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이나리우스와 릴리트가 사라진 성역에는 무엇이 남았나... 블리자드 신작 '디아블로4' 확장팩 '증오의 그릇'

등록일 2024년10월06일 23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블리자드가 서비스하는 ‘디아블로4’의 확장팩 ‘디아블로4: 증오의 그릇(이하 증오의 그릇)’의 전세계 얼리 리뷰가 9월 25일부터 10월 4일까지 약 일주일 간 진행됐다.

 

10월 8일 출시되는 증오의 그릇은 이나리우스와 릴리트의 숙명이 대결이 펼쳐진 이후의 성역에 남겨진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메피스토를 봉인하기로 했던 선택을 한 네이렐, 그리고 그러한 네이렐을 장악하려는 메피스토를 막기 위한 방랑자(유저)의 여정이 더욱 깊이 있게 전달되며 신규 직업인 ‘혼령사’, 그리고 혼령사의 근거지이자 신비한 힘으로 가득한 신규 지역 ‘나한투’ 지역이 주 무대가 된다.

 

이번 확장팩에서는 레벨 업 조정부터 게임 전반에 걸친 캐릭터 육성 시스템의 대대적인 변화가 진행됐다. 정복자 포인트가 이제 영역과 캐릭터 레벨에 연동되고 같은 영역에 존재하는 모든 캐릭터가 정복자 포인트를 공유하게 된다. 또한 기존 세계 단계에서 도전 및 보상수준을 조절하는 신규 난이도 시스템이 추가됐으며 유저들의 피로도를 높였던 문양 업그레이드의 속도가 조절되고 정복자 보드 및 아이템 품질 등급이 개편되는 등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 게임의 거의 대부분의 시스템이 변경된다.

 

게임포커스는 짧은 기간 진행된 증오의 그릇을 직접 즐겨보았다. 얼리 리뷰 가이드 정책 상 캐릭터 및 스토리 스포일러, 미완성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가 생략되었음을 양해바란다.

 

*게임 내 적용된 시스템 및 콘텐츠 등은 향후 정식 출시 버전에서 변경, 삭제, 추가가 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조금 더 잔혹하고 어둡게…더 어두워진 증오의 그릇

 

영혼석을 손에 넣은 네이렐의 고통과 증오는 이번 확장팩에서도 이어진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번 확장팩은 이나리우스와 릴리트의 전투가 벌어진 직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모두가 사라지게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더 어두워진 세상 속에서 살아남은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본작이 인물들의 서사와 세계관을 비춰내는데 주력했다면 이번 증오의 그릇에서의 이야기는 인물의 개개인의 감정과 생각을 유저들에게 집중적으로 전달한다. 스토리와 큰 비중이 없는 NPC들의 이야기들도 집중력 있게 풀어내는데 전반적으로 게임의 스토리텔링이 보다 정교해지며 일종의 고딕 호러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꿈도 희망도 없는 성역의 가장 어두운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전체적인 맵의 디자인 역시 이러한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갈 수 있도록 보다 어두워지고 잔혹해졌다. 이야기가 클라이막스에 다다르면서 그러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연출이 뒷받침된다. 본작에서 황무지 등 일부 지형이 게임의 분위기를 해친다는 일부 유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확장팩에서는 밝은 분위기의 장소보다는 어둡고 고어한 장소의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인데 개인적으로도 이러한 분위기를 살린 맵이나 레벨 디자인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

 

전장 역시 더욱 더두워지고 고어해진다

 

다만 신규 직업인 혼령사의 주무대인 나한투 지역에서의 이야기는 이러한 서사에 집중하는 유저들에게는 약간의 호불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사용하는 고대 언어가 그러한데 유저 입장에서는 해석이 불가능한 언어고 분명 이러한 요소가 게임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분위기를 만들게 되는 주요 장치이지만 지역과 설정의 색이 너무 강해 오히려 이야기의 몰입을 해친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론적으로 영혼석을 거머쥔 네이렐이 아카라트의 무덤으로 향하는 증오의 그릇의 여정은 확장팩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본작에 뒤쳐지지 않는 볼륨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맵 곳곳에 숨겨져 있는 설정이나 소위 ‘떡밥’ 해소 오브젝트들은 세계관에 몰입하는 유저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화제의 신규 캐릭터 ‘혼령사’, 여러 가지 캐릭터가 떠오르는 만능 캐릭터

증오의 그릇에서 새롭게 추가된 ‘혼령사’는 나한투의 밀림에서 살아온 캐릭터로 강력한 혼령 수호자 넷과 함께 싸우는 유연한 플레이가 중심이 된다. 크게 화염의 ‘재규어(레조카)’, 방어의 ‘고릴라(움바)’, 기동성의 ‘독수리(크와틀리)’, 약화효과의 ‘지네(발라잔)’로 나뉙게 되며 지금까지의 디아블로에 등장한 모든 캐릭 중 캐릭터의 플레이 스타일이 스킬 트리에 따라 극단적으로 바뀌게 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어떠한 스킬을 장착했느냐에 따라 전투 스타일이 완벽하게 달라진다

 



 

유저들은 게임 플레이를 통해 하나의 특성을 극단적으로 조합을 할 수 있으며 두 개의 혼령 기술을 활용하거나 궁극기를 앞세운 빌드 등 다채로운 플레이 조합이 가능하다. 물론 플레이 스타일의 유연한 구조 속에서도 모든 스킬이 서로의 기술에 호환되는 형태는 아니기 때문에 어느정도 정형화된 플레이를 요구하게 되는데 궁극기에도 기술 포인트를 투자할 수 있고 기술 역시 룬 시스템, 용병 강화 등 연동되는 시스템이 별도로 존재하는 만큼 밸런스의 변화가 없다면 스킬 플레이에 방점을 찍는 형태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궁극기를 위해 하위 스킬을 디자인하는 형태의 플레이가 보편적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특색있는 궁극기는 강력한 위력을 보여준다


 

혼령사와 함께 추가된 룬어 시스템은 전작인 ‘디아블로2’에서 존재했던 시스템을 계승 발전시킨 형태다. 성역 전역에서의 전투 및 제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룬은 ‘의식’ 룬과 ‘기원’ 룬 2종류로 나뉘어져 있는데 의식의 룬은 기원의 룬의 효과를 발휘하기 위한 조건(특정 스킬, 행동, 상태 등)이 충족되었을 때 기존의 스킬 시스템에서 볼 수 없었던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2개의 룬이 함께 해야 효과가 발휘된다


룬의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의 룬이 전부 끼워야 활성화되며 두 개의 룬이 필요한 만큼 가슴, 다리, 양손 무기와 같이 소켓 홈이 두 개인 아이템에서 가능하며 투구 또한 추가 홈을 활성화 시키는 것으로 룬 장착이 가능하다. 룬 역시 마법, 희귀, 전설 등급으로 나뉘며 등급이 올라갈수록 강력한 효과를 가지게 된다.

 

룬어 시스템은 기존의 캐릭터 플레이에서 새로운 길을 제시해주는 장치로 작용하지만 실제 활용폭은 유저들의 일반 스킬 하나 정도의 수준에는 이르지 않는다. 디아블로2와 같이 룬에 의해 전투가 좌우되지 않도록 하는 어느정도 의도된 장치로 보이는데 의존도를 너무 떨어뜨리면 오히려 외면 받는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만큼 플레이에 변수를 만들어내는 장치로 활용되거나 생존능력을 강화하는 장치로 그 역할이 고착화될 것으로 보인다.

 

‘추종자’는 잊어라. 안쓰면 재미가 반감되는 ‘용병’ 시스템

 

용병은 저마다의 사연이 존재한다

 

이번 확장팩에서는 솔로 플레이를 더욱 강화시켜줄 ‘용병’ 시스템이 새롭게 추가된다. 신규 지역 나한투에서 만나게 되는 ‘라헤어’와의 스토리 진행을 통해 해금되는 시스템으로 해금 직후 각 지역에 숨겨져 있는 용병들을 용병 은신처(Mercenary Den)에 데려다 주는 것으로 활성화를 시킬 수 있다.

 

용병은 유저 옆에 상시 따라다니는 일종의 펫 역할을 수행한다. 전작의 추종자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데 방어적인 역할을 강화시키거나 반대로 공격적인 성능을 강화시키고, 여러 상태 이상을 제공해 전투를 수월하게 이끌어갈 수 있도록 돕는 등 유저들의 성향에 맞춘 플레이가 가능하다.

 

스킬 발동 조건을 세분화 시킬 수 있다

 

용병 시스템과 함께 용병을 활용하지 못해도 조건부로 용병을 활용할 수 있는 ‘용병 증원’ 시스템도 함꼐 추가가 되었다. 이는 용병처럼 상시적으로 전투에 참여하지 못하지만 특정 스킬, 행동, 조건부 발동(약화, 제어 등) 등을 설정하는 것으로 격투 게임의 스트라이커 시스템과 같이 일시적으로 전투에 참여해 유저들에게 유리한 효과나 딜을 끌어올리게 설계되어 있다.

호감도를 올리면 특별한 아이템으로 물물교환이 가능하다

 

용병과 용병 증원에 등록된 용병은 성역에서 일어나는 모든 네임드, 보스, 용병 전용 이벤트를 통해 친밀도를 올릴 수 있다. 용병의 성장은 이 친밀도를 통해서만 가능하며 테스트 빌드 기준으로도 어렵지 않게 호감도를 최대치까지 쌓는 것이 가능했다. 호감도가 올라갈수록 용병의 특화 능력에 추가적인 효과가 부여되며 이를 통해 전투를 전략적으로 즐길 수 있다.

 

용병들의 상태이상 효과는 전투에서 큰 도움이 된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유저가 사용하는 캐릭터의 조건부 발동 스킬이 용병이 주는 약화효과나 조건부 스킬에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물론 용병이라는 태생(?)의 한계로 유저만큼 자유로운 전투 빌드가 구성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 용병을 통해 내가 갖지 못한 추가 효과를 부여해 전투를 굉장히 유리하고 재미있게 이끌어갈 수 있었는데 상대적으로 사용하기 까다로운 조건부 스킬을 용병을 통해 어느정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다양한 아이템 빌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형님보다 나은 ‘아우’ 될 수 있을까?

증오의 그릇이 보여준 콘텐츠의 흐름은 블리자드가 현재 진행 중인 유저 중심의 게임 플레이 철학과 맞물린다.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확장팩에 선보일 신규 콘텐츠에 집중하면서 중장기적으로 게임 내 모든 플레이에 근간을 바꾸는 업데이트를 하나씩 진행하고 있는 것이 그 이유다.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연구가 가능한 전투 환경이 마련된다는 것은 디아블로4의 큰 매력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아블로4는 아직까지도 유저들을 정해진 틀 안에 넣고 플레이를 유도하는 일종의 메타 콘텐츠 플레이 방식을 유도한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한다. 물론 이는 디아블로4 만의 문제가 아니며 오랜 기간 서비스되는 IP 게임들의 고질적인 문제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행력이 충분한 액션 RPG에서 대중성을 확보하기에 현재의 디아블로4는 아직까지는 그 특유의 보수적인 색깔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새롭고 더 다양하며 자유로운 플레이를 추구하는 신규 유저들과 전통적인 플레이 방식을 고수하길 원하는 기존 마니아층과의 타협점 없는 만족도 전쟁에서 블리자드가 보여준 증오의 그릇은 모두의 눈을 사로잡을 정도로 화려하진 않지만 유저들과 함께 나아가겠다는 외롭지 않은 길을 선택해 걷고 있다는 노력의 결과물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기대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이제 정식 출시까지 코앞이다. 데이원 패치를 통해 또 다시 지금까지 만든 탑을 무너뜨리며 유저 피드백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개발팀들이 부디 그 노력에 맞는 결실을 얻기를 바란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