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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진흥과 규제의 갈림길에 선 한국의 'P2E' 게임, 정부는 어떤 선택을 할까

등록일 2022년01월28일 15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전세계 게임업계가 P2E(Play to Earn) 게임에 주목하고 있다. P2E 게임은 게임에서 제공하는 특정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블록체인 기술(활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을 활용해 현금화(코인, 토큰) 시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가지는 게임을 일컫는다. 

 

국내에서도 대체 불가능 토큰(Non Fungible Token, 이하 NFT)을 활용한 P2E게임 개발을 진행하거나 프로젝트 차원에서의 검토에 나서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이 전세계 130만 명 이상의 동시접속자를 달성, P2E 시장의 가능성을 입증하면서 P2E게임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기업들간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것. 

 

신기술에 대한 관심은 이미 빅데이터로 입증되고 있다

 

넷마블은 올해 P2E 게임 라인업을 대거 공개할 예정이며 카카오게임즈와 엔씨소프트 역시 NFT 거래소 및 관련 사업을 준비중이다. 컴투스는 자사가 보중인 다양한 IP를 활용한 P2E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를 공개하는 등 신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게임산업의 초신성 ‘블록체인’과 ‘NFT’가 게임 시장의 게임체인저 될까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도는 게임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 20~3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게임의 가장 대표 사례는 이더리움 기반의 ‘크립토키티’다. 토큰을 활용해 희소성을 가지는 가상의 고양이 판매 수단으로 NFT를 활용해 주목받았으며 가상 자산의 희소성 및 원본성이 보장되는 토큰 시스템의 활용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가상자산의 높은 변동성과 현물 시장과 가상자산 시장간 정보 부재로 인한 안정적인 시장 형성이 어렵다는 한계점이 발견되기도 했다(KISA Insight). 

 

크립토키티가 NTF를 최초로 활용한 게임이라면 NFT를 기반으로 오늘날 통용되는 P2E 게임의 대중화를 이끌어낸 것은 베트남의 스타트업 스카이 마비스가 개발한 블록체인 게임 ‘엑시 인피니티’다.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획득 가능한 AXS와 SLP 토큰과 엑시 NFT를 엑시 인피니티 마켓 플레이스를 통해 이더리움으로 거래할 수 있으며, 거래에 사용한 이더리움을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를 시켜 수익을 창출 시키는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게임 이용자의 아이템 소유를 증명해줄 수 있는 NFT 기반의 게임은 게임 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 얼라이언스(BGA)의 연례 보고서에 집계된 데이터에 따르면 NFT 게임은 지난해 3분기 약 23억 2000만 달러(한화 약 2조 7712억 원, 11일 기준)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NFT전체 거래량의 약 22%를 차지하는 수치다. 

 

NFT 게임에 대한 거래량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용자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시장 분석 업체 DappRadar의 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게임과 관련된 지갑의 숫자는 2020년 3분기 23100개에서 2021년 154만개로 6566% 증가했으며 NFT 게임 시장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엑시 인피니티의 9월 거래 규모도 약 2억 5000만 달러(한화 약 2900억원, BGA)로 성장, ‘NBA 탑샷’과 ‘크립토펑크’를 누르고 최다 거래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NFT는 게임 시장의 새로운 미래” 정부의 지원과 육성 바라는 게임사들 
게임시장 뿐만 아니라 NFT 기술은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 그 가능성이 입증되고 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크립토아트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전세계에서 약 10만 점의 작품이 NFT를 통해 거래됐고 거래 금액은 약 2220억 원 규모에 이른 것으로 분석했다. 미술품 NFT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40억 달러(한화 16조 6642억 원) 수준으로 실제 미술품 시장의 시가 총액 규모인 1조 7000억 달러(2023조 5100억 원)대비 약 1%도 되지 않지만 세계적 가상화폐 분석기관인 메사리는 미술품 NTF 시장이 10년 내 약 10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10년 후에는 실제 미술품 시장의 규모를 뛰어 넘을 수도 있다는 것.

 


 

강력한 팬덤이 중심이 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도 NFT사업이 각광받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연인으로 유명한 그라임스는 자신의 음원과 디지털 아트 콜렉션을 NFT로 출시해 한화 약 65억 원에 판매하며 주목받았으며 JYP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NFT관련 기업들을 인수하거나 설립해 디지털 굿즈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게임 산업 분야는 아직 걸음마도 때지 못한 상황이다. 현행법상 NFT게임의 출시는 불법이기 때문인데 게임산업진흥법 제32조에서는 게임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점수, 경품, 게임 내 가상의 화폐)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사행성을 이유로 게임 서비스가 중단된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
 

실제로 지난해 국내 게임 마켓에 출시된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 등 다수의 P2E 게임들이 환금성과 사행성 조장 여부 등을 근거로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등급분류취소 처분을 받아 게임 서비스가 강제로 중지되기도 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측은 ‘NFT게임이라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환금으로 인한 사행성 조장의 가능성이 높기에 현행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판단, 등급분류 취소를 결정했다’고 이유를 설명했지만 업계는 NFT를 중심으로 하는 P2E게임의 근간을 부정하는 것은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컴투스 송재준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미래경제위원회·디지털혁신대전환위원회 관계자들 앞에서 기업 소개를 하고 있다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미래경제위원회·디지털혁신대전환위원회와 만난 컴투스 송재준 대표는 “사용자 중심의 가치와 개인의 권한, 역량이 확대되는 탈중앙화는 거부할 수 없는 세계의 흐름이 됐다”며 “(P2E 게임, NFT 기반 블록체인 게임은) 단순히 돈 버는 게임으로 치부할 것이 아닌, 게임 플레이로 획득한 재화나 아이템 보상의 소유권을 사용자에 인정함으로써 탈중앙화를 끌어내는 혁명적인 사건이다”라고 말했다. 보상을 온전히 게임사가 가져가는 과거의 서비스 형태가 아닌 게임 이용자도 게임의 성장에 따른 권한과 이익을 공유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송 대표의 설명이다. 

 

이렇듯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다가올 변화에 대비해기 위해서라도 P2E게임 및 NFT기반 블록체인 게임의 성장을 막는 기존 게임법을 수정하고 빠르게 육성시켜 국내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는 빅테크 기업 육성에 정부가 적극 협력해야 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NFT게임을 전면 금지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과 한국이 유일하다. 일본의 경우 P2E게임을 허용하고 있지만 이는 이더리움이나 엔진코인과 같이 국가에서 화이트 리스트 코인으로 인정한 NFT를 사용한다는 조건에서만 허용한다. 미국의 경우 NFT로 발행된 게임 아이템이나 재화를 제공 방식에 따라 분류(유가증권 등), 이용자의 NFT 구매가 게임 초기 투자금 확보에 해당하고 이러한 지분으로 추가적인 수익을 내는 경우 증권법을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 안돼”, “파급력 클수록 부작용도 주시해야” 신중론 내세우는 전문가들
P2E 게임으로의 변화를 준비를 시도하는 게임업계의 행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이들은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산업 전반에 퍼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위정현 교수는 지난 10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이재명 대선 후보의 게임/메타버스 특보단 출정식에서 대체불가토큰(NFT)와 P2E를 논의하기 전 이용자 보호를 위해 확률형 아이템이 존재하지 않는 완전한 F2P 게임의 실현, 청소년 진입 금지, 게임 내 경제와 가상화폐의 안정적 유지, 글로벌 신규 IP의 개발 등 4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특보단의 공동단장으로 임명된 게임산업의 관계자가 정식에서 게임산업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는 점은 굉장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이런 발언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나오지만 이번 그의 발언은 그간 게임 산업이 발전하면서 불거진 부정적인 면에 대한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함께 참석한 이재명 후보 역시 “블록체인, 메타버스, NFT 등 익숙하지 않은 신기술을 게임과 융합하면 그 파급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며, “그렇지만 파급력이 큰 신기술일수록 그 이면에 드리울 수 있는 그림자도 주시해야 된다. 정부의 역할은 게임 이용자와 게임산업 노동자를 보호하고 불공정 행위와 범죄를 예방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된다”고 말했다. 신기술의 도입도 중요하지만 악용되지 않을 수 있는 규제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

 

NFT기반 P2E게임에 대해 게임산업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정액제로 대두되는 기존 게임의 과금모델이 갖은 진통 속에서도 오늘날의 F2P문화로 정착된 것처럼 P2E 역시 전환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향후 게임 산업의 발전을 책임지는 핵심 모델이 될 것이다’라는 긍정적인 시선과 ‘무작정 트렌드를 따라가다가 게임을 하며 돈도 벌 수 있는 것이 아닌 오로지 게임의 목적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돼 정부의 규제 프레임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 트리거가 될 것이다’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암호화폐 기반 범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출처:Chainalysis)
 

한편, 블록체인 데이터 회사 Chainalysis의 통계에 따르면 암호 화폐 기반 범죄는 2020년 78억 달러(한화 9조2795억 원)에서 2021년 140억 달러(한화 약 16조 6340억 원) 규모로 크게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유통된 전체 암호화폐 거래량의 0.15% 규모로 우려될 수준으로 높은 것은 아니지만 시장이 성장할수록 범죄 규모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북미증권관리자협회(NASAA)는 올해 암호화폐, 디지털자산과 관련한 투자에 가장 큰 위험이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규제받지 않는 부문의 암호화폐 관련 투자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새로운 기술의 불확실성을 두고 국내 게임 시장은 진흥과 규제의 갈림길에서 확실한 가닥을 잡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다양한 기술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한 정부와 업계, 소비자와의 빠른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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