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보드게임 규제 '환전상 없앴지만 유저도 떠나고 업체는 절망적'

등록일 2014년03월28일 14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웹보드게임 규제안을 바라보는 게임사들의 생각은 어떨까?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27일,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기자연구모임에서는 NHN엔터테인먼트 김종일 부장, 네오위즈게임즈 황상섭 팀장, 넷마블 조민상 팀장이 참석한 가운데 웹보드게임 대표 3사가 바라보는 현행 웹보드 규제안의 실태와 향후 대책, 업계가 가지고 있는 고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작에 앞서 이들은 한 목소리로 “웹보드 시행령과 관련해 사행성 게임과 웹보드 게임의 오해를 풀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웹보드 게임의 게임 운영 방식은 전 세계 공통, 그러나 한국은···
업계 대표 3인방이 가장 먼저 설명한 것은 바로 글로벌 웹보드게임의 운영 형태였다. 중국의 텐센트, 일본의 DeNA, 미국의 페이스북 등 대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전부 웹보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비즈니스 모델 역시 ▲게임머니가 있어야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 ▲게임머니는 무료로도 제공되고 있는 점 ▲게임머니가 부족하면 구매할 수 있다는 점 ▲승패의 결과에 따라 게임머니가 이전한다는 점 ▲게임머니를 회사가 환전해주는 것은 금지된다는 다섯 가지의 기본적인 룰에 따라 서비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의 웹보드 게임의 경우 웹보드 시행령에 따라 크게 3가지 면이 다르다고 했다. 우선 ▲제3의 기관으로부터 본인 인증된 이용자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베팅기능이 제한되고 아바타 및 아이템 1회 판매가격이 제한되는 점 ▲이용자의 월 이용한도가 30만원이라는 점을 설명하며 잦은 규제로 인해 이용자들이 이탈하고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전세계 대다수의 게임사들이 웹보드게임의 매출을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기 위한 재투자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하며 게임의 자체 투자액이 외부 투자액보다 2~3배 많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산업동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웹보드게임의 매출은 대부분 MMOPRPG나 FPS 등 다른온라인게임의 개발비로 재투자 된다. 웹보드게임의 매출의 71.5%가 다른 게임의 개발비로 재투자 되며, 28.5%는 게임의 유지 및 서비스에 다시 사용되는데 이 역시 한국에서 밖에 볼 수 없는 현상이라는 것이 업체들의 설명이다.

글로벌 웹보드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

웹보드 게임은 사행성 도박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업계들의 속내도 들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웹보드 게임을 사행성 도박과 동일선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는 "상당히 안타깝고 또 한편으로는 억울하기도 하다"며 웹보드게임과 사행성 도박과의 차이는 어느 특정 부분이 아닌 모든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바다이야기 모델과 웹보드게임의 비교분석과정에서도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현금을 투입하는 사행성 도박과는 다르게 실제 화폐로 사용할 수 없는 게임머니를 투입한다는 점. ▲기계에 설정된 확률에 따른 우연을 결정하는 사행성 도박과는 다르게 카드의 서열 및 이용자 간의 심리전을 통해 승패가 결정되는 점 ▲결과(보상)로 현금 및 상품권(유가증권)을 배출하는 사행성 도박과는 다르게 승패에 따라 게임 머니만을 전달하는 부분을 예로 설명하며 결과물을 가지고 실제 화폐처럼 사용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사행성 도박과의 차이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했따

웹보드게임 규제, "무조건 시행하겠다" vs "현실을 제대로 봐달라"
일부에서 제기되는 불법환전상 방치 문제에 대해서는 3사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모든 불법환전상을 전부 사전에 조사해 막을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고 또 그러한 시선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쉽다"고 설명하고 "일부에서 웹보드게임을 통해 실제 돈을 잃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100% 스스로 불법환전을 하려고 시도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기술적인 문제도 밝혔다. "웹보드게임 규제 내용에 있는 '10만 원을 잃으면 24시간 게임 서비스를 차단'해야 되는 부분은 단순히 돈이 없어지면 사용자를 접속 못하게 하는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모든 개발자들이 매달려서도 쉽지 않고 오류가 나는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에 관계부처에 이러한 어려움을 이야기 했지만 무조건 지켜야 된다는 정부의 대답에 오류가 나는 것을 감안하고 억지로 해당 기능을 넣었다. 언제 터질지 몰라 불안하다"며 규제안을 준수하고 싶어도 준수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업체 관계자들은 이번 규제책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게임성’의 문제를 꼽았다.

NHN엔터측은 “카드게임의 묘미는 바로 내가 잃더라도 언젠가는 만회할 수 있다는 역전의 재미요소가 잠재되어 있다는 것이고 이는 아이템을 끝없이 갈구하는 RPG보다 오히려 더 순수한 승부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임에도 이번 규제책으로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중요 요소들을 잃게 됐다. RPG를 예를 든다면 타격감, 소리, 커뮤니티 요소가 사라진 것이다. 규제책이 있어야 된다는 것에는 동의하고 현재 정책이 환전상을 잡는 효과도 있겠지만 게임이 재미없어지면서 일반적으로 게임을 즐기게 하는 유저들도 떠나고 있고 게임사들의 매출도 급감하고 있다. 무료 이용자가 95%에 달하는 웹보드 게임에서 무료 이용자들 뿐 아니라 코어 유저들도 떠나고 있다. 게임이 재미없고 불편하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서 더 변화(규제)가 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다. 모든 유저들이 떠날까 두렵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와 게임업계는 오는 4월 이른바 ‘모바일협의체(가칭)’을 구성하고 모바일 웹보드 게임 규제에 대한 타협점을 찾을 예정이다. 이 협의체를 통해 업계와 정부는 PC온라인게임과의 연동 플레이 문제와 결제 시스템 적용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의논한 예정이다.

웹보드 게임의 불법환전 사례는 줄어드는 반면 불법도박 사이트는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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