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서사와 액션,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예고된 '흥행돌풍' 넥슨 '열혈강호M'

등록일 2018년01월18일 17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어린시절 매일 들락날락하던 만화방 한 켠에는 '열혈강호'가 있었다. 손도 닿지 않는 높은 곳에 항상 꽂혀 있었고 낡은 종이 냄새가 풀풀 풍겨오는 탓에 기자에게 '열혈강호'는 동네 백수 형들이나 즐겨 보는 만화 정도로 생각됐다.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기자가 그때 그 동네 백수(?) 형들의 나이가 된 지금까지도 '열혈강호'는 꾸준히 연재 중이다. 물론 아직까지 기자는 열혈강호를 제대로 읽어보지는 못했다.

1994년 첫 연재 이후 23년이 지난 지금도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열혈강호'. 그 인기에 힘입어 넥슨이 '열혈강호'의 IP를 활용한 모바일 횡스크롤 액션 게임, '열혈강호M'을 지난 11일 출시했다. 그리고 이미 출시 열흘도 안돼 기라성 같은 기존 모바일게임들을 제치고 매출순위 6위에 안착하며 흥행성을 입증했다.

이미 같은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이 출시된 상황에서 넥슨의 '열혈강호M'은 액션과 원작 재현을 통해 승부수를 띄우겠다 공표한 바. 과연 넥슨의 '열혈강호M'은 액션 게임 유저들과 원작의 팬들을 모두 사로잡고 더 높을 곳으로 오를 수 있을까.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액션


'열혈강호M'은 모바일 게임으로서는 드물게 횡스크롤 액션 게임 장르를 선택했다. 내부 개발자 대부분이 네오플 던전앤파이터 개발진 출신인 만큼, 모바일 게임에서도 코어한 조작감을 구현했다. 우선 타격 판정이 공중, 중단, 하단으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다른 모바일 액션게임들처럼 무턱대고 때려서는 콤보가 이어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타이밍을 맞추어 콤보를 이어나가는 재미를 모바일에서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특히 두개의 버튼으로 다양한 연계기를 이어나갈 수 있는 점도 좋았다. 파란색 버튼과 빨간색 버튼 두가지의 조합만으로도 파생되는 기술이 다양하며, 여기에 화면 스와이프(쓸어내리거나 올리는 동작)을 통해서는 게임 내 필살기 개념인 초식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공격 패턴이 수십가지가 넘는다. 모바일 기기의 한계 내에서 횡스크롤 액션 게임의 재미를 최대한 담아내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연계기의 종류가 정말 많기 때문에 오락실에서 게임 커맨드들을 적어놓고 보면서 외우면서 게임을 플레이했다. 게임 내에서 따로 콤보 연습장을 마련했기 때문에 여기서 폐관수련을 통해 내공을 쌓을 수 있다. 콤보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적절한 연계기도 중요하지만 기술을 사용하는 타이밍도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수련이 필요하다. 추후 유저들의 전투력이 상향 평준화 되었을 때 결투장에서 승패를 가르는 것은 조작 숙련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열혈강호 입문자도 ok, 충실한 원작 재현


게임을 하기 전 원작 '열혈강호'를 충실히 재현했다는 말에 사실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무협소설과는 다소 거리를 두고 살았기 때문에 작중 등장하는 복잡한 용어들이나 인물간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히려 게임 플레이를 해 보고는 '열혈강호'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혈강호M'은 원작 만화 1권 1화부터의 스토리를 충실히 따라간다. 원작의 스토리가 탄탄하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따라가는 게임 내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다양한 등장인물들에 대한 정리도 깔끔하기 때문에 작품을 게임으로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이야기를 따라올 수 있다.

여기에 원작의 명장면이나 챕터 사이의 이야기 등 게임 내 연출만으로는 표현하기 부족한 내용들을 스토리 북 시스템을 통해 전달한다. 웹툰 형식으로 풀 컬러로 재현한 만화 속 명장면이나 사이사이의 이야기들은 게임의 큰 매력 중 하나다. 또한 기존 열혈강호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게임 만의 오리지널 외전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열혈강호의 팬은 물론, 열혈강호를 모르던 사람들도 작품에 '입덕'할 수 있을 것이다.

할 일은 많지만, 즐길 거리는 부족하다


'열혈강호M'은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보았을 때 성장 요소가 많은 편이다. 각 부위별로 레벨을 올리고 승급 시켜야 하는 장비가 12개 정도이며, 각 장비에는 또 다시 개별적인 능력치를 부여할 수 있다. 성급 강화나 옵션 강화에는 별도의 재료를 필요로 한다. 뿐만 아니라 게임 내에서 얻을 수 있는 동료들도 전투력에 영향을 미치며, 장비 이외에도 초식을 강화하는 한편, 의상에도 신경을 쓰고 최상위 콘텐츠인 신기도 강화해야 한다.

이처럼 무림 최고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여야 하지만 그 이외에 유저들이 게임에서 즐길 수 있는 거리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성장 및 강화 콘텐츠의 경우 단순히 던전을 돌면서 재료를 수집하는 일들만 있기 때문에 즐기면서 게임을 한다기보다는 과제를 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턴제 전투로 진행되는 무림 외전 역시 아직은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횡스크롤 액션 게임인 본편과 달리 게임에서 얻은 동료들을 활용하여 턴제 전투를 진행할 수 있지만, 전략적인 재미보다는 단순히 좋은 동료들로 밀어붙인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다양한 성장과 강화가 가능한 본 캐릭터와 달리 동료들의 경우 성장 방법이 적기 때문에 동료들을 성장시켜 나가는 재미도 본편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고 느꼈다.

액션과 서사 두 마리 토끼는 잡았다, 이제 깊이를 더할 차례


'열혈강호M'에는 개발사가 던전앤파이터를 통해 쌓은 횡스크롤 액션 게임의 노하우가 잘 담겨있다. 여기에 과거 '던전앤파이터 혼'의 실패를 통해 모바일 게임 내에서 횡스크롤 액션 게임 장르를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 결과 모바일 기기의 한계 내에서 액션의 재미를 최대화했다. 또한 원작의 팬들은 물론, 아직 원작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열혈강호'에 입문할 수 있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서사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싶다.

그러나 아직 대부분의 콘텐츠가 성장 및 강화에 집중되어 있다는 부분은 아쉽다. 다양성을 위해 마련된 무림외전의 경우에도 아직은 턴제 RPG로서의 재미가 부족한 상황이다. 간편하고 쉬운 액션과 흡입력 있는 서사를 바탕으로 게임 본연의 깊이와 재미를 더한다면 지금보다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을 듯 싶다. 출시 1주일만에 양대 마켓 인기순위 상위권과 매출순위 6위에 오르며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열혈강호M'의 미래가 그래서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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