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 코리아가 개최한 '언리얼 페스트'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찾은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가 구글, 애플과 벌이고 있는 법정 공방에 대해, 그리고 AI가 게임 개발에 가져올 변화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언리얼 페스트는 언리얼 엔진과 에픽게임즈의 에코시스템을 구성하는 제품들에 대한 최신 기술과 제작 경험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 인터랙티브 3D 콘텐츠를 제작하는 전 산업의 모든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영감을 제공하는 자리로, 에픽게임즈 코리아에서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컨퍼런스이다. 2025년 언리얼 페스트는 8월 25일과 26일 양일간 개최됐다.
팀 스위니 대표는 에픽게임즈를 창업해 세계적 게임 엔진 개발사이자 게임 개발사로 성장시킨 전설적 개발자로, 언리얼 엔진을 채택한 게임사가 많은 한국에 꾸준한 애정과 관심을 보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팀 스위니 대표는 언리얼 페스트 기조강연 후 국내 미디어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구글, 애플 등과 벌이고 있는 법정 공방에 대해, 그리고 AI가 게임 개발에 가져올 변화에 대해 직접 답했다.
그는 먼저 "한국 게임이 좋은 시기에 접어들었다. 한국의 게임, TV, 영화 등은 세계적 성공을 거두고 문화 수출에서 굉장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미국에 가면 한국 문화가 얼마나 인기있는지에 놀랄 것이다. 게임만이 아니라 TV, 영화 시리즈 제작에 언리얼 엔진을 공급할 수 있어 큰 영광"이라고 최근 미국에서 각광받고 있는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덕담으로 입을 열었다.
삼성과의 미래 긍정적, 구글, 애플은 부정직한 기업
에픽게임즈는 미국에서 외부 결제 지원 등의 문제로 구글, 애플과 소송을 진행중이며 삼성전자와도 분쟁을 겪은 바 있다. 삼성전자와는 합의를 하고 소송을 취하한 상태로, 간담회에서는 관련 질문이 먼저 쏟아졌다.
팀 스위니 대표는 삼성과의 분쟁에 대해 "삼성과는 오랫동안 좋은 파트너십을 갖고 있고, 일부 논쟁이 있었는데 앱 설치, 경고 등에 대한 문제였다"며 "이미 합의에 이르렀고 합의 조건은 기존에 알려진 것 외에는 추가로 공개할 내용이 없다. 삼성과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원만하게 합의된 점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구글, 애플과의 소송에 대해 "미국에서 구글과 소송에서 이기고 애플과의 소송에도 이겼다. 호주에서도 구글과의 소송에 이겼고, 영국에서 구글과의 소송을 진행중이다. 2020년부터 시작한 긴 싸움"이라며 "2020년 이후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의 규제당국, 입법기관에서 구글, 애플의 비지니스 관행이 잘못됐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피해가 가고 공정한 거래를 무너뜨린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으며, 향후 각 나라들이 긍정적 솔루션을 찾을 것이라 생각한다. 앱 개발자들에게 더많은 공정한 경쟁과 혜택이 다가올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픽게임즈는 2020년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 모바일'에 인앱결제가 아닌 외부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자 플랫폼 홀더들이 '포트나이트 모바일'을 스토어에서 퇴출시키면서 소송전이 본격화됐다. 당시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는 플랫폼사가 요구하는 30%의 수수료가 과도하다고 지적하며 소송전에 나섰고, 오랫동안 싸움을 이어왔다.
팀 스위니 대표는 한국의 법제도에 대해서도 유심히 지켜봤다고 전제한 뒤 말을 이어갔다.
"한국의 법에 대해 잘 알고 있고, 한국의 앱스토어 독점에 대한 싸움을 보면 흥미로운 역사적 교훈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법을 통과시킨다는 것은 사람이나 기업이 법을 준수할 것이라 가정하고 통과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구글과 애플도 법이 나오면 당연히 경쟁에 대해 준수해야 한다 생각했지만, 구글과 애플은 그런 일반적인 스탠다드와는 다른 것 같다. 지금도 명시적 위법 행위를 하고 있다"
그가 언급한 위법 행위란, 플랫폼사들이 외부 결제를 허용해야 한다는 제도에 맞춰 외부 결제를 허용한 뒤, 외부 결제에 높은 수수료를 매기는 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구글과 애플은 법을 따르는 척 하지만 실제로 따르고 있지 않다. 법이 통과된 뒤 구글과 애플의 행태를 보면, 법을 따르는 척만 하며 끔찍한 짓을 하고 있다. 서드파티 외부 페이먼트 업체에 수수료 26~27%를 과금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한 회사가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이용하는 것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플랫폼에 들어온 타사 서비스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구글과 애플은 그런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에서 법이 제정될 때는 주의해야 한다. 부정직하고 욕심많은 미국 회사들이 글로는 법을 따르지만 실제로 따를 생각은 없기 때문이다. 법의 목적은 지불경제에서 진정한 공정경쟁 체제가 있어야 하고, 모두 노력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외부 지불결제 업체에 과금을 시켜서는 안 된다. 경쟁사에 스토어를 열어줘야 한다. 지불경제에 자율경쟁이 있어야 하고, 스토어에도 자율경쟁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시장경제가 돌아가고 신작 게임이 나오고 개발자들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구글과 애플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낸 팀 스위니 대표는 계속해서 강한 어조로 구글과 애플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미국에 새롭게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와 국무부에서는 반독점을 지원하는 입장이고 새로운 법이 나오면 구글과 애플은 거기 반드시 따라야 하는 상황이다. 한가지 말씀드릴 것이, 안타깝게도 구글과 애플의 로비스트들이 미국 정부와 너무 가깝다 보니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외부로 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어디까지나 미국 기업들이 자유경쟁해야 한다는 데에 방점을 두고 있다. 관세 협상 이야기가 많이 나올텐데 공정경쟁은 완전 별개의 이야기이다. 유럽 디지털법이나 한국에서 나온 법을 봐도 공정경쟁을 위한 내용이고, 미국 행정부도 공정경쟁에 대해서는 긍정적이고 지원하는 입장이다.
구글과 애플의 로비스트들이 공정경쟁을 위한 법을 만들면 미 행정부가 보복할 것이다, 한국에서 법을 만들면 미국 행정부가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미 행정부의 입장은 자율경쟁이며, 한국 규제, 법도 그런 부분에서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 기업들의 공정한 경쟁이 더 많아지게 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디지털법이 제정되어 애플에도 3개의 앱스토어가 들어가 있다. 우리와 한국의 원스토어 등이다. 이런 국제 경쟁에서 도움되는 부분, 소비자들에게도 도움되는 부분은 추진해야 한다.
저는 규제에 대해 약간 낙관적인 관점을 갖고 있는데, 한국에서 앱스토어법이 나오고 많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애플이 제3자 지불결제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이 불법으로 못 하게 되어 있는데, 한국에서는 27%의 수수료를 매기고 있다. 구글과 애플 로비스트들이 이상하 메시지를 내는 것에 현혹되지 말고, 미국 법과 같은 내용으로 가는 것을 미국 행정부가 반대할 리는 없다고 본다"
AI 생산성 10배 늘릴 수 있어, 고용도 늘어날 것이라 예상
분쟁에 대한 질문 다음으로 많이 나온 질문은 언리얼 엔진에도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AI'가 향후 게임 개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하는 부분이었다.
"3년 내에 굉장히 큰 변화가 게임 개발에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AI 발전이 굉장히 빠르다. AI 어시스턴트로 코드를 생성하는 정도는 이미 모두 하고 있고 큰 기업보다 작은 기업이 혜택을 크게 볼 수 있다. 큰 기업이 AI를 확장해 본격적인 개발을 하기는 어렵지만 업무에 도움은 크게 받을 수 있다. 2년 정도만 지나도 큰 변화가 일어나 생산성이 3~5배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임 아트, 콘텐츠 생산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고 미디어, TV나 영화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다. 3D 설정에도 사용되는데 현재 수준에서는 하이 퀄리티까지 가 있다고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2년 내에 크게 바뀔 것이다. 콘텐츠 생산에 3배, 10배까지도 생산성이 커질 것이라 보고, 고용 문제와도 연결될 텐데 신규 기술이 들어오면 생산성이 올라가면서 게임사들이 더 대형, 좋은 게임을 만들려 경쟁하게 될 것이다. 자연스럽게 생산성이 올라가더라도 고용 자체는 늘어날 것이라 본다.
AI는 더 강력해질 것이고 더 잘 활용하려는 회사가 점점 많아질 것이다. 과거에는 하나의 게임을 만들어 엔드 콘텐츠까지 만드는 데 3년이 걸렸다. 한번 그렇게 게임을 만들어 보면 개발 속도가 빨라져 차기작은 더 빨리 만들 수 있게 된다. AI에서도 그럴 것이고, 결과물을 유저들이 좋아하는지 아닌지 파악하는 것도 더 빨라질 것이고 도구도 나와 있다. 콘텐츠 생성에 AI의 도움을 받고 콘텐츠 정제에도 도움받고, AI 도구를 다양하게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팀 스위니 대표의 AI에 대한 입장이다. 그는 AI에 주목하고 있지만 머신러닝 모델을 직접 만들 계획은 없으며, 오픈AI 등 전문적인 기업이 만든 것을 잘 활용하면 된다는 입장도 밝혔다.
한편 최근 국내 게임사 에피드게임즈와의 상표권 분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팀 스위니 대표는 "소송을 벌인 적도 없고 향후 소송을 제기할 의사도 없음을 명확히 밝힌다"고 잘라 말했다.
상표권 등록 절차에서 반대 의사가 있으면 밝히라는 과정에서 에픽게임즈가 의견 제시를 한 것으로, 당국이 반대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등록 절차를 진행한 것을 수용했다는 것. 에픽게임즈는 향후 에피드게임즈가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상표권 등록을 할 때에도 같은 절차가 있어 반대의사를 표시할 가능성은 있지만 소송 등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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