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e스포츠협회장(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은 금일(13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e스포츠 발전’을 위한 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병헌 회장 외에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현 게임산업협회장)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 산업과 이수명 과장 및 온게임넷 e스포츠제작팀 위영광 PD, 웅진 스타즈 이재균 감독, 한국 e스포츠협회 조만수 팀장, 아주대학교 김민규 교수 등이 참석해 e스포츠의 발전 방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전 회장은 “지난 1999년도 PKO대회를 계기로 e스포츠가 발전한지 15년이 지나고 있다. 세계에서 유례가 없던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지만 지난 5년 동안 과도한 규제와 사회적인 오해와 편견으로 인해 e스포츠가 혼란과 위기에 빠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아날로그 시대 태권도가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였다면 디지털 시대에서는 e스포츠 종주국으로써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여야 된다. e스포츠의 규제와 진흥을 놓고 모든 참가자들이 솔직담백한 의견의 개진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스포츠 발전 “말은 많았지만 실질적인 움직임은 없어”
'e스포츠 발전 전략을 위한 제언‘이라는 발제로 토론을 진행한 아주대학교 김민규 교수는 e스포츠의 현 상황에 대해 지적했다.
김 교수는 “e스포츠의 태동은 훨씬 오래전에 있었지만 지난 2004년 12월, ‘e스포츠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며 골격을 갖추기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성장해 왔다. 그러나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과 정부의 규제, 재정적이나 조직적인 지원이 부족해 현재 e스포츠의 존립 자체가 위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e스포츠의 위상이 축소됐다”고 말했다.
특히 e스포츠의 대중화의 방향성을 설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화를 위한 조직의 부재, 일회성 행사에 의존하게 되면서 일상성을 획득하지 못했다고 설명한 김 교수는 ‘스타크래프트’를 중심으로 하는 의도하지 않은 독점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새로운 가능성과 확장성을 스스로 소멸시켰다고 평가했다. 또한 현재 프로게이머와 아마추어게이머의 육성과 함께 이를 분명히 구분지어 e스포츠에 대한 권위와 인식을 스스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김 교수는 e스포츠의 새로운 생태계를 구성하고 새롭게 도약하는데 있어 미디어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e스포츠 생태계에 대한 실질적 혜택의 제도화, 즉 e스포츠 시설에 대한 기존 스포츠시설에 준하는 혜택을 주어 정부와 게임사, 협회와 미디어가 유기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된다고 지적했다.
이택수 대표 “e스포츠,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 자체가 목적이 되어선 안돼”
언론측 토론자로 참여한 데일리e스포츠 이택수 대표는 시작에 앞서 과거 정책의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 정책 때문에 e스포츠의 위기가 왔다는 부분에 대해선 조금 다른 시각을 가져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삼성전자가 주도한 WCG의 경우 초기 의도와는 다르게 시간이 지날수록 진흥의 목적이 바뀌게 되면서 대회의 위상도 바뀌었다”며, “향후 e스포츠의 정책의 방향은 e스포츠가 스포츠로 인식될 수 있게끔 이끌어나가야 된다.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은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가 되면서 얻어지는 부수물이지 조성 자체를 목적에 두면 잘못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재의 e스포츠 위기론에 대해 이 대표는 외부(정부)의 문제 보다는 승부조작과 미디어의 지나친 콘텐츠 양산 등 내부적인 문제가 컸다고 지적하며 e스포츠 구성원들이 협력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 해결과 e스포츠를 스포츠로 격상시키는 방법이 가장 먼저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균 감독 “e스포츠, 위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웅진 스타즈 이재균 감독은 시작에 앞서 “15년 넘게 e스포츠에 청춘을 불태웠지만, 이런 자리를 처음 가져본다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오늘 토론회에 참여한 어떠한 패널보다 가장 오래 일을 해왔지만 e스포츠 구성원으로서는 가장 밑바닥에 있다”고 강조한 뒤 “현재 e스포츠가 위기라고 말은 하지만 개인적으로 존폐의 위기론까지 언급될 정도로 e스포츠가 위기에 있다곤 생각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감독은 정부와 게임관련단체들이 말하는 e스포츠 발전에 대한 진정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과거 10년 전과 지금, e스포츠는 변한 것이 없다. 선수들 역시 그렇게 느끼고 있으며 더 나아가 진정으로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일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에 대해선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않는다”고 지적한 뒤 ‘스타크래프트’를 제외한 비인기 종목에 대한 정부의 지원, 전문적인 인력들이 보여주기 식 정책이 아닌 실질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 현장에 있는 사람들도 피부로 체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며 이에 대해 전 회장은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한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e스포츠 TF팀을 구성해 현재 놓여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할 것이다”고 화답했다.
위영광 PD "정부가 더욱 관심을 가져줘야"
방송사측 대표로 참석한 온게임넷의 위영광 PD는 “수년간 PD로 일하면서 내가 게임업계 종사자이며 취미 역시 게임이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이해가 아직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특히 일반적인 스포츠와 다르게 개발사가 게임 서비스를 포기하거나 하는 등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종목이 고정되기 힘든 특성, 게임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 때문에 기업들 역시 자사의 이미지가 나빠질까 스폰서 가입을 꺼리고 있는 e스포츠 업계의 현 상황을 설명한 위영광 PD는 “내부적(온게임넷)으로도 게임 및 e스포츠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 이에 대해 정부 역시 업계 관계자들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책이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정부 “프로야구의 성공사례 벤치마킹 할 것”
정부측 대표로 참석한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 이수명 과장은 “게임법, 셧다운제 등 게임에 대해선 항상 굵직한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e스포츠의 경우 개인적으로 정부가 그동안 조금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향후 전병헌 회장과 함께 e스포츠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현재의 e스포츠산업의 침체기를 야구 산업에 비유했다. 그는 “야구 역시 현재 많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2005년 무렵에는 한국프로야구 역시 침체기를 겪었다. 그 원인으로는 2002년 축구의 흥행으로 프로야구의 인기가 떨어지고 박찬호를 포함한 메이저리거들의 해외진출, 전통 구단인 엘지, 롯데, 기아의 성적이 떨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며, “이러한 침체기 이후 메이저리거가 돌아오고 WBC에서의 4강 진출과 베이징올림픽에서의 전승, 인기 구단의 성적이 올라가면서 프로야구는 다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단지 바라만 보는 프로야구가 내가 참여하고 직접해보는 놀이문화로의 의식이 확산되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 e스포츠 역시 프로야구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 e스포츠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특히 “지금까지의 e스포츠를 단순히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만을 위해 발전시켰는지 아니면 대중들을 위해 발전시켰는지 의견을 듣고 싶다”고 되물은 후 “업계와 관계자들은 이에 대한 구분부터 명확히 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면 야구처럼 e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고 인식 역시 바뀌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남경필 게임산업협회장(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자율, 성장, 공헌이라는 3가지를 중심으로 우리는 한 배를 타고 있다. 국민들로부터 박수 받고 사랑받으며 그 가운데서 한국의 e스포츠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신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밑거름이 되는 것에 우리의 목표가 있다”며, “오늘 토론회를 통해 여야를 구분 짓지 않는 좋은 정책이 입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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