 위해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가 아직까지 초기 단계인 간편결제 시장에서 확실하게 우위에 서겠다는 것. 그 첫 행보로 NHN엔터테인먼트는 올 상반기 본격적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의 본격적 전개와 '간편결제' 사업 진출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다양한 국가에서 구상중인 크로스보더 e커머스 사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용하고, 웹툰 '코미코' 서비스를 장기적으로 게임과 콘텐츠 등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서 활용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모든 기업이 탐내는 '블루오션' 간편결제 시장, 보안, 인프라 확보 등 해결문제 많아
핀테크 산업에 많은 업체가 뛰어드는 것은 각각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목표는 동일하다. 고성장과 고수익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확실한 1등이 없는 블루오션 시장이기 때문이다.
관세청이 밝힌 국내 해외 직구 거래액은 2010년 3천억 원 수준에서 2011년 4천 8백억 원, 2013년 1조 7백억 원 규모로 해마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O2O(Online to Offline) 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오는 2017년 약 8조 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는 물론 다음카카오, 네이버, 삼성전자 등 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들까지 핀테크 산업에 뛰어들며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빠른 움직임을 보인 다음카카오는 간편 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를 통해 300만 명의 가입자와 60여개의 가맹점을 확보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 역시 지난해 선보인 '라인페이'에 이어 원클릭 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를 올해 선보일 예정이며 삼성전자 역시 미국의 모바일업체 루프페이를 인수와 함께 자사의 최신 스마트 디바이스인 '갤럭시S6', '갤럭시 S6엣지'를 통해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를 최초로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페이'는 기존 NFC와 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 마그네틱 보안전송)을 동시에 지원하는 삼성의 모바일 간편 결제 시스템이다.
하지만 해결해야 될 문제도 있다. 국내/외 인프라 확보 문제, 기존 결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의 확실한 차별성, 이용자의 보안문제 등 산적한 문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기업이미지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보안 문제의 경우 대부분의 기업들이 일찌감치 금융관계사들과 보안 관계사들을 대상으로 투자를 진행하며 관련 특허와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업계들의 핀테크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국회 역시 핀테크 관련 제도 정비에 나서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의원은 지난 24일, 금융사고시 금융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전자금융거래 사고가 발생했을 때 금융소비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개정사항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종걸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무권한 거래'와 '접근 도구'에 대한 정의 조항을 추가하고 무권한 거래로 인해 이용자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해 금융회사에 무과실 책임을 부여하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며, "핀테크 시대의 진전에 발맞춰 금융소비자 보호와 책임성을 높이고, 금융사의 자율적인 보안 투자를 이끌어 낼 제도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개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과연 국내외 대기업들의 전쟁터가 된 핀테크 시장에서 게임기업들은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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