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독서보다 게임이 더 유익한가

등록일 2012년02월03일 21시04분 트위터로 보내기


최근 대한민국 사회의 게임 때리기 열풍이 한창이다.

마치 모두들 약속이나 한 듯 정부기관, 메이저 언론사, 시민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게임과 게임산업을 코너로 몰아가고 있다.

그 바람이 너무 거세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게임산업 종사자로서 제대로 서 있기 조차 힘들 지경이다.

그들은 너무나도 부족한 근거를 토대로 '게임은 마약과도 같은 존재'이고, '게임은 사회악'이며, 따라서 '게임은 청소년들을 타락시키는 주범'이라고 비난한다.

물론, 게임업계는 당연히 매우 억울해 하는 분위기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게임이 사회악은 당연히 아닐 뿐더러 그동안 게임산업이 대한민국의 경제, 문화, 사회 등 각 분야에 미친 수 많은 긍정적인 영향들을 일체 무시한 발언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온라인게임 수출액이 한 해 2조원을 넘고 우리나라 문화상품 수출의 절반이 넘는 53%를 게임이 차지하며, 전 세계 한류 열풍에 일조한다는 등의 사실을 굳이 우리 입으로 그들에게 말하지 않아도 이미 우리 사회는 게임산업이 대한민국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들이 얼마나 많은지, 대한민국 경제에 얼마나 많은 부분을 기여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들이 계속 저렇게 나오는건 무슨 '의도'가 있거나 아니면 진짜로 우리에게도 다소 빈틈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저들의 게임 때리기가 정상적이지 못하고 너무 과장됐으며, 비현실적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명확하다. 그러나 게임에 수 없이 많은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해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게임이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이 무시되어서는 절대로 안된다. 그것이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해도 말이다.

과연, 우리는 게임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전무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게임시간이 늘어날 수록 공부할 시간이 줄어드는 건 주지의 사실이고, 하루에 몇 시간씩 바르지 못한 자세로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게임을 하면 당연히 한창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너무도 게임에 몰두해 수면시간이 부족하게 되는 것도 분명히 문제다.

그러나 그런 것을 온전히 게임을 사용하는 아이들 혹은 그 부모들의 책임이라고 외면하기에는 이제는 게임산업이 가진 영향력이 너무도 거대해졌다.

기자가 만나는 많은 게임업계 종사자들도 자녀들에게 게임을 시킨다. 물론, 그들은 게임이 '악의 축'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자녀들에게 게임이 악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알아서 자녀들의 게임시간을 조절하고 수면시간을 보장하고 건강하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게임의 긍정적인 영향을 이야기하는 우리마저도 이미 자녀들의 게임시간을 스스로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이미 게임이라는 컨텐츠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그것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위치에 서 있기 가능한 일이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그것 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부모들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음주운전 사고는 온전히 운전자의 책임이고 개개인이 가진 의식의 문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회사는 음주운전 사고가 나도 운전자가 사망하지 않도록 자동차를 더 튼튼하게 만들며, 더 나아가 술을 마시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 시스템도 도입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

그 누구도 음주운전이 자동차 회사의 책임이라고 하지 않지만 그들의 노력이 사용자의 실수에서 오는 엄청난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의 긍정적 측면이 아무리 많아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좋은 게임보다는 좋은 책이 훨씬 더 유익하다는 사실을 반박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 아이들에게 마우스 보다 책을 더 많이 쥐어주려고 노력하고 게임 대신 독서를 할 수 있는 시간과 여건을 더 많이 만들어 주는 것이 어른들이 당연히 해야하는 일인 것이다. 설사 그 어른이 게임 때문에 먹고 사는 게임업계 종사자라고 해도 말이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이 내부적인 자성과 자정노력으로 우리 스스로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기 참 좋을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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