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이 세기도 버거울 만큼 날마다 새로운 모바일게임이 출시되지만 이미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만으로도 벅찬 당신. 새로운 게임을 해보고 싶지만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모르는 당신을 위해 게임포커스가 준비했다.
'돌직구'는 모바일게임들 중 한 작품을 골라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플레이 해보고 게임에 대한 아주 솔직한 의견을 이야기하는 코너다. 물론,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지 받지 않을지 선택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넥슨이 지난 3월 30일 출시한 MMORPG ‘프라시아 전기’는 자유도 높은 전쟁 시스템과 압도적인 퀄리티, 몰입도 높은 스토리 등을 내세우는 게임이다. 특히 결사(길드)에 가입한 누구나 월드 내 21개 거점을 함께 소유하고 경영할 수 있고, 고도화된 커뮤니티 시스템, 어시스트 모드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서양 판타지 콘텐츠에서 선역으로 등장하는 엘프를 인간들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악역 ‘귀쟁이’로 등장시키는 파격적인 스토리를 선보인 프라시아 전기를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즐겨보았다.
신은서 기자
시장에는 수많은 MMORPG가 등장하고 그들의 성장 시스템, 파밍 시스템, 대규모 전투 등 주요 시스템이 겹쳐 특색있는 MMORPG를 찾는 것은 매우 힘들어 보인다.
그런 점에서 넥슨의 프라시안 전기는 MMORPG의 주요 특징을 살리면서도 나름의 특색을 갖춘 게임이었다.
가장 큰 특색은 우선 스토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이 게임은 엘프들에게 억압 당하는 인간들이 힘을 합쳐 그들을 몰아내고 본인들의 영토를 되찾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대부분의 판타지 문학작품과 문화콘텐츠에서 선한 역을 담당하거나 많은 게임에서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등장한 엘프 종족들이 매우 악랄한 역할로 나온다.
그들은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인간들을 착취하고 자신의 그릇으로 쓰려고 해 스토리를 하나하나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엘프에 대한 반감이 쌓였다. 30레벨까지의 이야기가 이 게임의 프롤로그였다면 본격적인 스토리와 플레이는 게임 내에 세력 별로 진행되는 전기가 시작되면서 진행된다.
전기 시나리오는 총 4종으로 나뉘어지며 스토리 진행에 따라 스타팅 위치와 유저들의 마을 이동 동선이 달라진다. 개인적으로는 세력 별로 나누어져 스토리가 진행되는 점은 꽤나 매력적이었다.
아울러 스토리의 전개와 의뢰 및 일부 콘텐츠로 플레이어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우호도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 달라지는 반응이 흥미로웠다. 실제로 스토리 적으로 의뢰 면에서 큰 역할을 한 초기 마을에서는 사람들이 모두 영웅을 보 듯 뭐 필요하지 않냐 는 등 따뜻하게 말하지만 며칠 전에 입성한 사막 도시에서 낯선 플레이어에게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얼씬도 하지 말라는 NPC들의 냉담한 반응은 실제 판타지 소설에서 성장하는 주인공을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의 반응과 비슷했다.
한편 최근의 많은 MMORPG들이 드랍과 의뢰 등으로 높은 등급의 장비를 얻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게임은 제작의 비중이 다른 게임에 비해 높았다.
게임에서 사냥을 하다 보면 장비의 완제품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조각이 떨어져 대장장이에게서 제작을 통해 완제품을 만들게 된다.
특히 제작에서는 확률적으로 능력치가 더 높은 제품이 완성되기도 해 조금이라도 더 높은 스펙을 원한다면 제작은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했다.
여기에 쓸모 없는 장비는 기억 회복(콜렉션) 시스템으로 스탯을 올릴 수도 있고 공헌으로 내가 속한 세력의 우호도도 높이면서 여기서 나온 아이템을 이용해 아퀴를 성장시켜 원하는 곳에 분배해 성장할 수도 있었다.
그야말로 스토리는 물론 성장도 지역의 우호도와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이 게임은 그야말로 모든 것(기억마저) 잃어버린 주인공이 조금씩 성장하여 인간들의 영웅이 되는 하나의 전기 그 자체를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줄평: 하지만 영웅도 경험치 손해는 가슴이 아픕니다. 어시스트 모드는 정말 좋은 시스템이지만 과신하지 마십시오.
이혁진 기자
넥슨의 '리니지 라이크'로 정상을 차지하겠다는 MMORPG 대계 승부수로 제작, 출시된 프라시아 전기를 플레이해 봤다.
출시 전 사내 테스트 등을 통해 '너무 리니지'라는 별명이 붙었던 만큼 2023년의 4대 리니지 라이크 타이틀 중 가장 리니지스러운(?) 게임일 것이라 예상했는데, 막상 출시되고 플레이해 보니 앞서 나온 '아키에이지 워'에 비해 리니지스럽지 않은 게임이었다.
한국형 MMORPG의 기본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이제 업데이트될 거점전까지 더해지면 콘텐츠면에서는 보다 리니지스러운 게임이 될 텐데, 과금 면에서는 넥슨답게 허들을 낮춰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사실 넥슨은 유저들의 과금을 강요한다는 이미지로 오해를 많이 사지만, 실제로는 수년 전부터 국내 경쟁사들에 비해 과금 강요를 덜 하고 허들이 낮은 과금모델을 제시하는 방향을 추구해 왔다.
'프라시아 전기'에서도 그런 방향성은 유지되어 매출 순위 상위권 MMORPG 중 가장 유저 친화적인 과금 모델을 갖춘 것으로 보이며, 그런 점이 유저풀은 더 크지만 매출 순위는 조금 낮게 나오는 현재 상태로 이어진 것 같다.
이 게임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은 전투 부분 아닐까 싶다. 장비와 스탯을 갖추고 나 한대, 너 한대 치고 받는 전투가 아니라 공격을 피하고 공격을 이어가는 전투의 손맛을 갖췄다는 점은 기존 MMORPG에 질린 유저들에게 어필할만한 부분이라 본다. 하지만 자동 전투 부분이 약하다는 식의 기존 MMORPG 유저들의 비판이 나오게 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기존 MMORPG 유저들에게는 과금 요구가 약하지만 손이 많이 가고 어려운 게임, 기존 MMORPG를 덜 즐기던 유저들에게는 할만하지만 역시 리니지같은 과금 게임으로 인식될 텐데, 밸런스를 맞추는 게 쉽진 않아 보인다.
출시 초기인 현재는 균형을 어느 정도 잘 유지하고 있는 것 같은데, 중요한 콘텐츠인 거점전이 나오고 서비스가 길어지게 되면 넥슨이 가진 MMORPG 운영 능력을 시험하는 타이틀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한줄평: 2023년 4대 리니지 중 최약체 느낌, 하지만 요즘 트렌드는 최약체인 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무쌍이니까...
김성렬 기자
다소 철 지난 밈을 빌려 이야기 하자면, 온 세상이 '리니지 라이크'다. 2023년 상반기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내놓은 신작들은 대다수가 멀티플랫폼 MMORPG, 특히 '리니지 라이크' 스타일의 경쟁과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게임들이었다.
그리고 이 가운데 넥슨이 내놓은 신작들 중 하나도 MMORPG인 '프라시아 전기'였다. 넥슨은 대규모 마케팅에 열을 올리면서 '히트2'의 성공 신화를 이어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넥슨의 의도대로 실제 매출은 준수한 편이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프라시아 전기'는 '리니지 라이크'인 척, 또 '리니지 라이크'가 아닌 척 하는 다소 이율배반적인 구성이 양 쪽 이용자 모두를 혼란스럽게 한다.
'리니지 라이크'를 자처하는 하는 이유는 결국 '파이'를 빼앗는 것이 사업적인 측면에서 가장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프라시아 전기'가 '기억 회복'이나 형상 등 용어만 조금 바꿔 유사한 시스템들로 구성한 것, 비즈니스 모델이나 콘텐츠가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도 타 '리니지 라이크'를 하던 유저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일 것이다.
(모두가 아님을 알 것 같지만) '리니지 라이크'가 아닌 척 하는 이유는 이렇게 빼앗아야 할 '파이'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리니지 라이크'를 하지 않던 유저들을 유입시키기 위한 일종의 가면인 셈이다.
게임은 수 시간에 걸친 튜토리얼을 통해 세계관과 스토리를 강조하며, 접속할 필요조차도 없는 어시스트 모드 등의 편의 기능도 제공한다. 끊임 없이 주어지는 각종 매니지먼트 콘텐츠로 단순 자동 사냥만 돌려 놓는 게임이 아님을 강조한다. 빠르고 가볍게 플레이 하고 싶어하는 '리니지 라이크' 팬들이 싫어할 만한 요소들이다.
특히 다짜고짜 바로 '전쟁'이니 PVP니 하지 않고, 어느 정도 게임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풀어내고 몰입감을 주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은 잘 와 닿는다. 물론 '리니지 라이크'를 선호하는 유저들에게는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게임을 즐기는 방식의 차이이자 ''프라시아 전기'는 다른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과는 다르다'는 어필로도 볼 수 있겠다.
사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욕심일 수도 있다.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보면, '리니지 라이크'를 하던 유저들은 조금 깊게 들여다 봤을 때 보이는 이질적인 구성 때문에 '아키에이지 워' 등 익숙하고 대체되는 게임을 찾아 떠날 가능성이 있다. '리니지 라이크'를 선호하지 않는 유저라면 더딘 레벨 업, 과도한 경쟁 콘텐츠로의 유도 등 다양한 진입 장벽에 가로막혀 게임을 떠날 것이다.
너무 과하게 '결사'와 핵심 콘텐츠들을 엮었다는 점은 보는 시각에 따라 장점으로도, 단점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분명 결사대원들과의 유대와 협동을 위한 구심점이 되는 것이 '결사'다. 장르적인 측면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방향성이 다소 과하다는 느낌을 준다.
'어시스트 모드'로 게임과 거리를 둘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결사' 때문에 게임을 붙잡고 있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다. 개인적으로는 '어시스트 모드'의 편리함을 떠나, 게임 자체가 피곤하다 느껴지는 점이 상당히 많았다.
한줄평: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 그리고 볼 필요도 없는 게임으로의 변화라니… 따라가기 버겁다.
박종민 기자
넥슨의 상반기 기대작 프라시아 전기가 지난 30일 출시 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자유로운 게임을 지향하는 MMORPG로 캐릭터의 성장 및 길드를 중심으로 한 유저들 사이의 대립을 그리고 있는 게임이다.
게임의 초반부는 최근 출시한 모바일게임 중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고 볼 수 있다. 인간과 엘프의 대립을 그려내는 초반부는 조금 뻔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지루하지 않을 수준의 뛰어난 연출로 스토리텔링에 공을 들였다. 연출 부분만을 놓고 보자면 올해 출시된 수 많은 게임들 중 가장 좋은 수준.
하지만 튜토리얼 성격의 초반부를 넘어서면 곧장 몬스터를 사냥하는 리니지 라이크류의 게임이 시작된다. 이제는 모바일 MMORPG에서 가장 익숙해진 게임의 형태인 만큼 새로운 무언가를 기대한 유저들이 있다면 아쉬울 부분인데 좋게 본다면 특별히 배우거나 알아야 될 필요 없이 곧장 게임에 적응할 수 있기에 호불호가 클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바로 전투 부분이다. 몬스터가 공격을 시작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회피를 할 수 없이 공격에 적중(회피도 가능하지만 전투는 무조건이다) 된다는 점 때문에 일말의 컨트롤이라는 것이 전혀 없었기 때문. 심지어 근거리 몬스터를 지나쳐 가도 몬스터가 유저를 인식하기만 하면 어떤 위치로 지나가도 반드시 공격을 당하는 이런 부분들은 물약을 소모하게 하기 위한 의도적인 설계가 아니라면 시급히 해결해야 될 문제로 보인다.
필드 정예 몬스터의 경우 CC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패턴이 정형화 되어 있지만 이 역시도 정해진 몬스터를 상대하지 않으면 공격이 박히지 않도록 설계돼 사실상 정해진 루트로의 플레이를 강제하는 점은 어드벤처 요소를 바라는 기자에게 아쉬운 부분이었다.
사실 리니지 라이크류라는 점에서 게임 자체가 가진 특수한 부분 보다는 얼마나 허들을 낮추고 무소과금 유저를 포용해줄 수 있는 게임인지가 게임의 흥행에 중요한 요소이고 그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프라시아 전기는 넥슨의 스타일로 잘 벼려낸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유저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부분은 유저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빠르게 반영한다는 점에 있다. 게임 출시가 아직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캐릭터의 기본 이동속도 추가와 어시스트 모드에서의 정예 사냥 기능 추가 등 포함한 유저 편의를 위한 패치를 발빠르게 진행하며 장수 온라인 게임을 다수 서비스하고 있는 넥슨만의 노하우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될 거점전을 얼마나 완성도 있게 내놓는지에 따라 장기 흥행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기 있는 게임의 요소를 차용해도 결국 요즘 게임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유저들을 등한시하지 않는 적극적인 운영에 있다. 이 점을 잊지 않는다면 V4의 뒤를 잇는 또 하나의 넥슨표 MMORPG로 기록되지 않을까.
한줄평: 맛집 레시피 알아도 모두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 노련한 넥슨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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