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가득, 2%(캐릭터)만 만족스러웠던 '데스티니 차일드'

등록일 2016년09월01일 10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김형태 대표의 시프트업과 김민규 대표의 넥스트플로어가 공동 개발한 '데스티니 차일드'가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비공개테스트(CBT)를 진행했습니다.

개발사 이름은 다소 생소해 할 수 있는 유저들이 있겠지만 '드래곤플라이트'를 말하면 대다수의 유저들이 기억하고 있는 개발자 중심의 독특한 조직 문화를 가진 모바일 게임 개발사 넥스트플로와 '창세기전', '블레이드&소울' 개발에 참여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름을 알린 김형태 대표의 시프트업이 함께 개발했다는 소식은 게이머들 뿐 아니라 투자자, 개발자들에게도 사뭇 많은 기대를 하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내러티브 콜렉터블 캐릭터 게임(Narrative Collectable Card Game)'이라는 다소 거창하게 보일 수 있는 게임으로 등장한 데스티니 차일드를 즐겨봤습니다. 리뷰에 앞서 도무지 어떤 것이 있었는지 알 수 없었던 80레벨 제한의 '온천' 콘텐츠의 경우 하루에 최소 7시간 이상의 플레이를 즐겼음에도 열지 못해 부득이하게 확인해 볼 수 없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확연한 개성 보였던 '캐릭터', 흥미로웠지만 2% 아쉬운 '전투'
아마 이번 테스트에 참여한 모두가 궁금해 했을 부분입니다. 데스티니 차일드에서 보여줄 캐릭터가 기존 모바일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에 비해서 얼마나 다른지 말이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압도적입니다. 적어도 캐릭터만을 생각했을 때 단시간 안에 이정도 수준의 캐릭터성을 가진 모바일 게임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캐릭터들의 거의 대다수(여성 캐릭터)는 이른바 김형태식 디자인을 따릅니다. 신체의 특정 부분을 강조해 캐릭터를 더욱 육감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죠. 이미 데스티니 차일드를 찾는 유저들이라면 굳이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으니  디자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완성된 캐릭터에는 '라이브 2D' 기술을 활용해 생명력을 불어넣었습니다.

모으고 찾는 것 하나에는 충실합니다 남녀노소(?)가 다 등장합니다

캐릭터 콜렉팅이 기본이 되는 게임 답게 '천연', '츤데레', '마이페이스', '치유계' 등등 다양한 속성을 가진 캐릭터가 굉장히 많습니다. 비공개 테스트라는 환경에서 제공되는 무한에 가까운 자원 공급이 아닌 정식 서비스시 정상적인 플레이를 즐겼을 때 이 모든 캐릭터 수집을 언제 다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캐릭터 수가 많았다는 점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여성 캐릭터 못지않게 남성 캐릭터의 비율도 많았으며 이 역시 속성별로 제공하는 정성을 잊지 않았습니다. 이 외에 몇 몇 수인 캐릭터들도 눈에 띄었지만 크게 눈에 띌 수준은 아니었습니다(개인적 관심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친밀도가 오르면 변절(?) 되는 캐릭터도 있습니다

캐릭터는 게임플레이를 통해 일종의 애정도라고 할 수 있는 '어펙션'을 진행하면 친밀도가 오르고 개별 이야기와 목소리가 해금됩니다. 마지막 단계인 S클래스를 달성하면 캐릭터의 마지막 이야기와 함께 캐릭터 의상을 받게 되는데 이 의상을 얻게 되면 캐릭터의 외형이 변하게 됩니다. 대다수의 캐릭터가 의상이 변경이 주가 되지만 일부 캐릭터의 경우 캐릭터의 속성이 바뀔 정도로 파격적인 변화를 겪게 되는 캐릭터도 있습니다. 이를 수집하고 모으고 애정도를 올린다는 측면에서는 캐릭터성은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다만 일부 캐릭터 디자인이 지나치게 노출에 집중되어 있는  캐릭터가 있는데 마니아가 아닌 다수를 위한 게임을 지향한다면 분명 보완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전투는 흥미롭습니다. 물론 몬스터도요.

전투 부분은 흥미로웠습니다. 자동으로 진행되는 반복되는 턴제 전투 속에서 치명타 공격, 약점 공격, 슬라이드 스킬 등을 활용해 게이지를 채워나가 '드라이브 스킬'로 이어나가고 마지막 '피버타임'을 활용해 막강한 공격을 할 수 있습니다. 설명은 나름 거창하지만 상당히 직관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전투 시스템을 이해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전투 중 타겟이 자동으로 변경되기 때문에 타이밍을 노린 공격이 중요합니다.

전투 시스템의 경우 발상은 재미있었지만 PvE모드에서는 큰 재미를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속성과 상성이라는 다양한 시스템을 넣었지만 정작 몬스터와의 대결에서는 어떤 캐릭터를 좀 더 잘 키웠냐에 따라 이러한 상성이 무시되기 때문이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속성과 상성의 비중을 너무 높이게 되면 하드코어한 게임이 되어버리는데 이 둘 사이의 밸런스를 잡는 것이 중요하게 보였습니다.

최소한 최고레벨은 필수다 3성부터 애정으로 키워오고 있는..

전투의 재미는 PvE보다는 PvP에서 진가가 드러나게 됩니다. 이용자 간 비동기 전투라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게이머가 쓸 수 있는 모든 스킬을 A.I가 사용하는 만큼 속성과 상성의 역할이 중요하게 됩니다. 전투 자체의 긴장감도 느껴집니다.

다만 상대의 덱을 모두 볼 수 있는 상태에서 게임을 하는 만큼 공격자가 유리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이 역시 반복되면 지루해지게 됩니다. 덱의 일부만 보여주거나 혹은 일정 단계마다 상대의 덱을 알 수 없게 한다던가와 같은 보조 장치를 통해 PvP가 가지는 긴장감을 유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작 부분에 있어서는 큰 문제는 없지만 세로형태의 인터페이스인 만큼 왼손 사용자, 오른손 사용자용 세팅과 같은 편의성도 필요해보입니다.

아쉬운 캐릭터 밸런스
전투에 직관적인 영향을 미치는 캐릭터 밸런스 부분은 무척 아쉽습니다. 

김형태 대표가 강조한 “버려지게 하는 캐릭터는 없도록 하겠다”는 말은 분명 유효합니다. 낮은 캐릭터도 애정을 쏟으면 6성까지 만들어낼 수 있으며 능력치 역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실제로도 테스트 기간 중 3성 캐릭터 2개를 5성으로 진화시키고 한계돌파까지 +5로 강화시켰을 때의 능력치가 기본 5성 캐릭터와 크게 뒤떨어지지 않아 실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동기부여가 됩니다. 

같은 금수저라도 등급에 따른 성능차가 명확히 존재한다

하지만 이것은 캐릭터의 수치만을 이야기 했을 때 만이고 스킬을 이야기 하면 달라집니다. 스킬의 효과 자체가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3성 캐릭터의 스킬이 단일 대상으로 +100의 대미지를 준다고 하면 +5성의 스킬은 다수를 대상으로 +80의 대미지를 주는 정도의 차이입니다. 스킬 사용의 타이밍과 활용이 굉장히 중요한 게임에서 결국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구조이죠.

캐릭터를 동등한 스펙으로 만드는 것에 의미를 둔다면 모르겠지만 대다수의 게이머들은 내가 키운 캐릭터가 다른 동등한 고레벨의 카드들을 상대로 활약하길 기대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김형대 대표의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 됩니다. 결국 “버려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버려질 수도 있게” 됩니다.

같은 속성의 카드가 없으면 활용 자체가 무의미하다

여기에 다소 엉성한 스킬 배분도 문제입니다. 덱구성이 중요한 게임에서 같은 속성에만 시너지 효과를 강제하는 스킬들은 나왔을 때 재미 보다는 '버리는 카드'가 나왔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속성 강제 카드들은 고레벨 카드보다는 저레벨 카드들에 비교적 많이 배분되어 있는데 모든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응 가능한 스킬들이 고레벨 카드들에 많기 때문에 결국은 내가 1성 카드를 6성으로 만들었을지라도 상황에 따라서는 태생이 6성인 카드들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게 됩니다. 의도했던 부분이라면 이를 완충시켜줄 완충장치가 필요해보이며 의도했던 것이 아니라면 분명 보완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현재의 스킬 디자인이면 전략보다는 태생이 금수저인 카드들을 도배하면 무조건 이기는 결과가 나오는 만큼 스킬 디자인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콘텐츠 부분도 좀 아쉽습니다. 데스티니 차일드의 다양한 콘텐츠들은 크게 새롭다기 보다는 기존의 콘텐츠를 재해석한 수준입니다. 물론 테스트인 만큼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더 새로운 콘텐츠들이 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일반적인 스테이지 모드와 PvP모드를 제외하고서는 마땅히 이렇다 할 콘텐츠가 없다는 것은 아쉬웠습니다. A재료를 얻기 위해 A콘텐츠를 하고 B 캐릭터를 얻기 위해 B콘텐츠를 하고 이걸 반복하다 보면 일일 보상 시스템에서 보상을 받는 구조입니다.

캐릭터 하나를 온전히 만들어내는데는 이마저도 부족하다

김형태 대표만의 새롭고 독창적인 +@를 기대했던만큼 다른 모바일 게임에서와 같이 반복적인 콘텐츠 소모를 하고 있는 것을 볼 때마다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더불어 콘텐츠 연계에는 그렇게 강조했던 캐릭터도, 시나리오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당위성도 없고 새로움도 없었습니다.
 
게임 특유의 형태 때문에 선택한 어쩔 수 없는 디자인이었다면 적어도 이 게임을 게이머들이 즐겼을 때 “적어도 이 부분에선 달랐어”라며 납득할 수 있는 한가지의 장치는 필요해보였습니다. 이곳저곳에서 봤던 콘텐츠가 너무 많다보니 오히려 정돈된 느낌도 받기 힘들었습니다. 끝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기에 따로 언급은 피했지만 캐릭터 하나를 온전히 육성하는데 필요한 너무나 많은 자원 소모도 조절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흔한 '김치게임', 데스티니 차일드에선 느끼지 않기를
사실 제목을 정하면서도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기존의 모바일 게임과는 정말로 느낌에서부터 차이가 큰 게임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던 만큼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을 때 느꼈던 아쉬움도 컸기 때문이죠. 물론 재미라는 것이 지극히 주관적인 것인 만큼 누가 해도 재미있는 소위 말하는 '객관적으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적어도 이번 테스트에선 찾을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없었다기 보다는 알 듯 말 듯 했다고 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 있겠죠. 캐릭터는 분명 인상 깊었지만 캐릭터 자체가 재미라곤 할 수 없으니까요.

성공했던 게임의 콘텐츠만을 가져오기만 한 게임을 흔히 '김치게임'이라며 비판합니다. 하지만 모든 게임이 이 범주에 속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의 개성을 더 담아 같은 성공 반열에 오르는 게임들도 우리는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넷마블 게임즈의 게임이 그렇습니다. 전부 비슷해 보이지만 막상 게임을 즐기면 다름을 느끼고 재미를 찾아갑니다.

기존의 모바일 콜렉팅 게임이 높은 ARPU를 유지할 수 있었음에도 대중화될 수 없었던 이유는 분명합니다. 게임 고유의 아이덴티티만을 강조해 다른 모든 것들을 배제했기 때문이죠. 결국 찾는 사람만 찾는 게임이 되게 되는데 한 번 게임이 이렇게 굳어지게 되면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힘들어지게 됩니다. 그러한 점에서 아직 데스티니 차일드는 모두를 품을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모두를 품는 것은 희망사항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죠. 앞으로 진행될 테스트, 혹은 정식 서비스에서 한국의 흔한 게임 중 하나가 아닌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유니크한 게임으로 남을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다음 번엔 두근두근한 게임이 되어 돌아오길 기대해본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