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앤소울, 잠에서 깨어난 명품 MMORPG

중세 판타지 일색 MMORPG 시장에 신선한 바람

등록일 2010년11월17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12일 엔씨소프트는 게임전문 매체를 대상으로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의 시연회를 진행했다.

이번 버전은 지스타의 체험 버전과 동일한 것으로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소개되는 프롤로그와 간단한 퀘스트 위주의 튜토리얼이 포함됐다. 특히 화려한 그래픽과 풍부한 사운드로 중무장한 시네마틱 영상은 기존 NC소프트의 MMORPG와는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농후했다.

그래서 슬로건도 '시그니처 이스턴 판타지(The Signature Eastern Fantasy)'로 정하고 "장인정신으로 기존과는 다른 재미와 최고의 게임 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로 엔씨소프트의 이름을 걸고 새로운 흐름으로 이끈다는 의지"라고 천명했다.

중세 판타지 일색이던 기존 게임과 다른 길을 가게 될 블소의 재미를 1시간동안 천천히 음미해봤다.
 


캐릭터 생성부터 고민을 시작하다
게임 시작을 누르자마자 나타난 것은 캐릭터 생성 메뉴다. 여느 온라인 게임의 캐릭터 생성 메뉴와 다를 바 없지만 진(盡), 곤(坤), 린(憐), 건(乾)의 4개 종족과 검사, 권사, 기공사, 역사의 직업 선택창이 보였다. 참고로 블소의 세계관에서 진은 특별한 인간, 곤은 고대 용의 후손, 린은 귀여운 외모, 건은 봉황의 기운을 물려받은 종족으로 등장한다.

각 종족마다 모든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종족의 성격마다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제한되어 있다. 예를 들면, 건족은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종족의 특성 상 강인함과는 거리가 먼 권사와 역사는 선택할 수 없었다. 대신 강인함을 상징하는 곤족만 역사를 선택할 수 있었다.

기자는 힐러와 버퍼 계열만을 플레이하는 정이 많은 사람이지만, 평소 한(?)이 맺혀 듬직해 보이는 곤족의 권사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리치가 짧은 권의 특성 상 빠르고 화려한 연속기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검을 화려하게 사용하는 검사는 지스타에서 다시 해볼 예정이다.


블소와 첫 만남, 어서 일어나!
캐릭터를 생성하고 첫 만남은 "어서 일어나! 아직도 자고 있으면 어쩌자는 거야?"라는 문장. 이 때 느낀 것은 '모든 온라인 게임의 시작이 잠부터 깨우는구나!'였다. 보통 사람이 일어나서 씻는데 블소의 캐릭터는 무조건 옷부터 입어야 한다. 그래서 시연 버전의 첫 퀘스트도 '무일봉의 아침'인 것이다.

인벤에 들어있는 도복을 입자마자 보이는 화살표는 어디서 많이 보던 화살표였다. 바로 아이온의 미션 퀘스트 화살표였다. 한참 황금 데바 업데이트가 진행되어 내 캐릭터는 유일로 도배가 되고 있는…….흠, 다시 블소 이야기로 돌아와서 도복을 입은 후 무심코 화면을 쳐다봤다. 역시나 방어력 '0'인 기본 방어구였다.

채팅창의 위치와 스킬창 그리고 내 캐릭터의 스탯창이 한 눈에 보인다. 눈에 익은 팔괴와 생명력 밑에 보이는 투혼 게이지라 불릴 10개의 조그만 원, 경공 게이지가 보였다. 그동안 게임 경력을 살려 '투혼을 소모해서 싸우는 직업이군, 경공 게이지를 보아하니 체공 시간이 정해져 있군.'이라는 감이 왔다.


감이 오는 찰나 오른쪽 하단에 보이는 탈(내 정보), 족자(무공 비급), 책(퀘스트 저널), 복주머니(가방), 톱니바퀴(게임 옵션)를 하나씩 눌러봤다. 이 때 들리는 엔씨 홍보팀의 "정 기자님 벌써 6분 지났어요. 빨리 집 밖으로 나가요!"라는 사자후가 들리자 무의식적으로 마우스 왼쪽 버튼과 오른쪽 버튼을 동시에 누르자 캐릭터는 전진했다.

그러나 다시 들리는 "정 기자님 F눌러서 넷째 사형 길홍이랑 대화부터 하세요. 그래야 셋째 사저 진영 퀘스트를 완료하죠."라는 말. 기자는 속으로 '무슨 퀘스트의 시작이 왜 하필 막내부터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다음 퀘스트는 장작부터 나르고, 불을 지피라는 것이었다.

대략 초반 퀘스트는 수련생이 허드렛일부터 시작해서 무술을 배우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려는 듯했다. 기본 인터페이스를 익히고 주변 인물들에게서 '당신이 게임을 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과정이었던 셈이다.


야호~경공이다!
허드렛일(?) 퀘스트가 끝난 후 캐릭터의 기초 체력도 튼튼해질 시점에 경공 퀘스트가 등장, 내 캐릭터도 날 수 있게 됐다. 마을에서 뛰어 다니며 지붕에 올라가보려고 애를 쓰는데, '아 퀘스트 해야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미니 맵을 보고 사부님을 찾아갔다. 역시나 "막내, 너도 왔구나. 잘됐다"라는 말과 함께 '영묵이'한테 다녀오라고 한다.

본격적인 전투에 앞서 시험을 통과하는 퀘스트를 줄 것이라 생각하고, 연무장까지 경공으로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때로는 활강을 하면서 퀘스트 장소까지 이동했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모든 MMORPG의 미친 존재감, 허수아비를 가장한 목각인형 시리즈였다.

R키로 투혼을 모은 후에 숫자 1키로 반격을 하라는 초반 공격 방식은 쉽게 적응이 안됐다. 오토 타게팅 방식이라는 것을 늦게 알아차렸기 때문. 블소의 공격 방식은 공격하려는 물체를 캐릭터의 시점 앞에 있어야만 공격이 시작된다. 그래서 투혼을 모으면서 숫자키 1~4키를 사용해서 공격을 해야만 한다. 물론 5~8은 회복류 아이템의 단축키이다.


이거 왜 이래, 나 이래뵈도(1레벨) 권사야!
대략 투혼과 무공 조합이 익숙해지자 이번에는 '시험의 동굴'로 이동하는 훈육 교관의 퀘스트가 시작된다.

시험의 동굴에서 등장하는 몬스터는 동굴 목각인형이다. 방금 막 연무장 순회공연에서 등장했던 붉은 목각인형과는 별 차이가 없기에 툭툭 쳐봤다. "4마리만 잡으면 퀘스트 완료네. 초반이라고 하지만 너무 쉽구먼."라는 생각도 잠시 기분 나쁜 빨간 글씨로 '복면 괴한'이 등장한다. 퀘스트도 완료했고, 동굴 밖으로 나가려는데 머리 위에 노란 화살표가 보인다.

아 그냥 대화만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무심코 공격 본능 발동 후 1초반에 'GG'쳤다. 결과는 아래 스크린 샷을 참고 ㅠㅠ

참고로 블소에서 캐릭터의 죽음은 '탈진 상태'로 설정되어 있으며, 1 키를 사용하여 20초 동안 운기조식으로 제자리에서 부활해야 한다. 단 주변의 몬스터가 있을 때는 인식을 할 수 있으므로 최대한 안전한 곳에서 운기조식을 하는 것이 좋다. 비슷한 예로 아이온에서 몬스터의 애드거리는 7~8미터 정도인데, 이 범위를 벗어나서 부활해야만 몬스터의 또 다른 애드를 피하는 방식이라 생각하면 된다.


이제부터 영화 감상, 과자 좀 주세요!
동굴을 나가자마자 시네마틱 영상이 시작된다. 주요 내용은 악당 3인방에게 문파 식구들이 힘없이 쓰러지는 것으로 영상으로 진행되기에 '스킵'할 수 없다. 이번 기회에 MMORPG에서 등장하는 퀘스트 영상이나 다른 영상이 있다면 '스킵'보다 묵묵히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 이유는 확실한 동기 부여의 기회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비록 체험한 내용이지만 시네마틱 영상만큼은 스포일러를 자제하니 이 부분을 양해를 해줬으면 한다. 대신 스포일러 정도는 아니더라도 힌트는 대략 영화 '쿵푸 팬더'의 중반 스토리라 생각하면 된다.

영화 감상(?)이 끝난 후 초보자용 가이드에서 중급자용 가이드 성격이 짙은 본격적인 퀘스트가 시작된다. 영상 말미에 물에 빠져 구사일생으로 여인이 구해준 덕택에 받는 퀘스트도 '구사일생'이다. 그런데 아까 깨우던 셋째 사저 진영과 다른 여인 남소유가 보인다. 영상에서 명을 달리한 분에게는 미안하지만, "셋째 사저 진영이 그냥 커피라면, 남소유는 T. O. P다." 절대로 신체 구조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며, 옷이 날개라는 말이 진리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오옷 이것은 수상비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내리는 비와 빗소리, 음산한 달빛까지 표현된 자경단의 마을부터 본격적인 퀘스트가 시작됐다. 지금까지 배운 조작키를 십분 활용한다면 호쾌한 블소의 전투를 체험할 수 있다. 물론 중간에 등장하는 퀘스트도 역시나 영상과 함께 등장하니 절대로 스킵은 안 된다는 것도 참고하자.

더욱 박진감 넘치는 공격을 해보고 싶다면 'TAB'키를 누르고 공격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대중에 공개된 블소의 영상에서 처음에 등장하는 빗속의 격투 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기자가 투혼을 모으면서 싸움도 제법 하고 신나게 경공술로 전장을 휩쓸고 다닐 때 홍보팀의 충고 한마디. "정 기자님 물 위에서 경공 한번 해보시겠어요?"라고 말해주자, 기자는 "호흡 게이지가 있군. 잠수나 해볼까"라는 심정으로 물속으로 빠지려는 찰나 보이는 것은 '수상비'. 물 위를 뛰는 무공이었다. 일반 경공이 물 위에서 '수상비'로 바뀐 셈이다.


수상비도 질릴 찰나 미니 맵을 보니 초반 연무장에서 보던 맵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모래사장처럼 보이는 공간 외에 다른 색의 타원이 보였다. 블소에서 퀘스트는 등장인물을 만나서 의뢰를 받고, 해당 퀘스트와 관련된 몬스터와 장소는 미니 맵에서 다르게 표시된다.

게임이 익숙해지려는 시점에 마감 시간도 다가오고, 몬스터나 몰아서 사냥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나선 기자의 캐릭터. 역시 몇 초 만에 운기 조식을 하려는 마지막 스크린 샷으로 설명을 생략한다.


체험 총평
이번 지스타 시연 버전은 '사부의 복수'를 토대로 캐릭터가 무공을 수련하고, 퀘스트를 통해 강해지는 일련의 과정을 설명하는 것에 역점을 뒀다. '시그니처 이스턴 판타지(The Signature Eastern Fantasy)'라는 슬로건을 강조하고자, 초반에 복수라는 코드를 심었다. 지금까지 NC소프트의 MMORPG와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싶은 자부심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블소를 오랫동안 기다려온 유저들은 지스타에서 체험할 때는 등장인물의 이야기 전개와 영상 연출에 주목을 했으면 한다. 지금까지 공개된 영상에서 볼 수 있었던 화려한 액션은 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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