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사냥과 현질은 필수? 넥슨 '트라하'가 깬 모바일 MMORPG의 편견 세 가지

등록일 2019년04월24일 01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엔씨소프트 '리니지M'의 기록적인 흥행을 필두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MMORPG 장르가 주류가 된지 오래다. 이 때문에 그동안 시장에서 다양한 MMORPG가 출시되어 유저들과 만났지만, 대부분의 게임들이 콘텐츠나 시스템 측면에서 큰 차별화 요소를 내세우지 않아 엔씨소프트 리니지M이나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넷마블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등 기존 흥행작들을 넘지못하며 아쉬운 결과를 맞이했다.

 

이 가운데, 넥슨이 4월 18일 정식 서비스를 실시한 '트라하'가 기존 모바일 MMORPG의 편견을 깨는 콘텐츠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주목된다. '트라하'는 모아이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 중인 모바일 MMORPG로,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타협하지 않는 하이엔드 그래픽과 수동 조작을 강조한 시스템이 특징.

 

'트라하'는 정식 서비스 하루 만에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한데 이어, 23일 기준 구글 플레이에서 기존 인기작들을 모두 물리치고 엔씨소프트 리니지M의 뒤를 이어 당당히 2위를 차지, 기대작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트라하'의 초반 흥행 돌풍에는 기존 모바일 MMORPG의 공식처럼 여겨지던 시스템을 과감하게 쇄신한 점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초반부터 흥행 몰이를 시작한 '트라하'는 어떻게 모바일 MMORPG 유저들의 마음을 잡았을까.

 

성장은 자동 사냥으로? 수동 조작이 더 빨리 성장하는 '트라하'

 



 

인기작들의 벽을 넘지못하고 무너졌던 기존 모바일 MMORPG들이 가장 아쉬운 평가를 받았던 부분은 단조로운 성장 과정이다.

 

기존의 MMORPG들은 다양한 PvP 콘텐츠나 빠른 성장 속도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게이머가 게임 내에서 주로 하게 되는 것은 '자동 사냥'이기 때문에 직접 성장하는 재미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플레이어들 역시 '자동 사냥'을 통한 성장 효율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 인벤토리를 최대한 늘리고 1시간에서 많게는 반나절까지도 '자동 사냥'을 진행하는 것이 모바일 MMORPG의 현주소.

 

그러나 '트라하'는 수동 조작에 특별한 혜택을 제공해 플레이어로 하여금 '자동 사냥' 대신 직접 성장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바로 플레이어가 수동 조작으로 전투를 진행할 경우 추가적인 경험치를 제공하는 것.

 

'트라하'에서는 다른 MMORPG와 마찬가지로 퀘스트 버튼을 누르는 것 만으로도 사냥터로 이동하고 전투를 진행할 수 있지만, 수동 조작으로 게임을 즐길 경우 '전투 보너스'라는 시스템을 통해 추가적인 경험치와 효과들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전투 도중 특정 스킬을 사용하거나 타이밍에 맞춰 스킬을 사용할 경우 '전투 보너스'를 얻을 수 있는데, 한번의 전투에서 '전투 보너스'를 최대한 노릴 경우에는 몬스터를 잡고 얻는 경험치보다 거의 2배 정도 높은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

 

그렇기에 같은 시간을 동일한 장소에서 사냥을 하며 보내더라도 수동 조작으로 '전투 보너스'를 착실히 얻은 플레이어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트라하'는 전투 숙련도가 오르는 속도가 느린 편이기 때문에 수동 조작과 자동 조작을 사용하는 플레이어 사이의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달라진다.

 



 

여기에 수동 조작을 사용할 경우 전투에서도 더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도 '트라하'의 차별화 요소다. 대부분의 스킬들은 '뒤에서 사용', '타이밍에 맞춰 누르기', '끝까지 누르기' 등 플레이어의 개입이 필요한 조건들을 가지고 있는데, 조건에 맞게 스킬을 사용한다면 더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은 물론 적을 끌어오거나 넘어뜨리는 등의 부가적인 효과도 낼 수 있다.

 

이처럼 게임은 기계가 하고 플레이어는 구경만 하던 기존의 모바일 MMORPG와 달리, 더 오래 게임에 집중하고 애정을 쏟을수록 캐릭터가 빠르게 성장하는 '트라하'가 자동 사냥에 지친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1캐릭터 1클래스? '인피니티 클래스'로 3가지 재미 즐길 수 있는 '트라하'

 



 

MMORPG에서 한 가지 클래스의 최고 레벨을 달성한 플레이어들의 다음 목표는 새로운 클래스를 육성하는 것이지만, 이미 한번 봤던 스토리와 메인 퀘스트를 다시금 플레이해야하는 과정은 귀찮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다양한 모바일 게임에서는 특정 레벨 캐릭터를 바로 지급하는 '점핑 캐릭터'나 보다 빠르게 레벨을 올릴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지만, 자신이 애정을 담고 키운 캐릭터를 내려놓고 새로운 캐릭터를 키우는 과정은 언제나 부담일 수밖에 없다.

 

'트라하'는 이런 플레이어들의 아쉬움을 해결하기 위해 '인피니티 클래스'라는 독특한 시스템을 채택했다. '트라하'에서는 크게 '쌍검'과 '활', '대검' 등 무기에 따라 클래스가 나뉘는데, '인피니티 클래스'를 통해 하나의 캐릭터로도 자유롭게 클래스를 오갈 수 있는 것. 무기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PvP 콘텐츠 지역에서는 '활'을 사용하다가 사냥 시에는 '쌍검'으로 무기를 교체할 수 있는 등 입맛에 맞는 클래스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트라하'에서는 '통합 레벨'과 '클래스 레벨'이 구분되어 있다는 것이다. 플레이어가 지금까지 '쌍검' 클래스를 지속적으로 육성했다면, '방패' 등 다른 클래스로 이동할 경우 클래스 레벨이 1부터 시작하는 것.

 

클래스 레벨에 따라 무기와 관련된 스킬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고 싶은 플레이어라면 부지런히 클래스 레벨을 올려야 한다. 그러나 체력이나 공격력 등을 높여주는 '특성' 포인트는 '통합 레벨'에 따라 증가하고 장비의 성능과 관련된 '코어'는 모든 클래스가 공유하기 때문에 새로운 클래스로도 어느정도 보정을 받고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은 '트라하' 만의 매력이다.

 

장비는 구매가 아닌 사냥을 통해서 얻는다... 편의성에 집중한 '트라하'의 BM

 



 

한편, 천편일률적인 시스템 이외에도 모바일 MMORPG의 주된 단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과도한 BM이다. PC MMORPG에서는 직접 던전을 돌며 아이템을 획득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과 달리, 모바일 MMORPG에서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확률적으로 강력한 무기를 획득할 수 있어 장르의 본질적인 재미를 떨어트린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가운데, '트라하'는 과감하게 장비 관련 상품을 배제하고 플레이어가 직접 게임을 즐기면서 장비를 획득하는 원초적인 재미를 살렸다. '트라하'의 상점에서는 현금을 주고 '다이아'를 구매할 수 있지만, '다이아'를 구매할 수 있는 상품 중에 장비는 없다. 장비의 경우 퀘스트 진행 도중 제공되거나 필드 보스, 던전 공략, 제작 등의 콘텐츠를 통해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PC MMORPG처럼 노력을 통해 장비를 얻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 매력적이다.

 



 

'트라하'는 직접적으로 플레이어를 성장시키기 보다는 성장을 돕기 위한 다양한 편의 기능을 주요 BM으로 삼고 있다. 다이아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주된 상품은 '회복약'과 '정령카드'인데, 각각 게임 내 재화인 '골드'를 주고 구할 수 있는 만큼, 큰 매력이 없다. 대신 패키지를 통해 자동 전투 시에도 경험치를 2배로 획득할 수 있는 기간제 상품을 판매하는 등 대부분의 BM이 편의성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과금의 영향력은 적은 편이다.

 

모바일 MMORPG 틀 깬 '트라하', 초반 흥행 이어갈까

 



 

이처럼 그동안 RPG보다는 방치형 게임에 가깝던 대부분의 모바일 MMORPG와 달리, 수동 조작의 묘미와 자유로운 클래스 이동,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BM을 내세운 '트라하'가 기존 모바일 MMORPG에 지친 유저들의 호응을 얻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게임 내 BM이 과도하지 않음에도 '트라하'가 출시 초반부터 좋은 성적을 보이는 데에는 이런 과감한 도전이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반면, 아직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도 많다. 앞서 소개한 '인피니티 클래스'의 경우, 기존에 다른 모바일 MMORPG에서 캐릭터를 육성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이 3배로 드는 만큼, 다양한 캐릭터를 키우기를 원하지 않는 플레이어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3가지 무기 중 방어 관련 직업들이 사냥에서 크게 불리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클래스 사이의 밸런스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기존 MMORPG의 공식을 과감히 깬 '트라하'가 유저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순항 중인 것만은 확실한 상황. 수동 조작의 묘미를 통해 본질적인 성장의 재미를 완성한 '트라하'가 초반의 성적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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