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 생활은 물론 세계 경제 및 산업 지형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특히, 콘텐츠 분야는 코로나19로 인해 급속한 성장을 이룬 대표적인 산업으로 손꼽힌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사람들의 콘텐츠 소비가 더욱 활발해 졌기 때문.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해 발표한 '코로나19와 콘텐츠 이용: 변화와 전망'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콘텐츠 산업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는데, 영상, 웹툰·웹소설 플랫폼의 소비지출이 큰 폭으로 늘었고 음악 플랫폼에 대한 소비 지출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각 콘텐츠 장르의 이용시간도 증가했는데 콘텐츠 장르의 이용량이 가장 크게 증가한 분야는 키즈/교육용 콘텐츠 분야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키즈/교육용 콘텐츠의 이용량이 코로나19 사태 전과 비교해 59.2% 증가했으며,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코로나 이전에는 약 54분 정도였으나 코로나 이후에는 86분으로 증가해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동 및 학생들간의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각 학교에서 온라인 원격 수업을 진행하고 아이들의 외부 활동을 최대한 막으면서 아이들의 여가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다고 하더라도 키즈/교육용 콘텐츠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집에서 지내는 생활 시간이 늘어나면서 온 가족이 함께 게임을 즐기는 비율도 증가
코로나19 발생 전 집에서 문화콘텐츠를 즐기는 사람들은 전체의 52.1%로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집에서 문화콘텐츠를 즐겼다. 그런데 학교나 직장에서 문화콘텐츠를 즐기는 사람들의 비율도 20.95%로 나타나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학교와 직장에서 문화콘텐츠를 즐겼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로나19 발생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 속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학교나 직장에서의 생활 시간이 줄어들면서 집에서 문화콘텐츠를 즐기는 비중은 68.74%로 증가하고 학교와 직장에서 문화 콘텐츠를 즐기는 비율은 15.51%로 감소하면서 두 비교군이 차이가 큰 폭으로 벌어졌다.
주목할만한 것은 이 기간 어린이들과 학생들이 학교 등교를 하지못하고 외출을 자제하면서 키즈 콘텐츠 이용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 특히, 키즈 콘텐츠의 이용량 증가에 비례해 어린이들의 게임 이용량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올해 초 게임물관리위원회,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광역시교육청,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가 개최한 '건전 게임/미디어 이용 문화 조성을 위한 토크 콘서트'에서 이동건 게임연구소 소장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청소년들의 수면 시간과 공부 시간은 40~50분 증가했지만 게임 등의 미디어 이용 시간은 평균 2시가 44분이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 길어진 부모들, 건전한 키즈 게임 찾았다
아이들의 게임 이용 증가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손꼽힌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친구를 만나지 못하는 스트레스를 온라인 가상 세계에서 친구와 대화하는 것으로 해소하거나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게임 이용 시간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는 것.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부모들의 행동 패턴의 변화도 아이들의 게임 이용 시간 증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학부모들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코로나 이전보다 아이들과의 시간이 증가하고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 요소에 대한 니즈가 상승했고 이는 고스란히 건전한 키즈 게임을 찾은 학부모들이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취학 자녀를 둔 학부모 중 자녀와 함께 게임을 한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50%가 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56.3%(2020년), 57.5%(2021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와 게임을 같이 즐긴다고 밝힌 응답자 중에서 “상당히 자주 한다”와 “자주한다”의 비율이 2017년 4.7%에서 2021년 기준 14.8%까지 증가했다는 점에서 부모가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의 증기가 아이들의 게임 이용 시간 증가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젊은 부모 세대를 중심으로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게임에 대한 인식
게임은 우리 사회에서 놀이의 영역에 속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학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들의 학업에 방해되는 존재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게임이 자녀들의 학업에 방해를 주고 있다”라고 응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전체 응답자 중 61.7%(그런 편이다: 54.9%, 매우 그렇다: 7.8%)인 것에 비해 “방해를 주고 있지 않다”라고 대답한 비율은 25.4%(별로 그렇지 않다: 22.4%, 전혀 그렇지 않다: 3.0%)로 대다수의 학부모가 게임을 학업에 방해되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인식은 대답한 부모의 연령대가 높을수록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아이와 게임을 같이 이용한다는 비율도 학부모의 나이가 높아질수록 낮게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지금의 20대에서 30대 학부모는 어린 시절부터 컴퓨터와 같은 전자기기를 이용해 게임을 플레이 해보고 문제 해결 등을 겪어온 세대로 자신들이 학부모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함께 게임을 즐기는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에는 온라인 원격 수업으로 벌어진 교육 격차 및 줄어든 운동량 등을 보충하려는 정보 교환의 도구로서 게임을 활발하 활용하는 젊은 부모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 확대 중이던 에듀테크,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확대 가속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에듀테크'는 교육에 미디어, 디자인, 소프트웨어, 가상현실, 증강현실, 3D 등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학습자의 교육 효과를 높이는 산업을 말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지난 해 기준으로 약 10조원으로 추산되며 실제 코로나19 비대면 교육 비중이 높았던 것을 생각하면 추정치 보다 실제는 더 큰 규모일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도 비대면교육에서 부족한 부분을 에듀테크로 보충하고자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작년과 다양한 행사 개최 등을 통해 에듀테크를 학부모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지난 해에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AI 학습 관리 프로그램을 보급하는 등 에듀테크를 우리 생활에 접목하기 위한 여러 노력들을 지속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특히 지난 해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대표 IT 기업은 물론 교원그룹, 눈높이 학습으로 유명한 대교, 웅진씽크빅 등 국내에서 굵직한 에듀 기업도 에듀테크 사업에 연이어 뛰어들어 시장 규모를 더 확대했다.
이런 에듀테크 시장에서도 게임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학습지 사업 등과 연계한 체계적인 커리큘럼이 도입된 게임이 에듀테크 열풍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시장에 등장하면서 게임을 단순히 학업에 방해되는 존재로 보기 보다는 오히려 학부모들이 코로나19로 추가된 여가 시간에 아이들에게 새로운 학습 습관을 들이는 도구로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늘어나고 있는 것.
최근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결정의 시작에는 무분별한 법 규제로 인해 오히려 교육적이고 어린이들에게 무해한 건강한 게임도 자녀들이 즐기지 못할 수 있다는 학부모들의 우려와 동의가 있었다는 점에서 에듀테크 관련 게임이 학부모들에게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을 듯 싶다.
위드코로나 시대에도 키즈 콘텐츠 시장 확대 이어질 것으로 전망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코로나19와 콘텐츠 이용: 변화와 전망'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의 종료 이후에도 키즈 콘텐츠의 이용률은 여전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콘텐츠 이용 장소의 비중이 코로나 이전과 비슷하게 바귀면서 학교와 직장에서의 콘텐츠 이용 시간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코로나19가 끝나고 에듀테크를 활용하려는 학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정에서의 콘텐츠 이용시간은 줄어도 학교와 직장에서 키즈 콘텐츠를 즐기는 시간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
가정에서 익숙해진 에듀테크 활용 학습 습관이 학교의 대면 교육으로 전환되어도 아이들의 학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지면서 에듀테크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아동/교육용 콘텐츠 산업은 교육용 게임을 포함한 키즈 게임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앞에서 언급했듯 생활이 바뀌고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되면서 코로나19 이후에도 이러한 산업의 변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틱스 마켓 리서치 컨설팅'에 따르면 글로벌 기능성게임 시장규모는 지난 2017년 약 3조7080억원을 기록했다. 또 오는 2026년에는 18조4009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교육시장 조사기관 홀론아이큐(HolonIQ)는 기능성게임의 진출영역이 될 수 있는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이 2018년 175조 3533억원에서 2025년 391조9662억원의 시장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글로벌 시장의 규모와 성장에 비해 국내 국내 키즈/교육용 게임산업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다행히 앞에서 언급했듯이 학부모들의 교육용 게임에 대한 인식은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교육용 게임, 더 나아가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의 인식변화가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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